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올라오신 시부모님께서 사오신 바나나.
요즘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질리도록 먹어서일까,
우리네처럼 바나나에 대한 향수도 없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출출할 때 먹으면 좋은 바나나쉐이크를 만들기 위해 냉동실에 몇개를 얼려놓고
나머지로는 바나나머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재료는 바나나4개로 시작했다.
원 레시피는 '오븐엔조이'를 참고했음.
머핀반죽 - 바나나 80g,달걀 노른자 2개, 설탕 40g,벌꿀 1TS, 박력분 40g, 아몬드가루 50g,
베이킹파우더 1g, 레몬에센스 약간
머랭만들기 - 계란흰자2개,설탕 40g
160도 오븐에서 40분.
바나나는 으깨어주고
달걀 노른자에 설탕과 꿀을 넣고
휘핑해 주었는데 좀 묽은 감이 있네??
으깬 바나나와 레몬즙을 넣고 잘 섞어준다. 그래도 묽다.
하면서는 몰랐는데 바나나를 4개라고만 생각하고 저울에 올리지 않아 그램수를 몰랐다.
아마 바나나가 커서 160g이 훌쩍 넘었던 것 같다.
계란 흰자에는 설탕을 넣어 머랭을 만들어 준다.
역시 기계의 힘을 빌렸더니 아주 단단한 머랭이 만들어졌다.
앞서 만들어 놓은 반죽에 머랭의 1/3을 넣고 계란 흰자로 만든 머랭의 숨이 죽지 않도록 자르듯 섞어준다.
아몬드 가루가 없어서 통아몬드를 갈아주었다.
껍질이 있어 색이 좀 어둡지만 그런대로~..
반죽에 박력분,아몬드가루,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역시나 가볍게 섞어주는데 베이킹파우더는 금방 꺼지기 때문에 휘핑기를 사용하거나
주걱으로 너무 세게 치대지 않도록 한다.
나머지 머랭을 넣어주고
틀에 넣어주었다.
악!! 10분이 지났을 뿐인데 탄내가 좀 나길래 서둘러 불을 줄이고 오븐앞에 지켜앉아 나머지 시간을 채웠다.
표면이 너무 타버렸는데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낮에 가스레인지 청소를 하면서 손잡이 부분을 꼼꼼히 닦다가 의욕이 넘쳐 손잡이를 아예 분리한 것이다.
빵은 만들어야하니까 손잡이를 끼웠는데 무언가가 잘 안맞아서 손잡이가 세워지지 않고 가로로 누워버렸다.
그러니 대충 감으로 온도조절을 했는데 아마 그 온도가 턱없이 높았는가 보다.
두번째로 오븐에 놓은 머핀은 신경써서 오븐안의 온도계에 의지해 구웠다.
처음엔 이쁘게 봉긋하니 부푼 모양이었으나 손잡이가지고 씨름하는 동안 저렇게 푹 꺼져버렸다.
그나저나 손잡이는 왜 분리했을까?
걍 적당히 닦을걸...
다른 손잡이는 제대로 잘 끼워졌는데 왜 오븐의 요녀석만 이렇게 가로로 누웠을까?
저 녀석을 세우자니 가스가 새어나오고...결국 이 손잡이 하나때문에 A/S불러야 하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먹으면서 생각하자.
살짝 떼어 먹으니 부드럽고 포슬포슬한 것이 맛은 참 좋구나. 손잡이는 어쩐다??
손잡이가지고 씨름하느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어디가 잘못 된 것일까? 10년을 썼지만 아직 멀쩡한 오븐인데 이 조그만 손잡이 하나때문에 새로 사야하는 사태가 오는건 아니겠지?'
골치 아픈 일이어도 다음 날에 다시 보면 돌파구가 보인다.
퍼즐맞추듯이 제 자리에 모두 끼워 맞췄다. ^^
에휴~~,하마터면 오븐바꿀뻔 했넴.
기분좋은 바나나향이 촉촉하게 배인 바나나머핀, 하마터면 내 눈물로 촉촉히 젖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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