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간단하게 한끼 때우기?

hohoyaa 2009. 1. 14. 20:20

 지난 주말, 요즘 애들때문에 좀처럼 부엌에서 벗어나지 못해 죽는 소릴 하는 내가 안타까웠는지 남편은 점심으로 간단하게 김밥을 말아 먹자고 했다.

가끔씩은 전지김 한장에다 맨밥을 펴고 양념간장을 조로록 끼얹어 먹는 그 맛을 우리 식구들 모두 좋아한다.

상혁이는 통째로 손에 들고 베어 먹는 그 김밥을 기차김밥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힘들다 엄살을 부렸던 내 양심이 김밥안에 다른 성의있는 것을 채우라고 시킨다.

그래서 달래 무침과 볶은 김치를 소로 넣고 김밥을 말았다.

 

달래는 아직 철이 아닌데도 보는 순간 사고 싶어졌다.

달래 한가지만 상에 올려도 봄향기가 얼마나 그윽했던가~!

그러나 노지 재배가 아닌 이 달래는 역시나 달래향이 시원찮다.

그래도 그저 간장보다는 낫겠지 싶어 넣었다.

 

 

 

하나가 좋아하는 삼각주먹김밥용 볶음김치.

작년의 묵은지로 만든 것이라 아주 칼칼하고 맛있다.

지난 번 비꼴로에 다녀 온 후로는 밀가루 냄새도 싫고 느끼한 것이 싫다며 계속 김치만 먹고 있다.

역시 자기는 한국사람이라며. 

 

 

상혁이는 태권도장에서 스키장엘 가고 우리 부부와 하나만 먹게 되었다.

5줄이면 세식구가 알맞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아마 상혁이가 있었다면 상혁이 입맛에 맞추어 다른 소를 준비했을텐데 없으니 일이 줄어 다행이다 싶다.

 

 

아무리  간단하게 때우는 점심이라해도 동치미와 야채샐러드를 기본으로 꺼내 놓았다.

그리고 혹시 김밥이 싱거우면 찍어 먹을 양념간장도 준비하고.

음,,,먹기는 간단했다.

김밥은 반으로 잘라서 먹기 좋게 해 놓으니 재미삼아 손으로 집어 먹더라도 동치미와 샐러드를 먹으려면 수저와 젓가락이 필요했다.

나중에 개수대에 쌓인 그릇을 보니 그다지 간단스타일이 아니었다.

칼과 도마도 씻어야 하고 김발도,야채를 담아 두었던 밀폐용기와.......

김을 굽느라고 지저분해진 가스레인지까지.

남편은 간단하게 먹었는데 또 설겆이감이 이렇게 쌓이느냐고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