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유부주머니를 졸여볼까?

hohoyaa 2009. 6. 9. 14:54

아빠랑 너희 둘 공통으로 좋아하는 유부초밥.

엄마도 어릴 적 너희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유부초밥을 유난히도 좋아했었지.

다행히 엄마와 결혼한 남자도(?) 유부는 무척 좋아해서 자주 해먹고 싶었는데 냉동 유부 구하기도 그리 쉽지 않았고 귀찮기도 하니까 차일피일 미루게 되더구나.

그러다 어느 날 가 본 대형마트에서 조미 유부가 시판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도 생각되었지만 선뜻 사오게 되질 않더라구.

질척질척한 조미액에 담가져서 퉁퉁 불어있는 유부는 절대 이쁘게는 안보이더구나.

오늘은 느즈막히 나가는 아빠가 간단하게 유부초밥을 싸달라고 하셔서 내친김에 사진까지 찍어 여기 블로그에 올린다.

냉동유부는 마트에서 엄마가 사던 것, 알지?

냉동생선 파는 곳에 있는 큰 봉지 하나를 사와서 그대로 보관하면 부피가 커서 냉동실이 비좁으니까 이왕이면 손질을 해서 부피를 줄여보자.

 

 

 

먼저 유부는 끓는 물에 넣어 산패된 기름기를 제거해 주어야 해.

어묵도 꼭 이런 과정을 거쳐서 기름기를 빼주자.

 

 

 유부가 좀 커지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면 꺼내야 할 시간이지.

사진을 잘 보면 겉도는 기름이 보일거야.

어묵보다도 유부에 기름이 훨씬 많더구나.

 

 

 그대로 체에 체에 받혀 물기를 빼주고 더불어 한김 식히기도 하자.

급하게 서두르다가 또 데일라.

그럼 유부를 식히는 동안 조림장을 만들어 볼까?

 

 

조리장 레시피(유부20장) : 가쯔오부시 육수 1컵, 청주 1스푼,

                                     설탕 3스푼 (혹 미림을 쓰게 되면 설탕양을 좀 줄여야 좋겠지.),

                                     간장 4스푼 (간장은 짠맛이 일정하지 않으니까 색깔을 내준다고 생각하고

                                                      간을 봐가면서 가감하자.)

 

 

오늘은 만들어 놓은 가쯔오부시 육수가 없어서 이런 인스턴트를 넣었는데

물 한컵에 어린이 수저로 1스푼 정도의 양이면 되더구나. 

 

 

이게 재료들을 모두 넣은 조림장이야.

맛을 보고 네가 좋아하는 맛에 가깝게 레시피를 조정하면 될거야.

이번에 보니까 냉동유부의 크기가 1/3정도 줄어들었더라구.

그래서 간이 좀 세길래 일단 위의 레시피로 조정을 했어.

다시 유부를 만져보자.

 

 

이제 좀 식은 유부는 물에서 조물조물 주물러 손끝으로 꼭 짜는 것을 반복해 나머지 기름도 빼주는게 좋겠다.

힘자랑 너무 하다가 자칫 유부가 찢어질 수 있으니 아기 다루듯이 하려무나.

위의 사진은 엄마가 세번째 헹군 물이야.기름기가 둥둥 떠있는것 보이지?

 

 

몇 번을 헹구었더니 뽀오얀 아기살 같은 유부의 속살이 깨끗해 보이지?

유부초밥에 쓸 것이 아니면 이 단계에서 잘 펴서 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을 하면 된단다.

 

 

 유부를 만져봐서 속이 붙은 것은 칼등으로 골고루 톡톡 두드려주면 나중에 잘 떨어지지.

이 과정을 생략하면 초밥을 쌀 때 속이 벌어지지 않은게 있어서 억지로 벌리다가 찢어지기 일쑤란다.

 

 

이젠 냄비에 유부를 넣고 조림장을 넣어 약불에서 살살 뒤집어가며 때로는 수저등으로 꾹꾹 눌러가며

장이 유부속까지 고루 스미도록 졸여주면 돼.

 

 

 자~,이렇게 장이 졸아들면 다 된거야.

 

 

 유부를 너무 꼭 짜면 맛이 없으니까 체에 받혀서 물기를 제거해 주는게 낫겠다.

 

 

 더불어 엄마는 이런 하얀 것도 괜찮더라.

레시피에서 간장을 반으로 줄이고 대신 소금간을 하면 유부 색은 그대로이고

맛은 간장으로 졸인것과는 또 다른 깨끗한 맛이 좋지.

 

 

 간장으로 졸인 것과 소금간을 한 것, 차이가 나지?

 

 

 아빠의 도시락을 싸고 너랑 상혁이랑 학교에서 돌아오면 먹으라고 따로 싸놓고 보니

엄마 앞으로는 저렇게 네개가 남는구나.

같은 유부초밥이지만 간장으로 졸인 것과 소금으로 간한 것을 입으로도 맛보고, 눈으로도 맛보고.

엊그제 담근 양파 초절임, 오늘은 색이 참 곱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