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서 가깝지만 시집간 딸이라서 늘 조심스럽다는 엄마.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도 그랬지만 아버지가 안계신 지금은 우리가 오시라고 하기 전에는 "너희 집 놀러갈까?"라는 말씀도 안하신다.
봄이 되니까 나도 슬슬 내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고
엄마는 역시 엄마니까 수영이나 성당일로 하루를 잘보내시겠지하면서 애써 합리화를 시키는 내모습이다.
오늘 점심은 엄마와 하려고 전화로 말씀드렸는데 레지오모임이 끝나고 식사를 하셨다고 전화가 왔다.
날씨도 좋고 집안에 머무느니보다 바깥바람을 쐬는 것이 좋을 듯해 엄마와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겨우내 발길이 뜸하던 산책코스에 이쁘고 사랑스러운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벽화들이 그려져있었다.
발목수술후 오래 걷는 것이 아직은 힘이 부치시는 모양이다.
가는 길은 한번에 갔지만 돌아오면서는 중간중간 벤치에 앉아 쉬며 돌아오는 길,
천사의 날개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찍을 때에는 몰랐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엄마가 너무 작고 연약하게 느껴진다.
오늘이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딱 100일되는 날이라고 하셨다.
바람이 불어 머리가 헝클어진 것이 더욱 쓸쓸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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