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동글동글 양배추환 만들기.

hohoyaa 2010. 2. 14. 22:28

 이번 명절에 어머님 드릴 양배추환을 직접 만들어 봤다.

평소에 허리가 안좋으셔서 독한약을 장복하시느라 위장기능이 안 좋으신데

위벽이 헐었을 때 양배추가 좋다는 말에 양배추 두 통을 덜컥 사들고 올 적에만 해도 하루면 끝이 나는 일인줄 알았다.

양배추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지만 좋지만 소화가 안되어 힘드신 어머님께 말로만 '위장병엔 양배추가 좋으니 드시지요.' 하기엔 염치가 없어 구정에 내려가면서 양배추를 말려 환으로 만들어 가기로 했다.

 

 

 

양배추의 효능 

①기운을 북돋아 주는 채소

②칼슘이 많아 뼈를 튼튼하게 한다(우유속 칼슘보다 흡수잘됨)

③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많이 함유됨

④비타민 C가 풍부(특히 심주위에 비타민, 식이섬유가 많다)

⑤예민한 성격, 스트레스가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

⑥비타민 U가 풍부(위점막의 회복을 돕는다)

⑦디아스타제가 들어있어 소화 돕는다(녹말 분해 요소)

⑧비타민 C와 비타민 U는 열에 약하므로 빈속에 즙을 내어 마시면 효과적.

   양배추+토마토,파인애플, 오렌지, 포도 등과 함께 갈아먹으면 맛, 몸에

   좋다

   또는 브로콜리와 함께 갈아마시면 면역력을 높혀준다

⑨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⑩몸이 찬편이면 살짝 데쳐 먹는다

⑪불면증에 시달리거나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는 먹는 것 보다 머리, 목,

   가슴 등에 얹고 한숨 푹자는 것이 좋다

⑫피곤할때는 양배추를 발바닥에 붙이고 자는것도 몸을 개운하게 만든다.

 

 

비타민U는 점막의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고,

 

비타민K에는 궤양으로 인한 출혈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각종 효소를 함유하고 있어 위장장애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양배추에 있는 디아스타제의 함량은 무보다 많고 펩신, 트립신,

페록시다아제도 풍부하다.

 

위장 장애를 자주 일으키는 사람은 양배추를 상식하면 좋다.  

 

                                                                                                                   

                                                                                                                     출처; 다음 검색.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양배추의 유효한 성분인 비타민U는 열에 약하다고 한다.

평소에 양배추를 살짝 쪄서 강된장에 쌈싸먹기를 즐겨했는데 이왕이면 생으로 먹어야겠다.

 

 

 

일단 양배추잎을 잘라서 건조기에 깔고 온도는 가장 낮은 35도에 맞추니 하루를 넘겨도 마르는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사진은 일차로 마른 것들을 솎아가며 거의 3일 밤낮을 말린 것이다. 휴~~.ㅜㅜ

 

 

왜 이 생각을 못한거지?

양배추를 얇게 채쳐서 건조기에 올렸더니 반나절만에 마르는 것을.......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ㅉㅉ

 

 

고생은 기계가 하고 힘은 전기가 썼지만  혹여 명절에 맞춰 가져가지 못할까 봐 나도 마음을 졸였다.

다 마른 양배추 2통이 저만큼 밖에 안된다. 허무하게도.

바삭하니 마른 양배추를 프로세서에 넣고 갈아주니 그 양이 더 줄어들고.

 

 

가루가 된 양배추가 몽글몽글해질 때까지 꿀을 넣어 가며 프로세서를 작동시켰더니 원래 마른 양배추가 들어있던 그릇의 1/3도 안되게 양이 줄어들었다.

 

 

丸이지만 어머님께 시각적인 즐거움도 드리고 환보다는 빨리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삼각뿔모양을 선택해서 만들다보니 역시 손바닥(물론 장갑을 낀~)안에서 굴리는 것이 능률적이더라.

 

 

떠나기 전 날 밤, 가까스로 은행알같이 또릇또릇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처음 생각에는 이렇게 환으로 만들어 다시 말려줘야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꿀이 넘치지 않아 이대로도 손에 붙지 않고 좋았다.

맛을 보면 진한 양배추 맛이다. 신기하게도. - 당연히 양배추로 만들었으니 양배추 맛이 나겠지 하면서도 그 맛에 새삼 놀라게 된다.

갯수는 세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잘나지 않는다. 대략 150개 정도?? 

 

 

귀향길. 군데군데 잔설이 남아있는 산의 모습은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그 자취를 감추고 봄을 기다리는 붉은 흙의 기운이 넘실댄다.

이번 구정은 봄날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언제나 그 자리, 그 자세. 

 

 

목포에 왔다.

 

 

바다위를 지나는 다리공사가 한창인 목포바닷가에서 소금기 배인 바람을 양껏 마셔본다. 

처음 시집을 와서 내려왔던 목포는 옛모습을 버리고 점차 생기있게 살아나고 있는데

부모님의 모습은 반대로 점차 생기를 잃고 쇠약해져 간다.

이번에 뵈오니 새벽마다 유달산에 오르신다는 그토록 정정하시던 아버님 얼굴에도 못보던 주름이 많이  생겼고 눈꺼풀 안쪽에도 지방질같은 무언가 생겨서 눈을 살짝 가린 것이 답답해 보였다.

말씀을 드리니 아무것도 아니라시지만 확실히 살도 좀 빠지신 것이 전에 비해 수척해 보이셨다.

어머님은 어머님대로 허리며 다리며 온 몸이 다 편치 않으시니 옆에 계신 아버님역시 많은 신경을 쓰셨을 것이고 어머님은 가끔씩 통증이 너무 심해 정신이 다 나갈 정도라고 하신다.

약이 없이는 하루도 버티질 못하시니 그나마 이 양배추환이 효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막내 며느리가  꼼지락거리며 만든 것을 기쁘게 받아 주시긴 했으나 효과가 없으면 무안하고 만약 효과가 있어 조금이라도 편하다 싶으시면 매약으로라도 사서 대드릴테니 꾸준히 드시라고는 했다.

큰 형님도 위장이 안좋은데 양배추물이 좋다는 얘길 들었다고 하신다.

생각이 모자라 형님 몫을 만들지 못해 죄송스러웠다. 늘 챙겨주시던 고마우신 형님이신데 말이다.

처음 생각으로는 이 환을 역시 위장이 안좋으신 친정어머니께도 만들어 드리려고 했는데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친정어머니역시 딸이 만든 것이라하면 아마 그 수고로움에 가슴이 막혀 못 드실 것이다.

그나마 친정어머니는 시어머님에 비해 아직은 정정하시니 샐러드로 즙으로 부지런히 해 드시라고 입으로 효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