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고3 수험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팍팍한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자살소식이 그것을 대변해준다.
그런데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딸과 딸의 친구들에게는 그런 뉴스가 정말이지 뉴스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고맙기만 하다.
지난 주 하나는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결석을 했는데 그 결석에 관한 친구들의 반응이 재미있어
캡쳐를 부탁했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는 하나가 결석을 했다.
마침 사회문화가 들은 날이었는데 그런 하나가 결석을 하니 교실이 너무 조용했나보다.
사문선생님이 "오늘 하나 결석했니? 하나가 없으니까 수업이 너무 조용하고 재미없구나."
하시면서 하나가 수업시간에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입이 아픈 것이냐고 물으셨단다.
그이야기를 전해들은 하나는 기분이 좋았단다.
선생님이 그리워하는 학생.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학생.
반친구들이 기다리는 학생.
그 학생이 바로 유.하.나.이다.
요즘 아이들은 별명도 그야말로 센스돋는다.
고3이라 친구의 결석에는 관심도 없을 것이라고 예단한다면 아이~아니~아니되오.
수업시간 끝나는 종이 울리면 모두들 일사분란하게 책상에 엎드린단다.
이 사진속에 하나있다~.
좁은책상에 캘린더는 왜 세워들 놓는 것인지?
자는 모습을 찍은 친구가 하나에게 아기천사라는 오글오글한 별명을 지어주었다고.
하나는 오늘도 명랑바이러스를 퍼뜨리기 위한 사명감으로 학교에 갔다.
학교는 더이상 순수한 학문의 장이 아니지만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순수하다.
학교는 행복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불굴의 의지로 행복하고자 한다.
너희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후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리라 믿는다.
'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학동 유배... (0) | 2012.08.08 |
---|---|
청림서당 가는길 (0) | 2012.07.29 |
손녀딸 하나가 외할머니께. (0) | 2012.06.18 |
텝스보고 온 딸,분노의 휘갈김 (0) | 2012.06.04 |
지금을 돌아보고 만족할 수 있다면....... (0) | 2012.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