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가 있어 된장,고추장을 직접 담가먹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아파트에 산다는 미명하에 이곳저곳 쇼핑몰을 기웃거리는 실정입니다.
그러다가 몇해 전 제 입맛에 맞는 고추장을 발견했지 뭡니까.
들척지근하거나 텁텁하지 않으면서 캡사이신의 매운맛도 아닌 칼칼하고 깨끗한 고추장.
향매농원의 매실고추장이 그것이었습니다.
고추장과 더불어 장아찌도 판매하는데 아들내미가 그 장아찌를 좋아하는지라 만족스럽더군요.
그리고 오늘아침 전화가 왔습니다.
구정택배발송은 이미 마감이 되어 밤사이 올린 제 주문건은 구정이 지나야만 하겠다시며
마침 사장님께서 춘천에 볼일이 있어 가시는길 중간에 들러가시겠다는 말씀이었어요.
정말이지 감동했습니다.
그저 택배발송이 마감되었다고-아니 대부분의 쇼핑몰은 그런 문자도 안주시고 공지만 걸어 놓기도 하지요.- 알리미만 주셔도 명절이니 그렇겠거니하고 기다릴 판이었는데 얼마 뒤 저희 집 벨이 울리고 사장님께서 직접 올라오시더군요.
사장님은 여자분이신데 얼마나 인상이 좋고 활기차신지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게다가 명절이라고 빈공간을 매실엑기스로 채워주셨으니 얼마아 황송하던지요.
그러나 제가 주문한 것과 내용물이 달라 다시 쇼핑몰로 들어가 확인해보니 매실장아찌1병과 매실고추장2병을 시킨다는 것이 그만 피클장아찌 1병과 매실장아찌 2병을 시킨 것으로 되어있더라고요.
하하하. 그러나 쇼핑몰에서도 역시 실수를 해서 피클장아찌 2병과 매실장아찌 1병을 갖고 오셨어요.
어째야하나 조금 망설이다 일단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흔쾌히 실수를 인정하시고 구정이 끝나는대로 고추장을 다시 보내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엊그제 가래떡을 어슷썰기해서 고추장과 파만 넣고 옛날떡볶기를 해먹었습니다.
그때에서야 고추장이 떨어진 것을 알게되었고 이번 연휴동안 애들 떡볶기를 해주려고 주문한 것이라 난감하지만 향매농원 사장님의 친절하심에 모든 것이 상쇄되어 그저 연휴 끝나기만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인가 봅니다.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지내시는 친정어머니가 우울해하시는 것 같아서 모시고 나가 점심도 같이 하고 백화점에서 아이쇼핑도 하고 모자도 사드렸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중에 경비실에 물건을 맡겼다는 우체국택배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보아하니 늘 커피를 주문하던 그 쇼핑몰.
아~! 내가 어제 구경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주문을 했나?
분명히 사고싶은 커피의 세일날짜가 아직이라 구경만 한 것 같은데 샀던가?
나이가 나이니만큼 이제는 결국 무엇을 샀는지도 모를 정도로 건망증이 심해졌다고만 생각을 했지요.
제가 주문한 물건인 줄 알고 박스를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보이시는지요~? 손글씨가 있는 엽서.
그렇다면 누군가가 보낸 선물이라는 것인데 누굴까??
척보니 근사한 선물임은 알겠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게이샤원두가 들어있는 선물셋트였습니다.
아~! 이럴 때 또 감동해야하는 것 맞지요?
엽서의 메모는 다른사람이 아닌 바로 커피전문쇼핑몰 카페뮤제오님이셨어요.
카뮤님이 직접 이런 메모까지 주시니 제가 엄청나게 매상을 올려주는가보다고 생각하시겟지요?
그러나 사실 제가 이 쇼핑몰에서 그다지 큰고객도 아닐뿐더러 존재감마저 희미하다고나 할까요?
커피를 좋아하면서도 주로 남이 올린 사진과 글을 구경만 하고 저도 두세번 글은 올렸지만 적극적으로 문의하고 글올리고 댓글달고하는 타입은 아니랍니다.
저희집에서 커피마시는 사람도 저혼자이고 가끔가다 남편과 함께하니까 많은 양의 커피는 필요없지요.
그렇다고 아주 비싼 머쉰이나 명품 포트를 산 것도 아니고요.
한달에 한번이나 잦다싶으면 보름에 한번, 그마저도 배송비를 아끼려고 기여코 30000원을 채우면서도 많이는 넘지않으려 애쓰던 얄팍함마저 있던 저였습니다.
그랬기에 예기치못한 이 행운이 잘못 온 것이 아닌가 했는데 엽서내용중에 제 이름 두자가 콕찍혀 들어가 있으니 이 행운이 현실인게지요. ㅎㅎ
인터넷으로 물건을 산다고 하면 연로하신 부모님들께서는 걱정이 많으십니다.
뉴스에서도 종종 사기당했다는 사람들이 나오는 세상이니 부모님의 우려또한 괜한 것이 아닌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제가 복이 많아서인지 일면식조차 없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이렇게 저를 감동시키는군요.
홀로 남으신 친정어머니때문에 요근래 심난하긴 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온 저를 반겨준 쇼핑몰의 손편지.
네, 카페뮤제오님의 바람대로 올한해 더욱 행복하고 좋은 일만 생길것 같아요.
기분좋은 쇼핑몰 소개합니다.
향매농원 http://www.nmaesil.com/shop/order/Ord_last.php
카페뮤제오 http://www.caffemuseo.co.kr/index.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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