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김장철, 카페에서 신안천일염을 사서 야심찬 김장계획을 세웠으나 결국 김장은 하지 못하고 지났다.
부모님 모시고 병원다니느라 애썼다고 둘째시누님이 보내주신 김장김치가 한통에 묵은 김치가 아직도 많은지라 김치 걱정은 없으나 미리 사놓은 소금을 배달받은 비닐포대 그대로 보관하자니 늘 마음에 짐이 되었다.
벌써 간수가 새어나와 흥건하기도 하고 아무리 비닐이라도 일년이 지나면 소금에 녹아 구멍이 생긴다고
하니 간수빠진 명품 소금이 바닥에 쏟아질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동치미를 담그면서 모래 구멍이 있음을 알게된 불량 항아리를 이용해보자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하지만 구멍은 중간 부분에 생긴 것이라 간수가 빠지도록 일부러 바닥에 구멍을 뚫을 수도 없고 마땅히 항아리속에 넣어 간수를 받힐만한 것도 없어 고민,고민.
간수는 두부만들 때에 요긴하게 쓰이긴 하지만 늘 해먹는 손두부도 아니니 간수는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방법이 보인다.
찜기가 따로 있어서 별로 쓰임새가 없는 접이식 찜기.
저 녀석은 웬만한 높이가 있으니 간수를 빼기에 안성맞춤이라.
게다가 접이식이라 좁은 항아리입구를 여유있게 통과하여 바닥에 안착한 후 펼쳐주니 희한하게 잘 맞았다.
찜기위에 직접 소금을 붓기가 거시기해서 랩을 펼쳐 깔고 구멍을 내서 간수가 밑으로 빠지게끔 해주었다.
소금의 윗부분은 이미 간수가 많이 빠진 상태라 따로 덜어 놓고
나머지 소금을 부어주었다.
윗사진과 비교해 약간 축축해 보이는 것을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맨 위에는 이미 다른 그릇에 덜어 놓았던 마른 소금을 부어주었다.
계란이나 참기름병도 소금에 넣어 보관하면 신선함이 오래 간다고 한다.
뚜껑을 덮어두면 간수가 흐를까,소금이 물에 젖을까 노심초사할 일이 없다.
건수는 계속 바질 것이니 소금이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덜어 쓰면 되겠다.
간수빠진 천일염은 명품으로 분류되어 가격도 곱절이상이 된다니 항아리에 담아두고 세월을 보내면
내년 김장철이나 장 담글 시기에는 소금 걱정 할 필요가 없겠다.
북쪽 베란다로 옮기기 전 사진을 한 번 찍어 보았다.
남편이 돌아오면 어기영차 힘을 합쳐 항아리를 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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