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루만지기(feeling)

변영주감독의 '화차'를 보고...

hohoyaa 2012. 3. 16. 21:04

'화차'를 읽은지가 오래되어서 자세한 것은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오늘 영화를 보다보니 자연스레 기억상실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원작이 좋았기에 한국판 '화차'를 본사람들의 호평과 실망을 직접 저울질하고 싶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몰입도가 낮은 편이었다.

원작과는 달리 약혼자의 비중이 커졌고 형사는 비리를 저질러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아쉬운 것은 두명 모두 캐릭터 설정이 아리송하다는 것이다.

원작에서 미미한 존재였던 약혼자를 전면에 내세울 요량이었으면, 부패한 형사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싶었다면 두사람의 성격을 놓고 좀더 고민을 했어야 했다.

두인물의 몰개성한 캐릭터는 별 매력이 없어보였다.

 

이선균의 연기는 처음 보았는데 절망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거슬렸다.

내귀가 이상한 건지 요즘에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목소리들이 너무 크고 감정표현을 목소리의 크기로 하는 것 같아 거슬리던 차였다.

화차같은 미스터리물이라면 낮은 목소리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편이 영화를 위해 득이 되었을 것 같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해본다.

 

영화를 보면 변영주감독이 나름 원작과 차별화를 시도하고저 애쓴 흔적이 많이 나타난다.

소설과 영화중 어느 것이 더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활자를 보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소설이겠지만 영화는 대신 감독 특유의 개성적인 색채를 입힌 영상을 통해 상상 그 이상의 것을 관객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영화 '화차'는 조명이 켜지고 에필로그가 올라 갈 때까지도 무언가 빠진 듯하고 부족하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더 짙게 남았다.

 

더구나 약혼자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의 간호사아가씨의 뜬금없는 추리능력은 헛헛한 미소를 짓게만들었고

차경선이 강선영의 사체를 처리하는 피칠갑장면이 나오는 것에 관해서는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토를 하는 한편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하자는 극단적인 이기심을 표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심리적 동요를 그리는 시간도 없이 끼워넣기식의 장면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또한 토막살인이라는 어렴풋한 추측과 저수지에서 사체가 담긴 트렁크가 떠오르는 설정과 더불어 이제 너무도 식상하게 느껴지니 시대가 그만큼 암울하달까?

 

김민희는 연기력은 차치하고라도 캐스팅이 잘된 예라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이선균은.......

그 따뜻하고 울림좋은 목소리로 차분한 내면연기를 했더라면.......

조성하의 김종근역도 지난 번 '황해'에 이어 역시 아쉬웠다.

그리고 사족,

마지막 추락하는 장면에서 기왕에 CG로 갈 것임면 눈물까지도 공중으로 흩뿌려지게 할 것이지.......

이도저도 아쉬운 영화였다.

 

 

미미여사의 작품은 많은 것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해서 혹시나하고 찾아봤더니

'화차'역시 드라마로 있었다.

초반을 잠깐 보니 원작에 가까운 것 같아 끝까지 보고 비교해 봐야겠다.

 

 

 

이거 저작권에 걸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