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그들과 함께 자선 행사에 다녀 왔습니다.
카메라 없이 갔기에 사진은 한장도 없네요.
훔훔훔...
전 많은 분들이 오실것이라 기대하고 갔었는데,의외로 조촐하게 치뤄진 바자였습니다.
한 때는 저도 안 가려고 했던 자리였어요.
그냥 수세미만 택배로 보내고 빠질까 생각했었죠.
생면부지의 타인들과 함께 2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 제 성격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거든요.
그러나 아이들에게 이야기한것이 있어서 엄마의 용기를 냈으니 다른 분들도 아마 같은 마음이셨겠지요.
다행히 제게는 응원차 참석해 준 직장 선배언니와 후배가 있어서 서먹함을 덜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아이들은 수세미를 팔아 아픈 친구들을 도와 준다는 것에 흥분을 하고, 기대를 하고, 자신들이 열심히 팔아 보겠다는 결심도 했고요.
울 상혁이는 엄마의 수세미는 환경을 살리는 좋은 수세미니까 아프리카의 아픈 친구 얼굴을 수세미로 닦아주면 병이 낫느냐고 물었어요.
'정말 엄마의 수세미가 그런 요술 수세미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우리는 수세미를 팔아서 받은 돈을 그 친구들을 위해 사용하는 기관에 보낼 거란다.'
어릴 적,엄마따라 시장엘 가면 거리에서 행상을 하고,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엄마가 사 주시는 순대나,튀김같은 군것질거리가 있어서 날마다 따라가는 시장 나들이가 즐겁기도 했지만 불쑥 불쑥 마주치게 되는 그런 사람들이 참 부담스러웠던것 같아요.
난 이담에 사람 많은 곳엔 가지않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왜? 하고 물으셨어요.
불쌍한 사람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그렇다고 했더니 엄마가 그러시더군요.
그렇다고해서 그런 사람들을 안 보면 오히려 비겁한것이라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도 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 현재의 생활에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고요.
하지만 처음 받은 두려움이랄까? 그런 불편한 느낌이 어른이 되어서도 오래 가더군요.
마음으로는 도와주고 싶은데 선뜻 손을 내밀 수가 없었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두려움 없는 사랑을 심어 주고 싶었어요.
남의 눈치 보면서 계산하는 사랑보다 자신이 즐겁고 떳떳한 사랑을요.
오늘 돌아오는 길에 하나가 참 좋은 하루였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하더군요.
상혁이도 첫 경매에 나온 물품을 낙찰 받겠다고 손을 번쩍 들어서 저를 놀라게 하더니 계속되는 경매품마다 손을 번쩍 번쩍~^^;
잘 키우면 자선 사업가가 되겠어요.
오늘 또 한가지를 배웠어요.
전 수세미를 팔아서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데에만 급급해서 제가 물건을 사겠다는 생각은 미처 못했거든요.
그런데 상혁이의 손빠른(?) 행동으로 첫번째 경매품인 아프리카 음막 CD 2장을 제가 낙찰 받고보니 다른 물품을 받고 싶어도 현금이 부족해서 아차 싶었답니다.
모임이라면 내것도 팔고 내가 남의 것도 사는것인데,전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도 갖고 싶었던 것들은 대부분 손에 넣었어요.
같이 참석해준 선배와 후배덕에 선물도 받고 팔기도 하고요.
ㅎㅎㅎ
제 수세미셋트도 50000원에 낙찰 되었답니다.
울 상혁이의 몸을 사리지 않는 세일즈 정신으로 말미암은 마빡이 춤덕이었을까요?
나머지 수세미들도 개당 2000원씩해서 대부분 팔렸는데 얼추 10만원이 훨씬 넘었으니 목표액인 20만원에 가까이 간거죠.
그 장소에 KBS 스페셜 팀이 취재 나와 계셨고,동아일보 윤기자님도 와 계셨는데 그 분들도 한 몫 단단히 거드셨답니다.
오늘,귀한 체험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 샛별님께 감사드려요.
정말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제가 한 시름 놓았답니다.
신문 기사를 보니까 미국인의 반정도는 온라인 인연을 오프라인 못지않게 소중하게 생각하며 그중 1/3 정도는 후에 꼭 만난다고 하더군요.
저두 앞으로 그럴 것 같아요.
멀리서나마 우리의 작은 정성으로 희망의 텃밭을 가꾸게 될 남아공 어린이의 가족이 곧 내 이웃인것 처럼요.
추신;혹 제 수세미 쓰시다가 올이 풀린다던가하는 이상이 생기면 A/S 해 드릴테니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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