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하나의 글-상혁이의 누나 화 풀어주기 대작전!!!

hohoyaa 2006. 4. 14. 21:33

2005.08.12

 

 

 

나는 가끔 2년 연속으로 같은 반이 된 악연의 친구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르곤 한다.

 

(이유: 내 단짝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내가 교실에서 애들과 놀고 있을 때 복도에서 내 욕을 하고 다녔단다.)

 

어젯밤이 바로 그 날 이었다.

상혁이와 재미있는 놀이(?)를 하다가 맘 한구석에서 갑자기 ㅇㅇ이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하고 있던 놀이를 그만두고 상혁이에게 자자고 했다.

상혁이는 나에게 "왜?" 라고 물었다.

 

나는 "누나 친구가 있는데 게속 그 애가 누나를 괴롭혔거든? 그래서 지금 너무 화가 나서 자자고 그런거야..."

 

"아하~ 그렇구나~"

 

"그래... 그러니까 빨리 자자...? 응?"

 

"누나야 그러면 내가 자면서 누나 화 푸는 방법 알려줄께!!!"

 

나는 썩 믿음이 가진 않았지만 그 방법이 궁금하기도 하고 내게 신경 써주는 상혁이가 고맙기도 해서 말 해 보라고 했다.

 

"알았어. 그러면 첫번째~! 누나가 그 ㅇㅇ이 집에 가서 ㅇㅇ이 시계를 뿌셔!!! 그래서 ㅇㅇ이가 '하나야, 니가 그랬니?' 하고 물어보면 '아니!' 라고 그래."

 

"풋~!" 나는 어이없기도 하고 귀여워서 그냥 웃어버렸다...

 

내가 웃자, 상혁이가 물었다.

 

"누나야, 화 풀렸지?"

 

난 정말로 풀린 것 같지가 않아서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이 나타났다.

 

"그러면 누나야, 그 ㅇㅇ이가 화장실에서 쉬 할 때 불 꺼버려. 그리고 그 ㅇㅇ이가 나와서 '하나야, 니가 그랬니?' 하면 '아니.' 라고 그래."

 

순간 나의 웃음병이 재발하고 말았다... 나는 5분 간 쉴새없이 웃었다. 상혁이가 그 웃음이 화가 풀렸다는 뜻인 줄 알고 다시 물었다.

 

"누나야, 화 풀렸지?"

 

난 그 이야기를 듣고도 정말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아니면 상혁이의 엉뚱한 작전을 더 듣고 싶었는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누나야, ㅇㅇ이가 화장실에서 응가할 때 바람 나오는 거 (환풍기) 끄고 불도 꺼. 그리고 ㅇㅇ이가 나와서 '하나야, 니가 그랬니?' 그러면 '아니~!' 라고 그래. 됬지?"

 

"푸하하하하하~~~~~~~~~~~!"

 

"누나야, 화 풀렸어?"

 

나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상혁이는 좀 지쳤는지, "어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화 풀려?"

 

그렇지만 여기에서 포기할 상혁이가 아니다.

 

"그러면 누나야, 누나가 ㅇㅇ이 방에 들어가서 불(상혁이는 전등을 불이라고 한다,)다 빼버려. 그래서 ㅇㅇ이가 '하나야, 니가 그랬니?'라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그래. 알았지?"

 

나는 배꼽이 빠질 것 같았다. 이런 엉뚱한 작전은 상혁이가 아니면

생각 할 수도 없을 것 같앗다.

 

상혁이는 다시 화가 풀렸냐고 물어봤고 난 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상혁이는 또 다른 방법을 얘기했다.

 

"그러면 누나야, 학교 가서 ㅇㅇ이가 물 마시려고 컵에다가 물 받아 놓으면 누나가 다 마셔버려. 그래서 ㅇㅇ이가 '하나야, 니가 마셨니?' 그러면, 누나가 '아니~~'라고 해. 됬지?"

 

"누나 아직 화 안 풀렸어" (나는 순간 적으로 장난기가 발동했다.)

 

"(조금은 지친듯이...)그래..? 그러면 누나야, 학교에서그 ㅇㅇ이 뒤 에서 살금살금 따라가다가 누나가 '메롱~!메롱~!'이렇게 놀려. 그래서 ㅇㅇ이가 누나 보면서 '하나야, 니가 그랬니?'이렇게 물어보면 누나가 '아니~!!!'라고 그래... 됬어?"

 

나는 상상을 해 보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애 뒤에서 메롱메롱~! 하는 장면을...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났다.

 

그리고 또 다시 묻는 상혁이 "화 풀렸어???"

그리고 또 다시 대답하는 나. "아니..."

 

"(작은 소리로...) 에휴... 아직도 안 풀렸어...? (다시 활기차게) 그러면 '톰과 제리'에서 나온 것 처럼 ㅇㅇ이가 멋있는 남자 보고 막 따라갈 때, 문 닫고 열쇠로 잠궈서 그 열쇠를~~~... "

 

"열쇠를 뭐?" (나는 생각했다. 열쇠를 쓰레기 통에 버리라고 말할까? 아니면...)

 

그리고 나의 이런 저런 상상이 끝날 때 쯤 상혁이의 대답이 나왔다.

 

"먹어버려~!!!"

 

순간, 나는 그 엉뚱하고 기발한 대답에 중심을 잃어서 침대 밑으로 덜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침대 위로 올라와서 무려 10분 동안이나 웃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 시간을 누워서 화 푸는 방

법을 얘기하고, 또 그 방법을 듣고 마구 웃으면서 잠이 들었다...

 

(원래는 그 방법이 스무가지도 넘는데, 내가 햄스터나 물고기 못지 않게 기억력이 안 좋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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