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은 경기도이다.
그러나 하나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중학교는 지역에서 진학해야 하는게 맞지만 하나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원인도 모르고, 그래서 치료약도 없다는 '알러지성 자반증'을 앓았었기에 유기농 채소와 혼식을 장려하는 근처 서울에 있는 사립학교로 보내고 싶어 시험을 보게 했다.
다행히 합격을 하고 즐겁고 건강한 학창 생활을 하고 있는 하나는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서울은 평준화 지역으로 추첨이라 들었는데 만약 추첨을 해서 우리 집에서 너무 먼 거리에 있는 학교로 배정이 될 경우 학교 근처로 이사갈 경우가 아니면 통학이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가 살고있는 경기도권으로 진학을 하려하니 경기도는 비평준화 지역이기에 입시시험을 봐야하니까 중학교 2학년인 올해나 내년엔 전학을 해야 하는데 일단 서울에 있는 학교를 졸업하면서 시험은 거주지인 경기도에서 볼수는 없을까 고민이 생겼다.
하나가 학교 선생님께 듣기론 학교보다 거주지가 우선하니까 우리 아이같은 경우에는 서울로 진학할 수가 없고 그러니 전학을 해야한다며 걱정을 한다.
갑자기 그 말을 듣고 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아 여기저기 아는 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역시 우리 같은 특이한 경우는 첨이라 잘 모르겠다 하니 교육청에 문의 하는것이 젤 낫겠다싶어 교육청 민원함엘 들어갔다.
먼저 남양주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 보았더니 중학교 졸업자로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는 응시할 수 있으나 중학교 졸업 예정자로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는 응시 자격이 없으니 반드시 전학을 해야 한다고 한다.
물어볼 것도 뭘 알아야 물어볼텐데 밑천이 딸리는 나는 그저 원론적인 빤한 것이나 물어보고 이것 저것 이야기는 많이 했는데 막상 전화를 끊고 나니 학교가 있는 서울 북부교육청에도 좀 알아 봐야겠다싶어 전자민원창구에 글을 올리고는 늘 그렇듯이 빠른 답변에 대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
<나중에 캡쳐한 것이라 답변완료 화면이 같이 있다.>
저녁을 먹고 뒷정리를 하는 도중에 핸드폰에 낯선 전화 번호가 떴다.
스팸이겠거니하고 목소리부터 깔고 '여보세요?'
상대방은 무어라 말하는데 말이 빨라 잘 못 알아 들어 몇번을 되물었다.
한층 더 깔린 목소리로 '여보세요? 네?어디요?'
그제서야 북부 교육청이라며 내가 올린 글을 보고 상담차 전화했다는 담당자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감격한 내 입에서는 아이의 진로 문제보다도 '아니 이렇게 늦게까지 퇴근도 안하고 계시군요.'라는 말이 먼저 나와 버렸다.
담당자분께선 세상 물정을 잘 몰라 질문하는 법도 서툰 학부모의 근심을 덜어주고저 친절항 상담을 해 주셨다.
우리 아이의 경우, 학교가 서울이니 서울권으로 진학을 할 수 있고 그러려면 연합고사(우리가 치르던 방식이다.인문계와 실업계를 가르는...)를 봐야하고 경기도권으로 진학을 하려면 전학을 해야 하는데 서울의 경우 10월30일 전에 완료가 되어야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는 또 다를 수가 있으니 그 날짜에 관해서는 경기도 교육청에 따로 문의를 해서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아이의 진로를 앞에 두고 갈팡지팡하던 내게는 그 분의 몇마디가 얼마나 안심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이라도 남기려고 다시 교육청 홈피에 들어가 보니 만족도 체크 박스가 있다.
물론 나는 솔직하게 '매우만족 '이라고 평가했다.
나도 그랬지만 보통 글을 올리는 다른 분들도 아마 평가항목이 있는 줄은 모르시는 것 같다.
아니면 전화로 상담을 받았으니 그게 끝이라고 생각을 하실런지도.
대개는 내게 불친절하고 뭔가 억울한 글들은 인터넷에 마구 유포하고 소문을 내면서도 정작 긍정적 나비효과를 내는 것에는 매우 인색했던 우리가 아닌가.
작은 것이나마 내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퇴근도 미루고 있던 교육청 공무원의 사기를 위해서 다시 한 번 홈피를 방문해 만족도 항목에 체크를 하면 그 분들도 보람을 느끼실 것 같다.
이름모를 담당자님, 덕분에 온기있는 겨울 밤이었습니다.
'어루만지기(feel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정씨, 고마워~! (0) | 2008.12.23 |
---|---|
이천을 지나며 (0) | 2008.12.10 |
돼지엄마와 대왕대비마마 (0) | 2008.12.01 |
친구 (0) | 2008.11.19 |
ㅠㅠ... 응급실에서 이마 꿰매고 왔어요. (0) | 2008.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