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따숨이...요건 제가 붙인 이름인데 울 하나는 별로라네요. ㅎㅎㅎ
그러나 어쨌든 목을 따뜻하게 해주는 넥워머가 요 몇년새 인기가 좋습니다.
10여년전 미국의 손뜨개사이트에서 우연히 넥워머를 발견하고는 그 활용성에 반해 한번 떠봐야겠다했는데 직장다니느라 한해 두해 미루다보니 어느새 우리나라에까지 열풍이 불더군요.
작년 겨울이 좀 추웠나요?
당시에 중학교 마지막 겨울방학도 없이 새벽길을 나서는 딸을 위해 특별한 넥워머를 만들었었지요~.
마침 작년에 찍어둔 사진이 그대로 블로그에 임시저장되어 있어 오늘 요술램프를 문질러 불러내었습니다.
꽈배기,꽈배기 노래를 하길래 나믈 복잡하고 이뻐보이는 무늬로 열심히 떴습니다.
이 무늬로 뜬 Hood half-coat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07023
어떤 디자인으로 할까? 부지런히 손을 놀리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자꾸 모양을 바꿔가며 상상을 해보았지요.
그러다가 딸아이가 어깨쪽이 트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기존의 넥워머와 차별화를 꾀한답시고 좀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요게 앞모습이고요.
요건 뒷모습.
착용했을 때 마치 폴라처럼 목을 감싸면서 등쪽을 덮어주니 등도 따뜻하고 앞에서 보면 사선모양으로 잘라진 모양이 간편하다 생각했었지요,엄마인 저로서는.
더구나 치렁치렁하지 않아서 얼마나 가뿐한지 몰라요.
그런데 딸아이는 이런 것말고 다른-흔히들 하고다니는 그런 넥워머를 원하더군요.
그바람에 괜히 김이 빠져 포스팅도 안하고 딸대신 제가 한겨울내내 잘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갑자기 한파가 들이닥치니 다시금 넥워머에 대한 미련이 솟구치는지라 손이 근질근질한 엄마는 또다시 딸아이에게 넥워머를 떠주겠다며 원하는 스따~ㄹ을 말해보라고 했답니다.역시나 딸아이가 원하는 것은 커다란 꽈배기가 들어간 원통형 넥워머.
그렇게 소원이니 네가 원하는대로 떠주마하고 바늘을 찾고 실을 정했습니다.
그리 비싸지 않은 실이면서 작년에 떠주었던 것과 동일한 실이랍니다.
실을 보시면 대바늘 몇호,코바늘 몇호,표준게이지가 나와있어요.
자신의 손뜨개 습관에 따라 느슨하게 뜨는 사람은 바늘을 한치수 내려서 사용하시고 쫀쫀하게 뜨는 사람은 한치수 올려 사용하시면 좋겠지요.
저는 14호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면 슬렁슬렁 부드럽고 빡빡한 것보다 보온력이 좋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빨리 뜬다는 것이지요.^^
원통형으로 뜰 것이기에 게이지고 뭐고 그냥 패스.
작년에 뜬 것은 나름 생각한 모양이 나오라고 게이지도 내었었는데.......
시작코는 나중에 감쪽같이 무늬를 맞추고저 다른실로 잡는 코를 사용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거는 실을 왼손에 걸고 바늘은 오른손에 쥐고 뜨는 불란서식으로 뜹니다.
우리가 보통 오른손에 실을 걸고 뜨는 것은 미국식인데 이 불란서식이 미국식보다 훨씬 빠르답니다.
이왕 미국식에 익숙해지셨다면 어렵겠지만-사실 저도 미국식으로 뜨다가 불란서식으로 바꿨는데 옷한벌만 떠보면 금세 요령을 터득할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시고 손뜨개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라면 불란서식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요 아래 불란서식 동영상을 올려 놓을테니 비교해 보세요.
어느 정도 무늬가 나왔습니다. 큼지막한 꿀꽈배기, 딸아이가 흡족해 하더군요. *^^*
몇시간 앉아서 집중하면 이만큼 뜰 수 있지요.
처음엔 말이지요, 요렇게 무늬를 완벽하게 맞춰서 이으려고 했었지요.
그런데 또 머리에서는 다른 길로 가라고 하네요.
이렇게 일자형으로 가라네요, 그래야 더 실용적이라고.
그리하여 원통형으로 잇기를 포기하고 일자형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불란서식입니다. 지금 뜨고 있는 것은 한코 고무뜨기인데 미국식보다 훨씬 빠르고 움직임이 단순하지요.
겉뜨기 안뜨기도 그렇지만 특히나 실을 앞뒤로 번갈아 걸어주는 고무뜨기나 배색할 적에는 불란서식이 아주 편하답니다.
배색하기>> Fairisle 머플러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07210
실정리를 해주고 난 뒤 단추도 달아 주었고요.
제가 떠서 그런것이 아니라 정말 포근포근하답니다.
넥워머는 진즉 완성하였으나 모델이 되어줄 우리 딸이 시간이 없어 어제에서야 겨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네요. 11시에 돌아와서 기꺼이 엄마의 모델이 되어 주겠다더니 졸립다고 그동안만이라도 서서 졸겠답니다. ㅠㅠ
하얀 눈이 온다면 이렇게 머리위로도~.
또 기분전환겸 기본형으로도 좋아요.
에고에고~~ 더 이상은 피곤한 아이를 붙잡고 있지도 못하겠으니 이만 줄입니다.
이번 주말에 넥워머 한번 떠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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