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 날 받아 온 상혁이의 생활통지표.
내가 어릴 때 받아 보던 성적표와는 천지차이가 나는 양식과 내용에 허허실실 웃음이 나온다.
그렇구나,우리 아들이 더하기,빼기를 할 줄 아는구나.
그렇구나,우리 아들이 시장의종류를 잘 아는구나.
그렇구나,우리 아들이 약속지키기의 중요성도 아는구나.
그렇구나,우리 아들이 친구를 도울 줄 아는 착한 어린이였구나.
상혁이의 통지표를 보며 칭찬을 해주는데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속없는 누나,
엄마는 상혁이에게는 잘한다 잘한다하고 자기에게는 잘해라 잘해라 한다고
자기는 컴퓨터조차 등수매기기에 무릎을 꿇은 100점 맞은 시험지가 있었는데 엄마가 그 때 칭찬을 안해 주었다나~.
더구나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제고사 성적표였는데......라는 말에 가져와 보라고 했더니
엄마가 별로 관심을 안 갖길래 버렸단다.
당시의 나는 일제고사의 부활에 분개했었기에 당연히 그 결과에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사춘기 딸아이에게는 그런 엄마의 무관심이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으로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아이에게는 가볍게 농담조로
아니.......정말? 설마 거짓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안 그러면 증거를 대던가하며 약을 좀 올렸더니
자기 핸드폰에 사진으로 찍어 둔 것이 있다고 한다.
아하하하하.정말이다.
100점 받은 국어 시험지의 전교 등수는 1등인데 서울 등수는 0등이다.
아무리 많은 동점자라 할지라도 그룹내 1등은 반드시 있게 마련인데 이게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한 개 틀린 아이들은 과연 몇등으로 나왔을까?
아아~!! 문제다,문제.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머릿속에서는 아이들의 등수를 계산해 보고 있구나.
아이들의 통지표를 보면서 나의 어릴 적 성적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엄마때는 수우미양가로 등급을 나눴는데~~ 어쩌고 저쩌고.......
말 난김에 아예 40년 된 나의 성적표를 공개해 보라는 우리 딸의 협박.
공개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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