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책읽기/책장을 덮으며(book review)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기리노 나쓰오'의 "OUT"

hohoyaa 2011. 7. 12. 14:35

 

 

 

어린 시절 '홈즈'와 '루팡','에드가 알랜 포우'가 그리도 재미있더니만 정작 성인이 되어 추리소설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에도 그 이상을 알려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코넬 울리치'(필명 ; 윌리엄 아이리쉬(William Irish) 혹은 조지 호플리(George Hopley)의

"환상의 여인"을 읽게 되었고 그 후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 그리고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을 읽으면서 장르문학이라는 것에 한걸음 다가섰다.

 

역시 재미있구나라는 만족감에 이리저리 구경을 다니다가 또다시 내 눈을 붙잡는 작가가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기리노 나쓰오'였다.

작가소개를 보면 읽고 싶은데 작품소개를 보면 차마 손이 가지 않던 작품이 바로 그녀의 작품들이다.

그래도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겨 "OUT"1,2 를 읽은지가 한참 되었다.

아! 이런 작가가 있었구나.

이런 작품을 쓴 이 여자는 괴물이다로밖에 칭할 수 없을 정도로 "OUT"을 읽고난 후의 충격이 커서 무감각한채로 하루, 그리고 일주일을 보낸 것 같다.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목록에 "아웃"을 선정한 타임지는 '기리노 나쓰오 작품의 매력은 책을 읽는 사이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절망과 폭력이다.' 라고 했다.

평범하게도 "아웃"은 어느 도시락 공장의 야근 4인방으로부터 시작한다.

맏언니격인 마사코와 조용한 주부 요시에,미모가 뛰어난 야요이와 환영받지 못하는 구니코.

이들이 이야기의 주축을 이룬다.

어두움이 밀려들 때면 도시락 공장으로 출근해서 다음 날 새벽까지 배당된 음식을 도시락통에 넣어야하는 작업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그들에게 어느 날 사건이 발생한다.

4인방중 가장 여성스럽고 약하다고만 생각했던 야요이가 충동적으로 남편을 살해한 것이다.

야요이는 마사코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고 마사코는 피하려면 피할 수도 있었던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한다.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여자가 시신을 유기할 방법으로 선택한 방법은 토막유기이다.

여자는 부엌에서 늘 칼을 사용하고 또 위기상황일 때 남자보다 훨씬 침착하기 때문에 실제 일본에서의 통계를 보면 토막살인의 범인은 남자가 아닌 여자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야요이에게는 남편이 들어놓은 보험이 있었기에 일이 끝나면 돈을 주기로 하고 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멤버들까지도 끌어들이지만 정작 마사코 본인은 돈을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각방을 쓰고 남처럼 살고있는 남편과 집안에서 마주쳐도 말한마디, 눈길 하나도 주지 않는 실어증에 걸린 아들. 마사코는 그로 인해 자신이 어느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에서 자신을 밀어낼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이 일이 터진 것이다.

그러나 사건은 단순하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단 한번만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일이 족쇄가 되어 그들의 인생을 파먹기 시작하는데 작가는 여성특유의 섬세함으로 인간본성의 내면을 끔찍하도록 태연하게 잘 파헤치고 있다. 작가가 여자라고해서 절대 감성적으로 빠지지않고 끝까지 어느 누구에게든 동정의 염을 두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나를 놀라게 했던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철저히 냉소적일 수 있는지.

가슴을 조이면서 또는 나의 내면을 들킨 것처럼 두려움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읽은 작품이 "OUT"이다.

 

기리노 나쓰오는 많은 작품을 냈고 상도 여러번 받은 상복많은 작가이다.

"아웃"을 다 읽고 다시는 이 작가의 작품을 보지 않으리라했지만 결국엔 또 다른 책을 샀다.

2005년 부인공론 문예상을 탄 "다마모에"라는 작품이다.

두 작품을 읽고나니 역시 기리노 나쓰오가 대단한 작가라는데 망설임 없이 표를 던진다.

"다마모에"에 관해서는 따로 글을 쓸 생각이다.

 

기리노 나쓰오(桐野夏生, 1951~)는 일본의 소설가이다 1993년 《얼굴에 흩날리는 비》로 제39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다. 그 후 1998년 《아웃》으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수상했다. 1999년 《부드러운 볼》로 나오키 상을 수상하고 2003년 《그로테스크》로 이즈미 교카 상을 수상한것에 이어 2004년에는 《잔학기》로 제17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하였다. 같은 해 《아웃》이 에드거 상 후보에 올라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아웃 1

저자
기리노 나쓰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7-05-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타임」이 선정한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 '여자 하드보일러...
가격비교


아웃 2

저자
기리노 나쓰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7-05-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타임」이 선정한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 '여자 하드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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