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이틀간 집에 있다가 오늘은 회사에서 회식을 한다 해서 나갔다 왔다.
이제까지는 내가 출근을 하게 되면 늘 친정 부모님께서 오셔서 애들 저녁이랑을 챙겨 주셨는데,
이제 하나도 많이 컸고 친정과도 거리가 멀어 오시라 하기가 송구스럽다.
하나도 외할아버지,외할머니 고생스럽다며 자기가 알아서 상혁이랑 다 챙기겠단다.
다행히 상혁이는 종일반 재미에 푹 빠져서 집에 일찍 올 생각을 안 하니 그리 힘들 것 같진 않다.
유난히 고기를 좋아하는 하나는 회식하러 간다니까 부러운 눈치다.
회식 메뉴가 고기인것을 걸 알기때문이다.
게다가 내일 금요일은상혁이네 어린이집에서 삼겹살 파티가 있다해서 일년 된 김장 김치를 보내 주겠다는 내 말을 듣더니 한 숨까지 쉰다.
요즘 들어 밥하는 재미에 빠져서 저녁도 잘 챙겨 주고,
먹기도 잘 먹는 이쁜 딸의 기분을 맞춰 주느라고 무얼 해 놓고 나갈까하고 물어 보았다.
일년 된 김치가 아삭아삭하고 맛이 있어서 김치 찌개하기엔 좀 아깝지만 하나가 좋아하니까 기꺼이 해 주리라 마음 먹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는 대번에 뼈 없는 닭 튀김이다. ㅜㅡ;
닭 한마리 뼈를 다 발라 내었다.
기름기도 제거하고,닭 껍질도 반 이상은 제거했다.
엄마가 조금 수고하면 먹는 사람은 참 편하다는 진리를 ...
닭 한마리에
정종3큰술,간장3작은술후춧가루,소금 으로 밑간을 한 후
녹말가루 6큰술 정도를 넣어 잘 섞는다.
튀김옷:튀김가루(없으면 밀가루)9큰술,녹말 9큰술,달걀 3개
완전히 풀어 준 후 위의 밑간 한 고기에 넣고 섞는다.
엣날엔 탕수육 할 때에도 물녹말을 만들어 썼었는데 그 보다는 이 방법이 참 간편하고 바삭해서 좋다.
기름이 끓으면 수저로 그냥 뚝뚝 떠 넣기만 하면 고기도 ,튀김 옷도 남기지않고 깨끗하게 다 쓸 수 있다.
바삭하게 2번 튀겨 놓고 초간장에 찍어 먹고,
쪽파와 홍고추 송송 썰어 넣은 양념장을 만들어 먹기 직전 위에 끼얹어 먹어도 상큼하고 맛있다.
뼈랑 지방을 다 발라내서 그런가, 식은 음식을 안 좋아 하는 나도 이것은 맛있게 먹는다.
***회식
내가 그리 살뜰한 엄마는 아니지만 회식 자리에서는 일찍 일어 나는 편이다.
같은 팀에서 대장을 비롯한 선배와 우리3명은 근 20년을 함께 일 했나 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에 대해 아는것도 많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점이 있어 나같이 결혼한 여자가 다니기엔 괜찮은 직장같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업계 상황이 안 좋다 보니 남자들이 하나씩,둘씩 전직을 하고
나이가 들어서인가 회식 자리에서의 화제도 일에 대한 열정이나 각오보다는 주로 재테크,자녀 교육.노후 대책....
2차를 가자는 걸 애들만 있다는 핑계로 빠져 나왔다.
하나에게 전화를 했다.
닭 튀김 봤니?? 어때 맛있니? 상혁이도 잘 먹고?
'아휴~.걱정 마시라니깐.'
ㅋㅋㅋ 2차 갔다 올걸 그랬나?? 무슨 얘기들을 했을까? 하나 아빠라도 집에 있었음 가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