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도 책을 먼저 알았지만 그저 그런류의 이야기려니 하고 가볍게 넘겨버렸었다.
지난 토요일에 이승준감독의 '달팽이 별'을 보려고 했는데 이런 다큐영화는 흥행영화에 밀려 확실히
시간맞는 극장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가 남편이 의외로 선전하고있는 프랑스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을 추천했다.
상혁이는 그렇다쳐도 고3인 자신의 처지는 생각안하고 맨날 영화관으로 불러내서 불만이라는 딸아이가 극장문을 나서면서부터 "이런 영화보려고 내 귀한 시간을 뺐었느냐고" 입이 나올까 봐 걱정을 하면서도 예매를 했다.
토요일에도 학교에 가야하는 딸아이가 중간에 마음을 바꿔 오지않으면 어쩌나 노심초사.
그래서 막상 아이를 만나 극장에 들어서면서 한마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프랑스영화는 예술성이 있어서 좀 지루할런지도 몰라. ^^;"
"에?? 그럼 그렇다고 진즉에 얘기했으면 안올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유럽영화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으니까...마음으로 본다면 실망하지는 않을거야."
영화를 보여주면서 원하는 팝콘을 대령하고 아이들의 반응이 어떨지 가슴을 졸였다.
'아멜리에'이후로 극장에서 프랑스 영화를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겨울방학에 심심해하는 아이들에게 DVD로 '제8요일'을 보여주었더니 졸립다는 말이 대신 돌아왔다.
그저 토이스토리나 해리포터를 몇번씩 돌려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우리가 젊은시절 보았던 다양한 영화의 세계를 아이들에게까지 넓히는 것은 무리였을까?
예술영화상영을 표방하던 하명중감독의 '뤼미에르극장'도 몇년전에 문을 닫았고
마지막 보루였던 '하이퍼텍나다'역시 역사속으로 사라져갔다.
두 영화관모두 내가 자주가지는 못했지만 그런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풍요로운 사회에 살고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이야기지만 199?년대에 브로드웨이극장이 있던 신사동에는 여성국극전용극장도 있었다.
그역시 맞벌이주부라는 올가미에 걸려 적극적으로 가볼 생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을 거슬러온 듯한 포스터와 팜플렛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당시에는 그렇게 다양한 문화가 앞으로도 죽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복합관이 들어서고 골치아픈 것을 싫어하는 젊은세대들의 흥행논리에 밀려 다들 그렇게 쓸쓸히 전사를 했다.
하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영화역시 시간이 많이 흘렀는가 보다.
'언터쳐블 1%의 우정'은 헐리우드영화보다 재미있었다.
더구나 영화전체에 흐르는 음악이 특히 좋았다.
처음엔 고개를 외로 꼬았던 아이들의 얼굴이 영화가 끝나고나니 충만함으로 빛이나고 하나는 대학에 가면 불어를 배우겠단다. 원빈을 닮은 순수한 미소가 있던 드니스에 반한 때문이렸다.ㅎㅎ
상혁이는 가끔씩 두손으로 눈을 가려야했지만 재미있었단다. 그리고 지금 자기가 달팽이를 기르고있으니까 다음번엔 '달팽이별'을 보여달란다.
남편은 남편대로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기 바쁘고
나는 다시 인터넷서점에 들어가 '1%의 우정'이란 책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책소개를 보니
이 책 『1%의 우정』은 1998년과 2004년에 각각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는 『두 번째의 숨결』과 『악마지기』를 한 권에 묶어 재출간한 신간으로, 2011년 10월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20만 부 이상 판매된 바 있다. 이 책은 프랑스와 전 유럽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의 시나리오에 영감을 준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필립 포조 디 보르고, 그의 가문의 내력은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선조 칼 앙드레아 포조 디 보르고는 한때 나폴레옹과 절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프랑스 혁명기의 공포정치 기간 동안 그와 결별을 선언한다. 이후 그는 코르시카의 수상을 거쳐, 러시아로 망명한 뒤 러시아 황제의 최측근이자 막후 실력자로 전 유럽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필립은 그런 보르고 가문의 부와 명예,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명문가의 혈통이다.
사회의 최고 엘리트이자 보르고 가문의 계승자로서 명예와 전통을 중시하며 살아가던 그는 1993년 6월 23일, 뜻밖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사고 이후 반복되는 정신착란 증세와 감각이 살아 있는 머리 주위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극한의 고통, 그리고 지옥과도 같은 좌절과 절망의 나락에서도 끝내 그는 용기를 잃지 않고 인생의 도전을 계속한다.
필립이 그토록 극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었던 데에는 ‘악마지기’ 압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압델은 그에겐 “약해질 때마다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의기소침해 있거나 우울해질 때면 기필코 웃게 만들며”, 그를 마치 “지상 최대의 과제라도 되는 듯 잠시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보살펴” 주는 지팡이 같은 존재였다. 더 나아가 압델은 필립 자신이 고백하는 것처럼, “생명을 가능하게 해 주는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목차
프롤로그_ 전신 마비 백만장자와 빈털터리 흑인이 빚어내는 아주 특별한 휴먼 감동 에세이!
악마지기
1장. 내 삶의 소중한 지팡이 압델나의 소중한 악마지기 | 100미터 달리기는 경찰을 따돌리고 도망칠 때나 필요한 것 | 수도원을 변화시키다
2장. 신은 여자일 리가 없어요!
내 인생에 위로가 되어 준 여성들 | “신은 여자일 리가 없어요!” | “포조 씨, 왜 투자를 안 합니까?” | 전신 마비 환자를 위한 6계명 | 존 아멜로크의 충격적인 성년식 | “그 여자가 뜨거워졌어요!” | 두 번째 아내 랄라 카디자와의 운명적인 만남 | “삶은 미치는 거야, 정말 좋은 거라고!”
두 번째의 숨결
1장. 부유했던 어린 시절
종이와 연필 없이 삶을 이야기한다는 것 |“콘돔을 하나 사려고요”| 발기된 나의 ‘토토’|“공작님께서 많이 피곤하신가요?”| 성찬식에 사용할 빵을 몽땅 훔치다 | 파란만장했던 코르시카 횡단 여행
2장. 베아트리스와의 운명적인 만남
베아트리스와의 운명적인 만남 |‘키스 머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 | 끝없는 임신 실패 | 우리 삶에 경이로움을 선물한 딸 레티티아 | 괴물 같은 병마와 싸우는 베아트리스 | 아름다운 상파뉴에서의 행복한 나날들
3장. 내 인생에 희망을 불어넣어 준 두 번째의 숨결
잔인하게 부러진 날개 | 나의 감각을 송두리째 앗아간 글라이더 사고 | 담배를 즐겨 피우는 기관 절개 환자 | 서로 끔찍이 사랑하지만 포옹할 수 없는 관계 |“다 좋은데, 여자는 때리지 말게!”| 내 인생에 희망을 불어넣어 준 두 번째의 숨결 | 필립과 베아트리스’가 아니라 ‘베아트리스와 필립’이어야만 하는 이유 | “알아, 아빠! 난 예수님을 보았어요!”| 휠체어를 타고 다시 하늘을 날다 |“이럴 땐 다리 부분이 위로 오게 하면 안 된다고!”|“압델, 슈베르트 음악 좀 틀어 주게”| 나를 두고 세상을 떠난 고양이 파 디에즈
역자후기_ 사람들과의 만남의 숭고한 가치를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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