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3년된 정수기가 탈이 나서 새것으로 교환 받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정수기의 찬물이 미적지근하더군요.
그러다가 다시 차가워지고 어느 때에는 또 미지근하고.......
제 생각에 큰 고장은 아닌 것 같아 간단하게 A/S 받으면 끝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간단한 부품을 교체한 후에도 여전히 물이 전만큼 차갑지 않아 기사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아침 일찍 새것으로 갖고와 바꿔 주셨습니다.
소비자가 항의해서 바꿔준 것도 아니고 기사분께서 미리 특수 자재라는 커다란 박스를 챙겨 오셨더군요.
전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기에 기분이 좋다 못해 너무 황송하더군요.
또 컴맹인 저는 본의 아니게 인터넷 통신업체측의 A/S를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일단 접수가 들어가면 휴일이나 근무시간을 따지지 않고 바로바로 달려와 주는 기사분들께 정말 고마움을 느낍니다.
기사분이 오시면 평소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여쭤보는데 그때마다 그 분들은 싫은 내색없이 답변도 잘해 주시고 직접 손을 좀 봐 주시기도 하지요.
한잔의 시원한 물 한잔이나 과일 한조각에 묻어나는 그 분들의 미소를 보노라면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도 서비스를 하는 사람도 만족한 시간이 된 것같아 즐겁습니다.
그런데 혹시 1500원자리 샤프 펜슬의 A/S를 받아 보셨나요?
작년에 대학로에 나갔다가 우연히 연필 모양의 샤프를 발견하고 애들 앞으로 몇자루 사왔습니다.
뒷 부분을 눌러서 심을 빼는 것이 아니고 글씨를 쓸 때 가해지는 압력에 의해 자동으로 연필심이 나온다니까 호기심이 동하더군요.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니 신기하다고 이쁘다고 당장 자기네 필통 속으로 집어넣기 바빴지요.
그런데 울 상혁이는 그 호기심의 정도가 지나쳤는지 그만 샤프를 망가뜨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망가뜨린 시점이 작년 이맘 때였을 거에요.
얼마 사용해 보지도 망가뜨리니 서운하기도 하고 다시 사러 나가기에는 길도 멀고 차비 생각도 나고.......
어찌어찌하다보니 그 회사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는데 A/S를 해준다는 문구가 보여서 당장 망가진 샤프를 편지 봉투에 넣었습니다.
그러고는 또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올 해 서랍 정리를 하다보니 작년에 고이 모셔 둔 편지 봉투가 보이는 것이지요.
시간도 많이 흘렀고 다른 샤프도 있으니 그냥 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이왕 보내려고 준비를 해 둔 것이니 한 번 보내보자고 생각해서 우체국을 다녀 왔더랍니다.
이틀인가 지난 후 기대치 못한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보내 준 샤프는 어디어디가 고장이 났는데 아마도 사용 도중에 이러저러한 원인으로 고장이 난 것같아 그 부분을 수리를 해서 보냈으니 다음 날이면 받아 볼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1500000도 ,15000원도 아닌 1500원짜리 샤프 한 자루때문에 이런 전화를 받으니 어찌나 송구스러운지 고맙단 말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그러나 이 전화는 단지 시작에 불과 했던 것이지요.
다음 날 택배로 받아 본 A/S완료품에는 친필 메모와 함께 사용시 주의사항이 적힌 자료가 동봉되어 있는데다가 제 마음을 콕 찌르는 문구가 있었으니.......
250원 보통우편으로도 접수 가능하니 다음 번에는 그렇게 보내 달라는 업체측의 배려였습니다.
우체국도 가깝고 혹시나 분실되면 낭패다 싶어서 등기로 보냈으니 아마 그 얘기를 하시는가 봅니다.
저야 그렇다쳐도 업체측에서는 보통우편으로 보내셔도 되었는데 굳이 택배로 보내 주셨으니 이거~ 고장난 샤프 한자루에 들인 공이 어마어마합니다.
이번에 수리 되어 온 노란색 샤프와 집에 있는 자동연필을 같이 찍어 보았습니다.
연필이 마음에 들어 울 아들 생일기념으로 문구를 넣어 달라고 주문했던 연필도 보입니다.
요즘엔 연필보다 샤프가 대세인데 이런 연필 모양의 자동연필을 보니 향수에 젖게 되는군요.
칼로 연필를 깎을 때 느꼈던 향나무의 내음은 맡을 수 없지만 소비자를 배려하는 업체측의 서비스 정신은 오래도록 제 마음에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번엔 면생리대 A/S 건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작년 가을 제 블로그에 올렸던
"시판되는 면생리대 해부해 보았더니" (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847108 )
의 바로 그 면생리대 이야기입니다.
면생리대를 만드는 거의 모든 업체가 봉제나 단추,방수막등의 A/S는 우선적으로 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올 여름 그 중의 한 업체에서 특별한 메일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면생리대에서 방수능력을 강화시킨 신상품을 준비중인데 이미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사용중인 구형 면생리대를 보내 주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코팅방수막을 무료로 추가해 주는 이벤트를 실시하신다고요.
이런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업체 제품의 방수능력이 타사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타사 제품을 사용해 본 결과 방수막에 대한 안좋은 기억때문에 차라리 없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1차 이벤트가 끝나갈 무렵 다시 2차 이벤트 연장소식을 메일로 듣게 되었고 두번씩이나 권유를 뿌리치기에는 마음이 약한지라(?) 저도 다른 분들처럼 지난 일 년간 소중하게 사용하였던 면생리대를 염치불구하고 보냈습니다.
이 이벤트는 무료였기 때문에 우체국 택배 착불로 보내라고 안내되어 있었으나 미안한 마음에 발송료 정도라도 제가 부담을 해야할 것같아 택배비를 내고 보냈답니다.
면생리대를 차곡차곡 넣고 남는 공간에는 애교로 사탕을 넣어서 보냈지요.
달콤한 사탕때문이었을까요? 택배를 받으신 담당자분께서 친히 전화를 주셔서는 여러가지 조언도 해주시고 덕분에 저도 평소 궁금하던 것들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이번에 새로 교체해 주는 방수막에 대한 것이 제일 궁금하던 차에 그 물질이 타사 제품처럼 우레탄은 아닌지 (우레탄 방수막은 삶았을 때에 변형이 와서 아주 불편하더군요.ㅜㅡ;) 여쭈었더니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방수막은 의료용 실리콘을 코팅한 면이라 변형이나 샐 염려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실리콘이라면 제과제빵,떡을 만드시는 분들은 모두 잘 알고 계시듯이 인체에 무해한 물질입니다.
소비자의 애로사항을 귀기울여 듣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의료용 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와 연이 닿아 우리 여성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수막을 연구하고 이제 그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더불어 이미 팔려나간 제품까지 세세히 신경을 써서 방수막 무료교체 이벤트까지 해주신다니 우리 소비자로서는 이 아니 기쁘겠습니까?
방수막이 교체되어 다시 돌아 온 면생리대입니다.
다림질까지 해주셔서 새것이나 진배없게 보입니다.
제가 이 포스팅을 일찍 했더라면 혹시 한 분이라도 더 이혜택을 보실 수 있었을텐데 너무 늦은 소식에 안타까워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용서 바랍니다. ㅠㅠ
친절한 안내 문구도 함께 넣어져 왔더란말이죠~.*^^*
이것저것 관심있게 물어보는 아줌마를 귀찮아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자사 제품에 관심이 많은 것을 좋게 봐주셔서 그런지 오버나이트 한개를 선물로 주신다고요.
그 중 하나는 원단이 너무 낡아서 교체를 안하셨다더군요.
세탁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시기도 하고 이래저래 많은 조언을 주셨는데 아마 딸아이와 둘이 번갈아 사용하고 매번 삶다보니까 남들 2년 사용한 만큼 되었던 것 같아요.
작년엔 시험삼아 구입을 했기에 넉넉하게 사질 못해 이번기회에 신형으로 몇개 더 구입을 했습니다.
제품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고객 감동 A/S가 있기에 추가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좌로부터 많이 낡은 것과 실리콘 방수막 교체 제품,그리고 새로 나온 신형입니다.
마음같아선 실리콘 코팅이 된 방수막을 다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작년에 섣불리 면생리대를 뜯었다가 뒷감당을 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용기를 못내었습니다.
실리콘 방수막이 들어간 신형을 이번에 사용해봤더니 방수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개선이 되었더군요.
또 신형은 섬유의 조직이 달라졌습니다.
회사 홈피의 고객 게시판을 보니 융면의 기모가 신경쓰인다는 글이 몇개 있던데 아마 그 때문에 섬유조직을 바꾸면서 느낌은 젖었을 때에도 뽀송뽀송하게 유지되도록 노력을 하셨다 합니다.
이 사진은 기존 융면의 모습니다.
전 이것도 괜찮긴 했습니다만....... ^^
두개를 놓고 보니 신형이 더 좋아 보이나요??
이건 똑딱 단추가 떨어져 사용을 못하던 것인데 이렇게 감쪽같이 수리되어 왔어요.
낡은 것이지만 일일이 바이어스를 뜯어내고 내부를 꼼꼼히 살펴 실리콘 방수막을 추가교체하고 다림질까지 하고 나니 마치 새제품 같습니다.
저도 작년에 면생리대를 해부해 봐서 알지만 꼼꼼한 바느질 땀을 뜯어내고 다시 박음질하는 것이 상당히 번거롭고 귀찮은 작업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미 팔린 면생리대를 모른척할 수 있음에도 남이 사용한 면생리대를 일일이 뜯어서 다시 작업을 해주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이 샘솟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에 말이지요.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받을 때마다 새것처럼 기분이 좋다시더니 이런 기분이었나 봅니다.
새로 구입한 신형과 방수막이 교체되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면생리대를 딸아이의 편백 보관함에 넣어 주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간편한 일회용을 쓸 때 혼자만 면생리대를 쓰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달걸이 기간을 보내는 딸아이가 고맙기까지 합니다.
요즘 사춘기라 그런가 부쩍 예민한 딸아이.
괜한 설움도 많고 하나뿐인 동생에게도 관대하지 못해 까탈스럽게 성질을 부리는 딸아이.
한동안은 그런 딸아이가 괘씸해서 무관심을 가장하다가도 한 달에 한 번 마술에 걸리는 날이 오면 엄마로서의 본능이 살아 납니다.
옷장 서랍에 넣어 두면 좋을텐데 울 하나는 저렇게 책상에 두고 바라보는게 좋다고 하네요.
이유모를 짜증이 나서 눈물을 흘리다가도 엄마가 만들어 준 책상앞에서 역시 엄마가 만들어 준 저 편백나무 보관함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스르르 풀어진다나요.
상품을 만드는 것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치 엄마의 마음처럼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들어간 A/S야말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커다란 자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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