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무용시간에 잔디밭에서 미끄러져 꼬리뼈를 다쳤다.
처음에는 엉덩이가 많이 아프길래 멍이 심하게 들었는가보다고 생각해서 무용선생님께 다친 곳이
너무 아프다고했더니 선생님왈 "쯧쯧.. 너한테 깔린 잔디가 아프지 아무렴 네가 아프겠니? "하셨단다.
아마 꼬리뼈가 부러진 줄은 모르고 하신 말씀이리라.
그 말을 들은 나도 "아하~! 어쩐지 그 시간에 지진같이 미세한 떨림이 있더니만.......ㅎㅎ"하며
장단을 맞추었다.
정작 당한 본인은 무지 아프겠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명랑한 하나의 성격으로 인해
그 아픔마저도 만우절 거짓말의 밑밥(하나 친구의 표현)으로 들리는 것이다.
학교를 하루 빠졌건만 소식을 모르시던 토요일 특별활동부서의 영자신문부 선생님은 하나의 엉거주춤한 자세를 의아해 하셨고, 꼬리뼈가 부러져서 그렇다는 하나의 대답에 만우절은 지났다고 일침을 놓으셨단다.
쉬는 시간에 교무실에 다녀오시고서야 하나에게 얼마나 아프냐고 선생님같으면 한달은 누워 있을텐데 어떻게 학교엘 왔느냐며 역시 하나는 정신력 하나는 짱이라고 추켜세우셨단다.
하필이면 만우절 전날 꼬리뼈를 다쳤으니 믿어주지 않는 친구들이 있었나보다.
병원에 있는동안에도 집에 돌아온 늦은시간부터 결석을 한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해서 위로문자를 주고 받는 여학생들을 보니 우리나라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삶을 살지 못한다는 조사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도 들었다.
그렇게도 학교에 가고싶어했던 만우절 날.
전날은 몰랐는데 다음날 새벽에는 다리까지 저리고 아파 일어날 수조차 없어서 결석을 해야했던 만우절.
하지만 이대로 계속 무한정 학교를 빠질 수는 없어서 토요일에는 학교에 갔다.
하나 친구중에 파티쉐를 꿈구는 친구가 있다.
다른 아이들이 국영수학원에 다니는 시간에 그 친구는 제빵학원에 다니며 날마다 자신의 꿈을 익히고 있다.
2학년이 되어서는 반도 갈리고 만나는 시간도 뜸해졌기에 하나의 꼬리뼈뉴스를 믿지 않은 1인이었다.
만우절날 뒤늦게 진실을 알게된 그 친구는 그날 밤늦게까지 잠도 안자고 직접 케잌을 만들어왔다.
케잌상자에는 구구절절이 소녀적인 감상과 유머가 있다.
케잌을 꺼내보니 정말 이쁜 생크림 과일케잌이다.
조각을 내보니 시트 중간에까지 딸기가~!!
참 좋은 친구들을 두었다는 우리 딸의 감상이다.
토요일에도 친구들이 서로 가방을 들어주고 계단을 오를 적에는 부축도 해주더니 방과후에는
청소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그렇게 아껴줄 수가 없었단다.
자기는 너무 행복한 여고생이라는 딸의 말을 들으니 나야말로 참 행복한 학부모라는 생각을 했다.
하나의 친구들아~모두 고맙다.
토요일, 필받은 하나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음악극축제 자원봉사자 오리엔테이션에까지 다녀왔다. 하나가 하는 일은 무대뒤에서 극단과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영어통역.
예술의전당 구석구석을 누비며 분장실과 무대의 뒷모습까지 구경을 하고 왔다.
전에 '로프트'공연을 보러 입장할 적에도 무대위에 서봤지만 평소 객석에 앉아 바라보던 무대와는 감흥이
남달랐다고 한다.
전문용어가 많아서 공부를 해야하는 중책이지만 그 곳에서 새로이 만난 대학생 언니들이 너무 좋다며
꼬리뼈만 안다쳤어도 더 활발하게 지낼 수 있을텐데하며 아쉬워 했다.
그래도 다행이 중간고사가 끝난 5월에 개막이니까 그 때쯤이면 꼬리뼈도 많이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하나앞으로 티켓도 나온다니 나도 덕분에 구경을 좀 해야겠다.
벌서 하나는 찜해놓은 작품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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