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유난히 좋아하는 식구들덕에 우리 집에서 두부는 떨어지지않는 식재료중 하나이다.
하다못해 간단한 두부부침도 접시에 올리기가 바쁘게 허겁지겁 먹는 바람에 막상 식탁에 올릴 두부는
그 양이 빈약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여러가지 두부요리중 아침에 먹으면 좋은 것이 바로 마파두부.
마파(麻婆)는 말그대로 마마에 걸려 얼굴이 얽은 노파를 뜻한다.
중국 청나라 때 사천성 근처에 사람들이 오가며 쉬는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그 가게주인의 얼굴에는 곰보자국이 있었고 남편의 성이 진(陣)씨라 사람들은 그 노파를 진마파라 불렀다고 한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가난한 하층민으로 이들 중에는 기름통을 메고 다니는 노역자가 많았는데
어느 날 한 노역자가 두부를 몇모 가져와 쇠고기와 통안의 기름으로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진마파에게 부탁을 했다고 한다. 잘먹지도 못하고 힘들게 일하는 노역자들을 안타깝게 여긴 진마파는 쇠고기를 다져 순식간에 기름에 볶고 식욕을 돋구는 고추를 넣은 뒤 육수와 두부를 넣어 정성껏 음식을 만들었고 이 요리가 노역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환영을 받아 그들이 가는 곳마다 입소문이 난덕에 진마파의 마파두부는 금방 유명해졌고 대표적인 사천요리로 꼽히게 되었다.
언젠가 시집간 조카가 마파두부 하는 법을 물어왔는데 사실 그 때까지도 마파두부를 해먹을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내가 아는 마파두부는 어릴 적 엄마가 해주셨던 것이 다였다.
친정엄마는 두부를 각지게 썰어 녹말을 묻혀 튀겨내고 그 두부가 식기전 소스와 함께 만들어 주셨는데
나중에 중국집에서 사먹은 마파두부는 튀기지 않아 그 고소함이 덜했다.
가끔은 식구들에게 마파두부를 해주고 싶었으나 이왕 해주는 것, 맛있게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치정엄마의 방식대로 하기에는 과정이 귀찮아서 마파두부를 해먹지 않았었다.
하지만 조카에게는 튀기는 방법말고도 맛있게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니 내가만들어 보는 수밖에.
책을 찾아보고 정보를 찾아보니 의외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마파두부.
진마파의 그것처럼 쇠고기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이번엔 돼지고기를 준비했다.
대개는 버섯과 양배추를 넣곤 하는데 내 입맛에는 버섯이 고기보다 훨씬 맛있더만 아이들의 입맛에는
역시 고기가 최고란다.
두부한모,다진마늘과 생강,다진파 그리고 녹말물(감자녹말가루 1:물 3).
이 소스는 두반장 1수저, 굴소스 1수저, 설탕 1/2수저, 간장 2수저를 넣어 만들어 놓는다.
칼칼한 것을 좋아한다면 고추가루도 준비.
두부는 끓는 물에 데칠것이니 미리 체망에 담아 둔다. 이렇게 데치면 두부가 부서지지 않아 좋다.
돼지고기와 양념을 넣고 살짝 볶아준다.
고기에 밑간을 해두면 더 좋다.
볶아진 돼지고기에 준비한 소스를 넣고 끓인다.
소스가 끓는 동안 소금물에 두부를 살짝 데친다.
훈김이 두부속에까지 들어가 따끈하게 먹을 수 있다.
데친 후 물을 빼주고......
한소큼 끓인 소스에 데친 두부를 넣어준다.
나중에 준비된 녹말물로 농도를 맞춰준다.
녹말물을 따르면서는 재빨리 잘 저어주어야 덩어리가 생기지 않는다.
우리 식구들은 국물이 자작한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민정이가 했던 방식으로 국물을 많이 졸여주었다.
혼자서 녹말을 넣고 사진을 찍고하다보니 많이 되직해졌다.
그래도 야채대신 고기를 넣었다고 더욱 맛있게 먹어주었다.
아침에 학교가기 전 먹으면 배도 든든하고 촉촉하니 잘 넘어가지만 무엇보다 만들기가 간단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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