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책읽기/책장을 덮으며(book review)

역사의 날실에 개인사의 씨실을 교차시킨 '홍도'-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대현著

hohoyaa 2013. 10. 16. 16:30

 

그 때가 언제였던가?

갓 결혼한 남편의 후배부부로부터 초대받아 갔던 그 신혼 집에는 혼불 한 셋트가 꽂혀있었고 그것은 후배의 남편이 후배의 생일을 기념해 선물한 것이라해서 참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까지도 최명희의 '혼불'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홍도'라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느껴지는 미진함을 떨쳐낼수 없었다.

그것은 433년을 살아낸 여자 '홍도'의 이야기가 입체적 구조를 갖고있지 않음에 있는 것 같다.

역사 속 실존 인물들과 사건에 홍도라는 여인을 녹여내는 것이 그만큼 힘든 것이리라.

무언가 내가 깊이 빠져들고 수긍할만한 것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자꾸만 작가를 채근하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눈길을 잠시 '혼불문학상'으로 돌리게 되었다.

당장은 내 마음을 잡아끌지 못하지만 올해 2013년도 '혼불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아마도 '혼불문학상'의취지에는 맞는 것이겠지싶어 혼불문학상에 관해 찾아보았다.

 

소설가 최명희(1947∼1998)와 우리 겨례의 숨결에 불을 지핀 그의 대표작 역사 대하소설‘혼불’의 가치를 기리기 위한 문학상이 제정됐다.

 전주문화방송(대표이사 선동규)이 5천만 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전 '혼불문학상'을 제정하고 이와 더불어, 혼불문학축전을 함께 진행한다.

 또한 이번 공모전은 전라북도와 작가 고향인 전주시, 소설 '혼불'주요 무대인 남원시, 작가 모교 전북대학교를 비롯해 전북문인협회, 전북작가회의, 최명희문학관 등 전북 지역 문학단체도 함께한다.

 혼불문학상은 문인과 신인, 문학청년 누구나 동등하게 참가할 수 있는 장편소설 공모전으로 최명희 작가 역시 장편소설공모전을 통해 '혼불'을 내어 작가 이름과 문학 혼을 각인시킨 바 있다.

 장편소설 공모를 통한 혼불문학상은 '혼불' 작가인 고 최명희 선생을 추모함과 동시 '혼불'의 문학적 가치와 위상을 새롭게 정립, 한국문학을 이끌어나갈 역량 있는 문학인을 발굴?지원을 취지로 진행한다.

 공모 자격은 신인과 기성 작가 제한이 없으며 내용 또한 주제와 소재 제한 없는 미 발표 장편소설(200자 원고지 800매 이상) 이어야한다.

 

중략- 


 

기사입력: 2011/01/17 [22:46]  최종편집: ⓒ 전북매일신문

 

이야기는 핀란드의 헬싱키 반타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안에서 시작된다.

정여립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 동현은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 그 지나온 이야기를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치부하며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선조 22년, 정여립의 기축옥사를 시작으로 해서 신유박해에 이르기까지 허구의 인물 어린 홍도를 중심으로 시간의 날실에 사건의 씨실들을 적당히 교차시켰고 중국 고대 신화인 월궁항아로 인해 홍도의 신화적인 이미지도 탄생하게 되고 환생을 다루기도 한다. 아마 그런 점이 나의 빈약한 상상력에 제동을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왕에 역사적 사실에 의거해 쓰는 작품인만큼 기축옥사라던가 임진왜란,신유박해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배경을 좀 더 치밀하고 깊게 파고들었더라면 대하소설못지않은 대작이 되었을 것 같다. 

"나는 400년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라는 띠지의 문구에서 보이는 그 막연한 기다림이 막상 소설 속에서는 그리 절절하지 않음에, 초반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오히려 급하게 막을 내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에 안타깝다.

 

일개 독자로서 감히 수상작을 놓고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지만 나의 감상은 그렇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정여립,몽상가의 자유
강흥수 저
혼불 세트
최명희 저
홍도
김대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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