상혁이가 방과후 수업 '생명과학'시간에 데려온 달팽이.
살아있는 생물을 데려오면 엄마로서 여간 고민이 아니다.
아이가 제대로 돌봐주지 않아 죽으면 그것도 속상하고 대신 키워주자니 그것또한 자신이 없고.......
선생님이 이런 프라스틱 용기에 넣어 보내주셨으니 여기에 정수된 물을 조금만 담아주고
야채는 갈아서 주면 된다고 말은 간단하게 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야채를 갈아서 주면 물이 금방 탁해지고 빨리 부패되는 것 같아 물을 자주 갈아주어야 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가 화단에서 자주 보았던 달팽이들은 모두 잎위를 기어 다니면서 먹지 않던가하는 것에 생각이 미쳐 배춧잎을 조금 뜯어서 넣어주었다.
먹는지 안먹는지 하룻밤을 자고 나서도 알아차릴 수가 없는 배춧잎의 모양.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사진이라도 찍어 비교할 것을...
아무래도 안심이 안되니 오늘 아침엔 배춧잎을 갈아서 넣어주었다.
오늘로 3주 이상을 살아내고 있으니 이런식으로 키우면 되는 것일까?
달팽이는 따뜻한 곳에 있어야한다해서 상혁이 방안에 두고 키우다가 아무리 달팽이이언정 시야가 탁트이고 전망 좋은 곳이 좋겠지싶어 동백나무 밑으로 자리를 옮겨주었다.
오늘 아침엔 하나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달팽이가 움직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흡착판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이 투명 플라스틱용기를 통해 잘 보였다.
가운데 동그랗게 오무린 것이 달팽이 입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입을 뻐끔뻐끔 벌리는 모습이 또 신기해 우리 어른들도 매달려 구경을 했다.
달팽이의 주인은 뒤늦게 나타나 지그시 바라본다.
내가 돌보지 못했는데도 아직 살았네...하는 기분일까?
하긴 수학여행도 다녀오고 학교다니느라 좀 바빠야지. ㅎㅎ
인터넷을 찾아보니 애완용 달팽이는 우리 집에 있는 것과는 다른 종인 것 같다.
식용으로 수입한 커다랗고 하얀 달팽이가 애완용으로 많이 퍼져 있고 달팽이용 흙도 있던데
우리 달팽이는 토종인지 몸체도 자그마하고 비개인 날 흔히 보아오던 녀석이라 정이 간다.
먹이는 앞으로 어떻게 주어야하는지 저 뻐끔거리는 입을 보니 신경을 더 써주어야할 것 같다. ㅠㅠ
EBS '지식채널e'에 나온 달팽이 이야기.
달팽이의 집과 우리인간의 집이야기.
<상혁이의 달팽이 흉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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