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방 다용도실에서 배를 깔고 우당탕 소리를 내며 노는 상혁이.
처음엔 중얼중얼소리와 함게 새어나오는 기타 부속음에 깜짝놀라 방을 엿보기도 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모두 상혁이가 놀면서 내는 효과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그렇지 고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엄마가 만들어준 책상에는 숙제할 때나 앉아보고 대부분은 다용도실에서 놀고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아침에 상혁이를 학교에 보내고 들여다보면 전날 놀고난 뒤끝이 복잡하다.
그러니 속이 부글부글 끓어도 며칠에 한번씩은 치워준다.ㅜㅡ;;
장난감로봇은 그렇다쳐도 루미큐브나 핸드폰거치대는 왜 꺼내서 노는지...
그나마 이번엔 바둑알이 안나와서 다행이지 흑백으로 섞여있는 바둑알을 보면 한숨은 물론 머리위로 스팀이 올라올 지경이다.
얼쑤~~! 헬기에 인형들까지 총출동된걸 보니 전날 스펙타클하게 놀았구다.
코끼리와 범블비가 엉켜있고...이러니 소리가 요란하지.
근데, 자세히 보니 허스키가 사자를 등에 태우고있다.
요기도 어부바한 두녀석이 있다. 귀엽긴 하다.ㅎㅎ
늘 놀고난 자리는 스스로 치우라고 잔소리를 하면 자기는 그냥 무지막지하게 노는 것이 아니고 나름대로 스토리를 만들어 노는데 이야기가 끝나지않아 학교갔다와서 더 놀려고 하면 엄마가 싹 치워놓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노느라고 얼마나 힘드는 줄 아느냐고 적반하장격으로 서운함을 나타내던 녀석.
청소라느라 애쓴 엄마한테 싫은소리도 못하고 난처하니 자기 방은 청소하지 말라는 녀석.
그저 치우기 싫어서 대는 핑계라고 생각했는데.......
옵티머스프라임과 자동차와 곰돌이와 소라기타등등이 널부러져 있으니 내생각엔 그저 어지럽힌 것으로밖엔 안보여 치웠을 뿐인데 오늘 자세히 살펴보니 상혁이 말대로 무언가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 치우는 것을 보류했다. 어디 얼마나 재미있게 더 노는지 두고보자꾸나.
며칠 후.
옵티머스 프라임이 오리를 잡고있다.
나중에 들은 상혁이 말에 의하면 오리가 의자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옵티머스 프라임이 구해준 것이란다.
그리고 며칠 전 범블비와 엉켜있던 코끼리는 어느 새 항아리위로 올라가 망을 보고있다.
이야기가 있긴 확실히 있는데 여전히 너무 어질러져있다.
더구나 5학년인데 이러고 놀아도 되는건가 모르겠다는 내게 트랜스포머 3탄은 언제 보러가느냐고, 누나는 언제 시험이 끝나느냐고, 등장인물로 쓰게 트랜스포머에 나왔던 메가트론을 하나만 더 사주면 안되느냐고 애처롭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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