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지난 밤에는 12시 전에 잠이 들었다. 그런 날은 대부분 새벽 2~3시경 잠에서 깨어 아침까지 뒤척이곤 하는데 오늘은 4시까지 푹 잤다. 몸도 무겁지 않고 기분도 괜찮다. 누워서 듣는 머리맡의 풀벌레(도시니까 귀뚜라미일 수도?)소리도 운율을 타듯 절로 넘어왔다. 콘크리트 아파트단지의 새소리는 기상수의 나팔소리처럼 나를 깨운다. 커피를 내려 책상에 앉아 제주에서 온 편지를 집는다. 이번 7월의 봉투, 다정한 글씨체가 눈에 쏙 들어왔다. 가위로 바르게 잘라낸 봉투를 벌리고 두툼한 편지다발을 차례대로 읽는다. 한 달에 한 번 받는 편지이다. 어느 모퉁이의 작은 책방에서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여자들이 건네는 이야기는 오늘도 바다내음 짭잘하게 담고 왔다. 글을 읽은지도 긴글을 쓴지도 오래 되었다는 생각에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