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루만지기(feeling)

바로크,루벤스 걸작전과 모네

hohoyaa 2008. 12. 30. 23:41

지난 일요일 12월 28일.

 

방학 전 상혁이 학교에서 추천한 전시회 할인 티켓으로 일인당 2000원씩 싸게 다녀 왔다.

하루이틀 미루다 가보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한 적이 많아 이번엔 부지런히 다녀 왔다.

 

 

증거샷~!

 

 

어디나 그렇듯이 전시장앞에는 기념품 판매대가 있다.

상혁이는 전시회보다도 여기에 있는 것을 더 좋아했던 눈치다.

 

 

작품 설명을 해주는 DVD.

도슨트 시간이 오전 11시와 오후 2시인데 우리는 12시에 갔으니 이거 하나 사서 나중에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언제 다시 찾아보게 될까 싶어  꾹 참았다.

dvd 찾아보기는 꽂힌 책을 들추는 것보다 더 힘들다.

 

 

익숙한 그림들이 많다.

천정이 높고 넓은 집이라면 이런 멋진 명화 몇 점을 걸어 두고 싶은데.

 

 

'플란더스의 개'의 마지막 장면은 네로와 파트라슈가  노틀담 성당에서 루벤스의 '성모의 승천'이라는 작품 앞에서 숨을 거두는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이 전시회와 아무 연관없을 것 같은 dvd가 이 곳에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

 

 

만화경.

 

 

 

요지경 속일쎄~~~.

 

 

수동 오르골. 

 

 

이것은? 

모네의 '까치'라는 작품으로 내가 2000피스 퍼즐을 갖고 있기에 들여다 보았다.

 

 

양쪽에 그림 2장을 놓고 보는 입체 망원경이다.

명화를 매개로 한 상품의 다양함도 재미있고 서점에서 보기 힘든 귀한 책도 눈에 띄어 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고 무지 힘들었다.

에고~! 회사만 계속 다녔어도 몇 권 사는건데. ㅠㅠ;

 

전시회장 입구에서부터 기분 좋은 책선물을 받고 이것저것 명화와 관련된 상품을 구경하고 나니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발걸음을 옮긴다.

막상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가 만나는 거장의 작품은 여러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의 기쁨을 선사했다.

도슨트가 없었어도 그림 앞에 서서 하나와 상혁이와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보면 낯모르는 해박한 지식의 관람자가 설명을 해주고 어린아이다운 발상으로 그림의 느낌을 말하면 어른들 모두 하하호호 웃기도 했다.

그렇게 삼삼오오 떼지어 다니며 감상하는 따뜻함이란~!

그림중에는 우리의 눈과 귀에 익숙한 그림과 화가도 있고 그렇지 못한 그림과 화가도 있으나 어느 그림에서건 마음은 경건해진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내 눈엔 그림을 감싸고 있던 액자에도 관심이 갔다.

곧고 매끄러운 액자가 아닌 손으로 울퉁불퉁 만든 것 같기도 한 액자,

구석구석 지난 시간의 더께가 내려 앉아 숙연해지는 액자,

그림에 비해 엄청 커다란 액자.

화려한 액자가 아닌 그림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액자가 흥미롭다.

밖은 바람이 불고 춥기도 했지만 한바퀴를 다 돌고 나와서는 또 한번 돌고 싶은 욕심이 났다.

의외로 상혁이는 이런 시간을 지루해하지 않았다.

하나도 다른 이유로 좀 투덜거렸으나 그림앞에서 여러각도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난 후로는 그것을 즐기는 듯 보였다.

마지막 코스에서는 나무 마루가 깔린 시청각실에 자유롭게 앉아 영상으로 전반적인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별한 선물. 모네

 

전시회 티켓도 3사람이 6000원을 할인받아 갔는데 입장하는 사람들중 성인여성에게는 화장품 샘플도 주고

초등학생에게는 저 책을 선물로 준다.

 

 

전시회도 좋았지만 마침 집에 없던 모네의 책을 다른 시리즈 책이랑 꽂아 놓고 보니 횡재한 느낌이다.

 

 

모네의 책을 들추어 보면 중간에 이 그림이 있다.

이 건물은 당시 베네치아 총독의 궁전인데 양쪽에 커다란 태극기가 걸려 있다.

모네가 이 그림을 1908년에 그렸고 1907년은 고종의 헤이그 밀사 사건이 있었고 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으니 과연 그 오랜기간동안 저 곳에 태극기가 걸려있었을런지는 모르겠는데 신기한 일이다.

 

 

모네의 책을 받아들고 생각나는 책이 있었다.

상혁이가 갖고 있는 책 중에 '리네아의 이야기' 라는 시리즈중 '모네의 정원에서'.

이 책의 삽화를 보면 파란 눈의 서양아이가 아닌 동글납작한 검은 머리의 소녀가 주인공이다.

알고보니 리네아는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해서 탄생된 주인공이며 삽화를 그린 안데르손의 실제 딸이기도 하고 다정한 모녀로 소문이 나 있단다.

 

 

이웃 집 할아버지와 리네아는 모네를 만나기 위해 파리로 떠난다.

 

 

모네의 부엌도 구경하고

 

 

수련이 있는 연못도 구경한다.

ㅎㅎㅎ 저 수련, 퍼즐로 상혁이 방에 걸려있다.(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603048)

 

 

모네가 늘 앉아있던 벤취에 앉아도 보고.

 

 

다녀와서는 파리 여행에서 가져온 그림 엽서와 차표,비둘시 깃털 한 개등을 게시판에 붙여 놓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실제로 친한 친구 사이인 작가와  삽화가,그리고 리네아가 함께 한 여정이었던 것이다.

 

 

우끼요에에 반해 자포니즘에 빠진 모네는 일본식 다리를 자신의 연못에 지어놓고 수많은 수련을 그렸는데

그런 모네가 우리 한국과 아주 무관하지 않은 화가라는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

 

 

루벤스,바로크 걸작전    http://www.korearube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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