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은 아직 변변한 책상이 없이 살았다.
공부보다는 온몸을 던져 놀기를 좋아하니,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실컷 놀아볼 수나 있나해서 굳이
공부를 시키지도 않았기에 그저 너른 공간 하나면 족했다.
그러아 늘 누나의 책상을 부러워했기에 이번에 책상과 책장을 만들어 주었고 이번에 집수리를 하면서
상혁이의 방도 아늑하게 꾸며주기로 했다.
누나로부터 물려받은 침대를 벙커침대처럼 만들어주마고 약속을 하고 만들어 준 공간, 2년 전의 모습이다. 왼쪽의 책상은 자리를 못잡아 이리저리 치이는 애물단지 탁자에 천을 덮어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준 앉은뱅이책상의 모습.
방문옆의 붙박이 장.
쓸모없이 만들어진 구조때문에 서랍장과 행거장을 만들어 안에 들여넣고 사용했는데 날마다 느끼는 불편함은 역시 저 여닫이 문이었다.
확장을 하지 않아 침대를 놓고 남는 공간은 저 여닫이 문이 거의 잡아먹고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몸을 살짝 비틀어줘야 하는 불편함이 싫었다.
이번에 중문을 설치하면서 이 여닫이 문도 미서기문으로 다시 해달기로 했다.
어린 시절 한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미서기문이 세월이 흘러 이런 모습으로 변했다.
온도나 습도의 영향을 받지 않아아 문이 빡빡해 잘 안열리는 단점이 보완된 것 같다.
문을 제거하고 수평와 수직을 맞추는 것으로 공사시작.
이렇게 기둥을 세우고 레일을 놓고.......
바닥에는 원래 있던 장판을 깔아 마무리~!
이젠 한결 공간이 여유로워졌다.
왼쪽 미서기를 열면 행거장이.
오른쪽 미서기를 열면 서랍장이.
***처음 생각은 저렇게 문을 반만 열고 서랍을 마음놓고 열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러나 역시 내가 만든 문이 아니라 서랍장의 서랍이 문밖으로 나오려면 2mm정도 부족했다. 미서기 문의 구조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 반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양옆의 기둥칫수를 고려하지 않아 너무 딱 맞게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이 서랍장은 하나의 방으로 옮기고 상혁이의 서랍장은 다시 만들어주라는 남편의 엄명을 받았다.
상혁이의 방 페인팅하기.
북향이라 서늘한 느김이라 밝고 따뜻한 색으로 골랐다.
몰딩도 방문과 같은 색이었으나 흰색으로 칠하고 거기에 더해 샷시문틀도 하얀색으로 칠해보았다.
상혁이의 첫번째 책상.
오른쪽으로 살짝 보이는 샷시틀도 흰색이라 깨끗해 보인다.
아무리 봐도 공부 책상이 아닌 것이야~~!^^;
특별히 좋아하는 책들은 손이 잘가는 곳에.
엄마, 나는너덜너덜한 책이 좋아요. *^^*
버리기는 아깝고해서 전실에서 안방앞 베란다로 옮겨졌던 수납장이 이젠 상혁이의 책장으로 변신.
게다가 훤히 들여다보이던 창을 롤스크린으로 단장해주었다.
나에게는 여전히 어린 아들이나 유치하지만 수퍼맨캐릭터가 들어간 것으로 해주렸더니 남편과 아들은 극구 이것이 좋단다. 이젠 다 컸다나?
언제나 내 고집만 부렸는데 이번엔 남편의 의견도 수렴해주었다는.
롤스크린을 다 내리면 저렇듯 어두어진다.
숙면을 취하기에 안성맞춤.
베란다에서 본 방의 내부.
이번에 누나의 방을 페인팅하면서 방문의 색깔도 칠했는데 상혁이도 은근히 자기 방문을 비교하는 것이
조만간 상혁이의 방문도 다시 칠해줘야 할 것 같다.
너른 벽면에는 어느 분이 선물하신 퍼즐액자가 걸렸다.
야생마를 잡으려는 호쾌한 사나이의 기상이 보여 온순한 상혁이에게 잘 어울리는 액자가 되었다.
오른쪽의 미서기문앞 공간에는 테이불야자로 건조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본다.
희한하게도 저런 화초가 없으면 날마다 코피를 쏟아 이젠 화초가 그린인테리어가 아닌 필수요소가 되었다.
이번에 상혁이 방을 칠하느라 물건을 들어내면서 발견한 편지 한 통.
집고친다고 복잡하다고 늘 피곤한 엄마에게 자기 방은 고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 녀석이었다.
왜그러냐고 했더니 자기방 고친다고 엄마가 힘이 들어서 짜증내면 미안하니까 자기는 괜찮다며 있는대로 살겠다던 녀석이다. 한편으로 내가 그렇게 짜증을 부렸나 싶어 미안했는데 한 이틀 널부러진 방안이 복잡해서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빨리 정리해주셌다고했더니 "괜찮아요. 물건이 많이 나와 있다는 것은 놀거리가 많다는 거니까 더 재미있고 좋아요."하는 녀석이었다.
편지를 꺼내보니 어버이날 편지. 무슨 일 때문인지 끝을 맺지 못하고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편지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어째 조용하다했더니 아마 고민은 무척했었나 보다.
나중에 음악이 나오는 카네이션과 함께 뽀뽀를 선물하던 녀석.
어버이 날 즈음해서 엄마와 나란히 앉아 TV를 보는 것이 못내 괴로웠단다.
모두들 어버이 날이라고 선물을 하는 화면을 볼 때마다 양심이 마구 찔려서 자꾸만 엄마 눈치를 봤단다.
그래서 세뱃돈을 털어 카네이션을 사왔다는 것이다.
아마 어버이날쯤 우리가 집을 고치고 있어서 기회를 못만들었는가 보다하고 이 편지를 보니 알겠다.
다음은 입안까지 화해지는 민트색상이 있는 딸의 방.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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