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김밥

hohoyaa 2006. 10. 25. 23:03

하나가 수학여행을 떠났다.

이사를 와서도 굳이 새벽에 버스를 타고 통학한 이유가 바로 친한 친구들과 같이 수학여행을 가고싶어서였으니 그 소망을 이룬 셈이다.

내가 수학여행 갈 때에 도시락을 싸 갔던가?

하나 아빠도 안 싸 가는것 같다고,빈 도시락을 어찌 하겠느냐고 해서 준비를 안 했는데,김밥을 싸 달라는 문자가 왔다.

사실은 김밥 말고 다른것을 싸 가고 싶다고 한다.

치킨이나 고기 종류,,,,,,

긴 여행에 버스 안에서 소화도 못 시킬텐데 말도 안 된다며 말려 봤지만 사실 귀찮은 생각이 더 앞섰다.

닭을 사다가 뼈를 다 발라 먹기 좋게 조각내어 녹말가루를 입혀 튀겨 내면 식어도 맛은 있지만 퇴근 후 피곤함이 엄습하는지라 거절 했다.

우리 딸ㅡ>엄마 맞아???

 

대신 이번에 후니마미님이 보내 주신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 그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도시락 다시다쯤 되려나?

구운 소금이 들어갔나 보다.

무슨 맛일까??

 

 

 

다시마 우린 물을 깜빡 잊고 만들어 놓질 않아 아쉬운대로 같이 넣어서 밥을 지었다.

 

 

 

단촛물을 만들었다.

내가 항상 빠트리지 않는 3가지

바로 촛물,우엉,다시마 우린물.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백당을 안 쓰는지라 중백당을 넣은 촛물은 늘 색이 저렇다.

흰설탕을 쓰면 밥도 더 새하얗고 다른 속재료의 색이 살아나 이쁜데,,,,,,

보기에 좋은것 보단 건강이 우선이겠지?

오늘은 쌀5컵에 식초5TS,설탕3TS,소금1ts

 

 

 

고슬고슬 지어진 뜨거운 밥에 촛물을 뿌려 주걱을 세워서 살살 버무려 초밥을 만든다.

주걱으로 너무 치대면 밥에 점성이 생겨 떡이 되므로 주의.

훔~! 이럴 때 부러운 것이 나무로 만든 볼이다.

이사하면 하나 산다고 벼른것이 아직이다.

그래도 큰 접시에 하면 밥이 빨리 식어서 좋긴 하다.

빨리 식히느라 창틀에 올려 놓고 밖을 보니 새벽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벌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주머니인듯한 분도 있는데 저분은 벌써 새벽밥을 지어 놓고 한 술 뜨고 나오셨을까?

밥아,빨리 식어라.

 

 

 

우엉 조림.

일년 내내 질리지 않고 먹는 반찬이다.

더구나 김밥에는 고기보다 우엉을 넣어야 향도 있고 맛있게 느껴져서 빠트리지 않고 쓴다.

울 상혁이도 특히나 좋아하는 반찬이라 피우엉을 사다 만든다.

 

 

 

지난 여름 매실 엑기스를 담가 매실을 건진 후 씨를 발라 낸것이 아직 남아 있어서 꼬마 주먹밥 안에

넣으려고 꺼내 봤다.

매실은 구연산이 풍부해서 버스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게 될 하나의 장운동을 도울 수 있으리라.

 

 

 

 

밥에 후니마미님이 보내 주신 마음을 잘 버무려 랩위에 올려 놓고 가운데에 매실장아찌를 박았다.

 

 

 

 

랩을 잘 오무리면 이쁜 꼬마 주먹밥이 완성이다.

이런 식으로 생선회를 밑에 깔아 만들면 맛있게 한 입에 쏙쏙 들어가는 꽃초밥으로 탄생한다나??

초밥집에서 먹는 생선초밥은 저리가라이니 한번씩 꼭 해 보세요.

 

 

 

내친김에 공작 꼬리 모양으로 어설프게 멋을 냈다.

어렸을 적 엄마가 해 주신 이런 김밥을 싸 갖고 가는 나는 늘 스타였는데,,,

공작 꼬리 뿐 아니라 태극모양,꽃모양,동태가루에 색을 입혀 초록,분홍,노랑색으로 주먹밥도 만들어 넣어 주시고,달걀이나 메추리알에도 빨강색을 입혀 꼭지 모양를 만들고 오이로 잎사귀까지 표현하시는 엄마의 도시락을 흉내나 한번 내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울 하나는 내가 이런 모양 내는것을 처음 봤다.

"엄마가 이런것두 할 줄 알아요?"

"암! 엄마도 한다면 하지 ,다만 시간이 없을 뿐이야.에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기억을 더듬어 처음 해 본것 치고는 제법 모양이 나왔다. *^^*

악세서리 야채가 없는것이 흠이군...

 

 

 

7시에 하나를 보내고 아침을 먹기위해...

상혁이는 자기가 소풍가는 것도 아닌데 6시부터 일어나 부엌에 와서 서성대더니

요것 조것 물어 보고 참견하고 사람 혼을 다 빼 놓더니 벌써부터 먹을 준비네~.

 

 

 

아무래도 주먹밥이 좋아 보이는지 냉큼 집어 입에 넣다가 딱!~ 걸렸다.

헉!

 

 

 

쑥스럽지??

'아~! 너무 맛있어. 이런 맛 처음이야.~♥♥♡♡♡'

 

 

 

 

 

 기쁨에 들 떠서 문자가 왔다.

신나는구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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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엄마,이게 저녁이래'

보니까 맛있는 영양빵이다.

'하나야,너 좋겠다.네가.......'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다시 사진 한 장이 더 왔다.

 

 

 

'너무하지 않아요???'

...

 

'수학여행 때는 다 그런 밥이야.그것두 나중에 얘깃거리가 되고 추억이 된단다.ㅜㅡ;'

 

하나가 돌아와서 하는 말.

"에휴~! 엄마.  머리카락 있다고 찍어서 보여 준건데..."

그러고 보니 계란말이 밑에 거시기가...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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