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를하려고 하니 산너머 산, 한가지를 해결하고 나면 다른 한가지가 나를 좀 어떻게 해달라는 손짓을
보내옵니다.
방화문에 이어 중문을 달려고하니까 온집안의 벽들이 중문에 꿇리지않는 새옷을 입혀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도배를 할까 했더니 벽지도 천차만별, 가뜩이나 미적감각이 없어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데 어떤 벽지로 도배를 해야 끝내고 봤을 때 만족스러울지 모르겠더군요.
게다가 하루에 도배를 끝낼 수도 없고 상황을 봐가며 도배를 하자니 할 때마다 인건비가 또 부담스럽고요.
그러다가 늘 화초사진 찍을 때 배경이 되어준 5년전 처음 해보았던 셀프페인팅벽을 보면서 결정했습니다. 페인팅으 하기로요. 처음 곰팡이방지용으로 페인트를 칠했던 저 벽면도 살다보니 사실 기대이상으로 꽤 만족스럽게 느꼈던 부분이거든요.
베란다의 저 벽면에 관해선 따로 글을 써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역시나 페인팅을 하기전 여기저기 다니면서 정보를 모아 비교를 했습니다.
일단은 실내에 칠할 것이므로 유해한 물질이 있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리고 컬러가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좋겠더군요.
그리고 역시나 직접 눈으로 보고 결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한 업체에 전화를 걸었는데 응대해주시는 분의 말투가 참 공손하고도 친절하시길래 당장 찾은 곳이 논현동에 위치한 벤자민 무어라는 업체였습니다.
샾에 들어선 순간 부담스럽지 않은 환한 미소로 맞아 주신 분은 실장님이셨을까요?
여자분이셨는데 이것저것 궁금해 하는 저를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모르는 것 또한 많은 저를 무시하거나
답답해하지 않으시고 시종일관 성의껏 답해 주셨습니다.
벽지에 페인팅을 하는 것이 과연 잘한 선택인지 궁금해하니까 그 업체의 화장실로 안내를 해주시더군요.
위의사진이 바로 벽지위에 페인팅한 화장실의 모습입니다.
난하거나 파격적이지 않으면서 참 포근하고 아늑하지요?
화장실구경을 하고 상담테이블로 이동중 찍은 사진들입니다.
순식간에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요술을 부리는 오묘한 색깔들의 페인트들입니다.
사무실의 한쪽 벽면또한 당사의 페인트를 사용한 것이라는데 세련된 느낌의 색감이 참 좋아요.
담당자분께서 제일먼저 선택을 하도록 하신 것은 光이었습니다.
무광과 유광이 있고 그 사이에 에그쉘과 펄이 있어요.
무광보다는 유광이 먼지가 덜앉아 좋지만 유광의 반짝거림이 벽면에 있다면 상업공간의 느낌이 날 것 같아서, 집안에 칠할 것이므로 유광보다는 에그쉘로 선택을 했습니다.
이름그대로 계란껍질정도의 광으로 벤자민 무어의 페인트는 오염물질이 묻어도 물걸레로 닦아내면 깨끗해진다고 하시더군요.
그 후에는 페인트의 종류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것은 100%는 아니지만 유해물질 함유량이 기준치 이하로 미국 민간오염물질 관리인증제도를 통과한 친환경제품이며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어린 아기가 있는 가정에 적합한 100% 친환경 페인트랍니다.
저희는 아이들도 다 컸고 제가 새집증후군이 있긴 하지만 어린아기처럼 100%순수한 상태는 아니라 좀 저렴한 쪽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각각의 페인트통에서 색깔이 다른 것은 무광과 유광의 차이입니다.
이제 저 많은 색상환중에서 마음에 드는 컬러를 골라야하는 어려운 일이 남았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이면서도 여름에는 답답하지 않고 무겁지 않은 시원한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
집안이 환하고 좀 넓어 보였으면 좋겠고 튀지않는 색상으로 편안함을 주면 좋겠다.
딸은 성격이 이러저러하고 본인이 가라앉은색을 원하지만 아무래도 여고생이다보니 그에 어울리는 밝고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색이 좋겠고
아들은 명랑하지만 감수성이 여리고 아직은 초등학생이니까 또 방이 북향이니까 따뜻한 색이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천정은 어쩌고 저쩌고하는 제 요구에 그때 그때 다른 색상표를 갖고오셔서 보여주시더군요.
저희가 2층이고 정남향이라 여름엔 자칫 어두워 보일 수 있기에 천정의 색을 화이트계열로 정했는데
벽색깔을 일일이 천정색에 대비시켜 비교할 수 있게 해주시더군요.
이 회사의 본사가 있는 곳도 우리나라같이 사계절이 뚜렷하기에 그만큼 컬러가 다양하고 우리나라 기후에 잘맞는다고 합니다.
페인트도 골랐고 작업용 공구도 구입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함께 하자고 주장하는 남편과 공동작업할 것이기에 각각 2개씩.
구입한 페인트가 포장되는 동안 여기저기 구경을 해봅니다.
목재에 바르는 스테인도 있습니다. 수성이라 유성처럼 산뜻한 맛은 없어도 다채로운 색을 갖고 있습니다.
돌아보다가 저 곳을 보면서 무엇을 하는 곳인지 굉장히 바쁘시구나정도로 생각했었지요.
구경을 하다가 혹시 목욕탕 타일에도 페인팅이 가능할까요?하고 물었더니 보여주신 벽체입니다.
가게문을 들어서면서도 전혀 짐작하지 못한 것인데 이것이 타일위에 페인팅한 것이랍니다.
가까이서 보고 손으로 만져보니 정말 타일이에요.
보시다시피 두번 칠한 것이라는데 손톱으로 긁어도 흠집하나 안나고 저 벗겨진 부분을 긁어내려고 해도 안긁어지더군요.
저희 목욕탕은 타일도 떨어지려고 하고 천정도 상태가 심각해서 대공사를 해야하기에 어떤식으로 개보수를 해야할런지 아직 고려중이었는데 이런식으로 페인팅을 하면 돈도 덜들고 분위기도 색다르겠더군요.
욕조나 세면대에는 무리가 있지만 벽체는 방수가 되어서 문제없답니다.
페인팅한 표면이 정말 돌처럼 단단한 느낌이었어요.
한바퀴 구경을 하고서도 나오지 않은 물건때문에 포장이 오래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고른색의 페인트를 박스에 담아주기만 하면 될터인데 그게 뭐 그리 오래걸릴까? 물건이 없나?
그런데 그게 아니라 조색과정이 있더군요.
전에 산 페인트는 이미 조색이 마쳐진 상태여서 색깔만 골라 집어 왔길래 저 컴퓨터조색기계가 신기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 기계가 일본에도 한국에도 한대씩밖에 없다는 아주 비싼 기계더군요.
인터넷으로 페인트를 알아보니까 조색할 때마다 컬러가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고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들 하잖아요.그런데 여기엔 저 컴퓨터 조색기가 있으니 그런 염려는 붙들어매도 되겠습니다.
그 정확한 컴퓨터에 컬러번호를 입력하고
베이스가 되는 페인트를 놓으면 자동으로 컬러원액이 나옵니다.
우리가 고른 색상은 연한 색상인데도 조색과정에서 세가지 색상이 들어가는군요.
가까이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요것이 도대체 무슨 색으로 탄생하려는지 그저 궁금하기만 합니다.
앗!! 그런데 그 원액과 페인트를 잘 섞어주지도 않고 고무망치로 뚜껑을 쾅쾅내리쳐서 막아버리시네요.
어머나~.그러면 우리가 집에 가서 섞어줘야 하나요?
네~ 기우였습니다. ^^;
이렇게 마구 흔들어섞어서 색을 만들어주는 자동화기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루종일 페인트를 만지는 직원분 손에서 한방울의 페인트도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신기하다는 말밖에는....... *^^*
그런데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흔들이기계에서 나온 페인트는 하나하나 다시 뚜껑을 열어 색상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따로따로 보기엔 그게 그색같아서 이건 아까 열어봤던 그색 아닌가요? 했더니 다시 뚜껑을 열어 두개를 같이 놓고 확인을 시켜주시길래 봤더니 차이가 확실합니다.ㅎㅎ
뚜껑을 닫으면 집에 가서도 일일이 다 열어서 확인을 해야할까 봐서 위에다가 페인트를 콕찍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뚜껑을 잘 닫아 밀폐시켜주시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으시는 성실함이 돋보입니다.
뚜껑을 몇번씩이나 여닫는 그 반복되는 과정에 감탄하는 저희에게 업체측에서도 조색된 색상상태를 확인하고 고객또한 원하는 색상이 제대로 나왔는지는지 직접 확인을 해야하니 늘 이렇게 하신다는군요.
아! 그리고 한옆에서 계속 조색작업을 하느라 연신 페인트뚜겅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데도 저희는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기름냄새가 안났어요.
저는 무엇이 되었든 새로운 물건을 들여오면 눈이 따갑고 기름냄새에 두통이 생기는데 정말 페인트파는 곳이 맞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사능물질 함유가 우려되는 촉촉한 봄비가 내리는 오후였습니다.
바깥세상의 환경이 염려스러우니 집안의 환경이라도 좀 쾌적하게 만들고 싶어 나갔던 길이었는데
많은 돈을 쓰지 않았어도 친절하게 상담해주신 그 시간이 무려 두시간이 넘었더군요.
12시 전에 도착해서 30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상담이 2시가 넘어 끝났는데 그 시간동안 식사도 거른채
고객의 취향에 맞춰 애써주신 담당자 분께 어느새 제 마음도 감사의염으로 촉촉히 젖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개봉될 날을 기다리고 있는 페인트들입니다.
박스에 상품과 함게 넣어주신 안내서를 보니 친환경마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더군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봄, 품질도 좋고 재미도 있는 셀프 페인팅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 올린 글입니다.
페인팅은 안하시더라도 참 재미있는 구경이었죠?
저희는 이제 셀프페인팅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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