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카톡 언어폭력에 대응하는 누나의 자세

hohoyaa 2012. 11. 13. 23:53

어제 저녁, 바둑교실에 가있는 상혁에게서 누나에게로 카톡이 왔다.

 

 

언제나 그렇듯이 엄마에게가 아닌 누나에게 카톡을 한다는 것은 무언가 일이 생긴 것임을 직감한 누나.

보이스톡으로 동생과 통화를 하면서 지금 어디인지,누나가 지금 그쪽으로 갈까,울지 말고 찬찬히 말을 해보라고,일단은 바둑을 끝내고 집에와서 이야기하자고 그렇게 긴박하게 통화를 끝냈다.

 

 

시작은 아주 평화로운 인사.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우현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상혁이의 동급생이 돌변을 했다.

인피니트의 팬인 그 동급생의 카카오스토리를 오가며 장난스레 댓글을 단 것이 화근이 되어 그 동급생은

급기야 자신의 지인과 함께 상혁이를 단체톡으로 초대를 해서 좀 거친 언사를 사용했던 듯 하다.

마음약한 녀석은 자기때문에 엄마가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해 감히 엄마에게는 알리지 못하고 대신 누나에게 구원을 청한 것이다.

 

아래는 상혁이가 돌아와 채팅방에서 오간 메시지들을 모두 읽은뒤 그들 두명에게 누나가 전한 메시지.

선글래스로 가린 학생은 닉네임이 X였는데 밤사이 닉네임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

 

 

이상은 X와의 카톡.

 

 

동급생과 X와의 단체톡.

 

 

알고보니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학생이었는데 어쩌다 감정에 휩쓸려 그런 심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는지.......

 

 

오늘 아침 학교에서 만난 두녀석은 서로 피식 웃으며 화해를 했단다.

그러면서 상혁이 누나가 욕대신 존댓말을 하니까 더 겁이 나서 X 도 더이상 욕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잘지내자는 다짐을 했나보다.

 

뉴스에서 단체카톡으로 한사람을 괴롭힌다길래 그저 남의 일인줄로만 알았는데

그리고 우리 상혁이는 욕을 못하는 줄 알았더니 어디서 배웠는지 연신 ㅅㅂ ㅅㅂ하는 욕설에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

그런 욕을 하던 입으로 어떻게 엄마한테 뽀뽀를 하느냐고 한마디했더니 엄마를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며

안마로 용서를 구했다. 앞으로 중학생이 되면 더욱 다채로운 욕의 세계로 입문을 하게 될터인데

미리 마음을 다스려야만 할 것 같다.

참 어지러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