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루만지기(feeling)

삼도봉 미스토리와 낮술,그리고 대학로.

hohoyaa 2009. 2. 27. 08:58

지난 주에는 '삼도봉 美스토리'

어제는 '낮술'을 보고 왔다.

 

'삼도봉'의 경우 리뷰를 쓰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 감흥을 되짚을 수가 없어 아쉽다.

찾아보니 삼도봉은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가 만나는 곳에 실재로 존재하는 지명이었다.

자연히 등장인물들의 각도 사투리가 구수하고 생뚱맞게 끼어든 강원도의 사투리도 낯설지 않다.  

'삼도봉 미스토리'는 지난 해 촛불집회당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전경인 아들에게 보내는 모정과 시위대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는 아들의 당부등등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이다.

대치 상황에서 서로를 적대시해야만 하는 상황은 언제까지 이 나라에 존재할런지.

웃다가 웃다가 끝내는 울어버리는 이야기.

볼만한 대학로 연극이다.

 

낮술은 독립영화이다.

하이퍼텍 나다가 어디에 붙어있는 극장인가했더니 동숭 아트센터內 1층.삼도봉이 올려지는 곳과 같은 공간이다.

작년에 이 곳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를 보았었다.

간만에 손바닥이 부르트게 박수를 치고 또 치고 진한 감동으로 영화가 끝난 후 한참 동안 모든 관객들이 그대로 좌석에 앉아 있었었다.

마치 그자리에 그렇게 앵콜 박수를 치고 앉아있으면 그 탱고의 거장들이 다시 나와 줄 것만 같았다.

그 이후 이 영화관 참 괜찮다 싶어 자주 오리라 했는데 그 후로 두 달의 간격이 생기고 말았다.

낮술, 저예산 영화임이 티가 팍팍나게 찍은 영화이다.

조감독도 출연하고,감독도 출연하고,엔딩을 보면 일인다역을 한 그 들을 찾을 수 있다.

디지털로 채색하지 않은 날필름 그대로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유쾌하게 웃으며 일어날 수 있다.

 

 

대학로에는 청춘들이 있다.

나같이 나이 들은 사람들에겐 카페와 술집이 골목마다 있는 대학로라는 지명보다는

가을이면 박건의 마로니에가 흐르는 조용한 동숭동이 더욱 그립다. 

문예회관과 몇개의 소극장이 대학로의 연극 부흥을 가져왔다.

뒷골목 지하에 자리잡고 있었던 소극장은 대신 카페에 자리를 물려주고 거리로 쫒겨나야 했다.

그들 공연장 때문에 대학로가 있는 것인데 집주인에게는 초라하고 돈 안되는 극장보다 카페나 주차장이 더 효자인 것이다.

내 맘속에 간직했던, 눈내린 마로니에 공원에 쏟아지던 가로등의 적막함은 찾아 볼수 없다.

유행을 선도하는 쇼윈도우와 지글지글 보글보글 풍요로운 음식의 향연속에 마로니에 공원과 대극장이 이제는 뒷전이 되어 따를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대학로는 연극이나 공연을 보러가는 곳이 아니고 놀러가는 곳이 되어 버렸다.

놀다가 놀다가 심심하면 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미래의 개그맨에 안내에 따라 개그 공연을 보는 곳이 되었다.

대학로 갈갈이 콘서트홀...무지 커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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