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자라려고하는지 우리아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은 고기,고기.
특히나 집에서 튀기는 뼈없는 닭튀김과 탕수육,돈가스는 식어도 맛이 좋아서 남편도 군침을 흘리곤 합니다.
지난주에는 이왕 튀김기름을 쓰는김에 탕수육과 돈가스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탕수육도 우리 집에서는 상추탕수육이라해서 아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아냈는데
의외로 식구들 반응도 좋고 맛도 있거니와 야채를 함께 먹으니 영양면에서도 안심이 되더군요.
신나게 먹고도 탕수육과 돈가스가 조금씩 남았는데 다시 튀기자니 기름때문에 느끼할 것 같고 전자렌지에 데우자니 수분이 날라가 딱딱해질 것 같고...그래서 생각한 것이 돈부리였습니다.
탕수육과 돈가스 그리고 양파와 버섯등 야채는 취향대로 준비하고요.
괜시리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덥썩 사버린 돈부리용 팬입니다.
전에는 자그마한 냄비에 4인용을 한꺼번에 하느라 국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 팬이 있으니까
아침에 딸아이앞으로 1인용을 만들기도 편하더군요.
사진의 양은 대략 2인용입니다. 이번에는 갓튀긴게 아니고 냉장고에 있었던 튀김류의 속까지 따뜻한 기운이 닿아 말랑말랑해지기 위해서는 좀 끓여주어야해서 양을 좀 넉넉히 해주었습니다.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가쯔오부시등으로 다시를 내서 진간장으로 간을 맞춰도 되고 시판용 장국을 사용해도 간편하고 좋더군요.
다시물에 양파를 넣고 끓이다가
탕수육과 돈가스를 넣어 뎁혀줍니다.
웬만큼 훈김이 들었다싶으면 계란을 풀어주고요.
고명을 얹어
뚜껑을 덮고 잠시 기다림의 시간을 가집니다.
밥은 오목한 그릇에 담았어요.
우리 어릴 적에는 어머니가 넓은 스프그릇같은 접시에 담아주셔서 그게 정석인 줄 알았는데
일본식은 이렇게 오목한 그릇에 담기더군요.
밥도 돈부리도 빨리 식지않아 좋아요.
밥위에 돈부리를 살짝 밀듯이 떨어뜨려주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이쁘게 자리잡습니다.
심심하니까 무순이랑 김도 올려주었더니 생생한 맛이 있어요.
집이 멀어 언제나 제일 먼저 아침을 먹는 고3 딸아이는 입맛없는 날이 없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 가까이사는 친구들도 대부분 밥을 굶고온다는데 우리집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아침밥먹는 것을 거르지않아 이제는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저렇게 먹고도 학교에 가서 앉아있으면 금방 배가 고파진다고 샌드위치도 꼭 싸가고 저녁급식을 하고 10시까지 야자를 하고 돌아오는 딸아이.
하루에 다섯끼를 먹고 중강중간 군것질을 할터인데도 아침에 보았던 얼굴과 밤에 보는 딸아이의 얼굴이 달라 보입니다. 좀 창백해지고 볼이 야윈 것이 이뻐졌다고나 할까??
근 한달째 싸가는 샌드위치.
5시반에 일어나서 아침차려주고 딸아이가 밥을 먹는 동안 만들기 시작하는데 딸아이말로는 처음보다 속도가 빨라졌다더군요. 어느 날에는 저 가운데에 돈가스를 넣어줬더니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좋아하더니 학교에서 자기는 재벌딸로 통한다고요.
집에서 만드는 샌드위치는 납작한 것이 다인줄 알았는데 이런 샌드위치도 집에서 만드냐고 친구들이 엄청 부러워하더랍니다. 어쨌든 엄마의 기분도 좋고 딸아이도 피곤한 시간에 야채를 먹으니 잠도 쫒고 일석이조입니다.
오늘은 초등학생인 아들녀석이 자기도 샌드위치를 먹고프다해서 한개 더 만들었어요.
야채를 찾아먹지 않는 녀석도 이렇게 만들어주면 맛있게 먹어준답니다.
이쁘게 만드는 것은 둘째치고 야채를 보기만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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