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유학생

hohoyaa 2007. 1. 10. 18:07

 

 

아주 오래 된 책이다.

프랑스 작가가 쓴 책으로 그 해 프랑스의 무슨 문학상인가를 받았다는 화제의 베스트셀러.

이 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것조차 잊고 있었는데 요즈음 이 책이 가끔씩 나와 있는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꽂아 놓으면 또 나와 있고,또 나와 있고...

 

이런 생각을 해 봤다.

 

혹시 하나가?

이제 중학생이 되니까 독서의 폭도 넓어지고 이런 책이 궁금할 수도 있겠다.

나 역시 중학교 시절부터는 한국 단편과 세계문학을 읽었으니 하나에게도 이번 겨울 방학에는 한국 대표 단편 읽기를 권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이드 라인을 설정해야 할지 어째야 할지 고심도 하고 있던 중 자꾸 이 책이 나 몰래 돌아 다니는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알고 보면 대단한것이 아니지만 일단 내 눈을 피한다는것이 염려스러웠다.

 

혹시 하나 아빠가? 

하나 아빠에게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모르는 눈치다. 그러면서 '아까 보니까 상혁이가 꺼내던데?'한다.

 

상혁이가?

물어 보았다.

"상혁아 이거 네가 꺼냈니?"

"네~."

"왜? 읽으려고?읽었어?"

"나는 유학생이니까~."

"응?? @ @"

 

하나 아빠가 하나에게 '유선생'하고 부를 때가 있다.

유선생~ 밥 먹자. 유선생~자야지,유선생~,유선생~,,,,,,

그러면 하나는 재미 있어하고 말도 잘 듣는다.

그렇게 부른지 10년이 넘었으니 우리는 의식을 안 했다.

상혁이가 누나에게 공부를 배우면서는 누나를 선생님처럼 생각하고 선생님이라 부르라고 했다.

상혁이는 꼬박 꼬박 '선생님,있잖아요.' 하면서 곧잘 따른다.

어느 날 아빠가 '유선생~ 식사합시다.' 하니까 상혁이가 먼저 와 앉으며 '유학생도 밥먹으러 왔어요.'해서 모두가 깔깔대며 웃었다.

상혁이는 누나는 선생님이니까 자기는 학생이라 생각했나 보다.

그러니 자연 책꽂이에 꽂혀있던 저 책이 어찌 궁금하지 않았을까?

아마 쬐끔은 읽었는가 보다.

어느 날은 유학이 뭐냐고 물어봐서 아빠가 설명 해 준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제야 생각난다.

 

오늘도 저 '유학생'은 우리집 유학생'의 손안에서 한동안 탐색을 당하다가 바닥에 고단한 몸을 뉘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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