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주고 산 다육 식물 '홍옥'의 한 녀석이 똑 떨어졌다.
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녀석을 포기할까하다가 한번 살려 보기로 했다.
엄마에게서 떨어져 나간 어린 녀석을 잘 살리려면????
1,일단 배고플것이니 물을 듬뿍 준다.
2,날마다 요리 조리 만져보며 애석해 하고 불면 날아갈 쌔 한시도 가만 내버려 두질 않는다.
3,날이 갈수록 정신을 못 차리는 기미기 보이면 아예 영양제 물속에 담근다.
위의 방법대로만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ㅡㅡㅡ>다육이 죽이기에.
올 해 초등학생이 된 울 상혁이.
누나와 달리 매사에 불안 불안이다.
하나가 입학 했을 때,같은 반 친구 엄마가 하나에게 자기 아들과 친하게 지내라며 전화 번호를 묻더니 날마다 전화해서는 학교에서 자기 아들이 어떻게 생활 했는지를 물었더란다.
숙제는 무엇이고 준비물은 무엇인지,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사는 그 엄마, 날마다 학교에 와서 살다시피하면서도 ...^^;
우연히 만난 그 엄마는 내게 자기 아들이 학교를 일찍 들어가는 바람에 안심이 안 되었는데 입학식 날 똘똘한(?) 하나를 보고는 저 아이에게 내 아이를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나?
그런데 어쩌나??울 하나도 학교에 일찍 간 케이슨데...
게다가 당시 회사 일이 너무 바빴고 상혁이가 태어나는 바람에 책가방도 혼자 챙겼으니 준비물 빼 먹기는 기본이었다.
입학 전 미리 준비한 크레파스며 색연필,색종이,가위등을 학교에 가져 가는 날이 없어서 한번 물어 보았더니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다 주신다고 가져 갈 필요가 없다니 정말 학교가 많이 달라졌구나 감탄도 했다.
그러나 면담일에 만난 선생님께선 하나가 하도 준비물을 안 챙겨 오길래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려 했는데 어는 날부터인가는 챙겨와서 친구들에게도 나눠 주더란다.
아~ 부끄러워.*ㅡㅡ*
그러니까 그건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선생님이 준비물을 안 갖고 온 애들에게 나눠 주신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런 하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 엄마는 학년이 바뀌어서도 계속 하나에게 전화를 했다.
요즘 내 마음이 그 때 하나에게 매달리던 그 엄마의 심정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다.
뭔가 부족한게 있는가 싶어서 미리 앞서 걱정하고 과장 된 모습으로 관심을 표현한다.
점수에 상관 없이 받아 쓰기 시험을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대견하고,아침마다 군소리 없이 일어나는 상혁이가 기특해서 한참을 안아 주면서 잠을 깨운다.
ㅡㅡㅡ>이런 장면을 하나에게 걸리면 그 날은 내가 피곤해지는 날이다.
상혁이가 하는 모든 어리숙한 행동은 우리 가족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한 편으론 걱정거리가 되어 앞 날을 미리 생각하게도 한다.
한 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저 쬐끄만 녀석의 강한 의지를 보니 울 상혁이를 좀더 강하게 키워야지 싶다.
다육이의 뿌리를 내리게 하려면 절대 물을 주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그 어린 녀석은 스스로 물을 찾으려 저렇게 실처럼 가느다란 뿌리를 내려 척박한 돌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
이렇게 가다보면 물을 만날 것이라는 희망도 한 몫을 할 것이다.
반대로 보기에 안 되어서 물을 주면 그냥 현실에 안주해 뿌리내리기를 포기하고 결국은 자생 능력을 상실하는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홍옥의 여린 뿌리를 보여 주며 일장 연설을 했다.
너무 신기해~너무 신기해~.하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소홀하다 싶은 것은 너희를 이렇게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야.그러니 감사 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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