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엄마, 착하게 좀 말해 주세요."

hohoyaa 2006. 6. 30. 18:18

 

상혁이는 왼손잡이.

그래서 한글 쓰기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올해 초 한글을 배웠는데,

한동안은 글씨를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쓰는 바람에 난감하기도 했었구요.

지금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헛갈리나 봅니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에 비해 수명이 짧다는 보고가 있더군요.

생활 환경이 오른손잡이 위주로 되어 있어서 안전사고가 많다구요.

 

 

 

 

왼손잡이가 많은 서양은 왼손잡이 전문 스토어나 상품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아직이잖아요.

선물 받은 '24k 순금 도금, 머리가 좋아지는 스푼'도  상혁이에게는 버거운 짐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구나 식탁에서는 옆사람들이 불편해 하고 눈총 받기 십상인 왼손잡이를

오른손으로 바꿔 주려고 자꾸 자극을 주었더랬죠.

 

하루는 하나가 흥분을 하며 학교에서 배운것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상혁이를 그대로 두라고...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바꿔 주려고 하면 아이가 산만해지고

종국에는 자기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나요?

그러니까 상혁이를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말고 안전 교육을 잘 시키면 될거라네요.

 

 



일기를 쓰자고 했더니 상혁이는 왼손으로 연필을 잡았다가 얼른 오른손으로 옮겨 잡습니다.

오른손으로 쓴 글씨는 힘이 없고 자신도 없어 보입니다.

괜찮으니까 왼손으로 쓰자고 했더니,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다시 옮겨 잡았답니다.

모처럼만에 제법 긴 일기를 썼네요.

사실 상혁이보다 제가 먼저 지쳐서 극한의 인내심이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색을 안한다고는 했는데 그래도 아이는 뭔가 느끼고 있었을까요?

"좀 착하게 말해 주세요~."하는 한마디에 움찔 했었답니다.

 

요 근래에 초등학교 1학년생을 때리는 선생님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았잖아요.

느릿한 우리 상혁이가 혹시 그런 아이가 되지나 않을까해서 어떻게든 한글을 떼고

선생님이 써 주시는 '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알림장?을 잘 받아 적어 왔으면 좋겠습니다.< P>

 

정말로 정말로 우리 하나는 그런 걱정없이 학교에 보냈는데 상혁이는 좀 달라요.

이런 마음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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