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올이 만지기(knitting)

갑갑한 장마철, 하루만에 뜨는 간단볼레로

hohoyaa 2013. 7. 18. 19:20

후니마미님이 보내온 여름 선물입니다.

일본에서 한국에서 같은 책을 보고 같이 만들어보자고 나팔꽃카드와 손편지까지.......

눅눅한 장마철을 단번에 날려버린 상쾌한 민트색상들.

침침한 눈은 물론 가슴속까지 박하향이 감도는 기분입니다.

 

 

코바늘로 만드는 작품들이지만 표지의 아란무늬 빨간조끼처럼 대바늘 기분도 낼 수 있군요.

책의 표지에는 일주일이면 완성할 수 있는 베스트라지만 막상 시작하면 하루이틀만에도 완성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입니다.

저역시도 표지의 빨강이  이뻐보여서 빨강색실이 있다면 이 작품을 뜨고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책구경을 하던 딸아이는 이것과 같은 색으로 똑같은 옷을 떠달라고 주문을 합니다.

마음같아선 그렇게 해주고 싶지만 실을 새로 사기도 그렇고 때문에 고민하다가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이 디자인도 귀여워서 좋아보여요. 색감도 좋고.

이것 역시 같은색의 실이 있으면 좋겠지만 여름에는 그저 화이트나 아이보리도 좋지않을까 자위를 하며 만약 색상이 맘에 안든다면 내가 입으리라하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아~, 이 실은 몇 년 전 딸아이의 원형볼레로를 만들어주고 남은 실입니다.

대바늘 원형 볼레로( Kunst Knit )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07239

2006년도에 쓰고 남은 실이라 불안했지만 실상태는 의외로 좋은 것 같아서 안심입니다.

 

 

한 볼에 40g씩 5개니까 200g.

어쩌면 아슬아슬 될 것도 같은데 혹시 실이 모자라면 마무리는 다른 실을 이용해야겠어서 그 실도 미리 찾아놓았습니다.

 

 

실과 디자인이 결정되니 진도는 일사천리.

너무 급하게 마음먹어 중간에 몇 번을 풀어서 다시 뜨긴 했지만 실도 중간굵기이고 디자인역시 이음새가 없이 한 번에 뜨는 것이라 아주 편합니다.

실제로 이 전에 조끼를 하나 떴는데 앞판 뒤판 다 떠놓고 앞뒤 이어주는 게 귀찮아서 미루어 둔 채 아직이랍니다. ^^;;

이번 볼레로의 마무리 전 마지막 단인데 실이 조만큼 남았어요.

 

 

그리하야 마무리에 투입 될 실을 찾았습니다.

이 실역시 오래 된 실이지만 상태 좋아요. *^^*

파인애플 스웨터  http://blog.daum.net/touchbytouch/1511887

반짝이가 들어가 실자체로는 이쁘지만 과연 바탕색인 베이지에 어울릴런지 그것이 문제입니다.

 

 

혹시나 혹시나하면서 에징 전 마지막단까지 해봤지만 역시 에징은 다른 실을 서야할 듯 합니다.

 

 

클린 코튼 라메를 볼레로에 대보니 색이 좀 튀어보이네요.

그대로 진행을 하려니 마음이 찜찜합니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보물상자를 열었습니다.

어떤 실은 아예 미개봉상태의 팩단위로 갖고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사용하고 남은 낱볼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혹시나해서 바닥까지 뒤집어서 실을 찾노라니.......

 

 

이런 므흣함이~!!

대바늘 원형볼레로를 뜨면서 게이지를 냈던 스와치와 에징은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자투리실이 나왔습니다. 이런게 정말이지 횡재한 기분이라지요. 실은 언제 어느 때 어떤 식으로 필요하게 될지 몰라 일단 보관부터 하던 습관이 이런 경우에 빛을 발합니다.

 

 

더불어 라메도 한봉지에 같이 모셔져 있더라고요.

아마도 모자를 뜨다가 말았던 것 같은데 남은 실로 모자나 완성할까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하. 우여곡절끝에 한가지 실로 완성을 했습니다.

보기에는 좀 아줌마스타일이라 제가 입을까 어머니께 드릴까했는데 딸아이가 냉큼 도장을 찍었답니다.

대바늘 원형볼레로를 입었던 딸아이가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같은 실을 사용한 이 볼레로를 입게되다니~.

세월이 참 빨라서 엄마는 나이들어가고 초등학생이던 딸아이는 이제 숙녀가 되어가지만 그 세월동안 본연의 색을 간직한 채 묵묵히 구석에 쳐박혔던 실에게도 고맙고 그렇습니다.

 

 

완성은 진즉에 했지만 궂은 날씨핑계를 대가며 차일피일 모델서기를 미루던 딸아이.

오늘은 차돌박이넣은 된장찌개를 먹이면서 살살 꼬드겨 사진을 찍었습니다.

날은 덥고 습한데 엄마는 사진을 찍겠다는 일념하에 바지입은 딸아이에게 원피를 덧입히고 저 볼레로를 매만지다보니 딸아이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미안했습니다. 불평없이 입어주고 포즈를 취해 준 딸아이에게 말이지요.

대학생이 되어서 간혹 모녀간에 의견충돌이 생기곤 했는데 오늘같아선 앞으로 절대 딸아이에게 간섭을 하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고 무조건 믿어줄 것 같습니다.ㅎㅎ

 

이제 한작품 완성하고나니 뒤늦게 발동이 걸려서 배고픈 이리가 황야를 헤매이듯 또 다른 무엇인가를 뜨고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됩니다. 될 수 있으면 남은 실들을 이용해서요.

지리하고 긴 장마철에 이리 실과 바늘을 잡고있노라니 스트레스가 좀 날아가는 것 같아요.

 

 

왕초보 코바늘 손뜨개
하네다 미카 저/호시카와 유카 저/김수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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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멋진 태팅레이스
모리모토 토모코 저/정상미 역/유하경 감수/하미경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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