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사오면서부터 영 마음에 들지 않던 칙칙한 벽지 색깔.
그렇다고 해서 멀쩡한 벽지를 떼어 내고 다시 도배하기는 낭비다 싶어 이대로 3년을 살았지요.
오늘 날씨가 흐려서 사진도 흐리네요.
날씨가 어둑한 것이 벽지때문에 더욱 심난스러워서 집에 있던 천으로 도배아닌 도배를 했어요.
준비물은 재작년 동대문에서 아무 생각없이 끊어 온 꽃무늬 원단과 딱풀,시침핀 그리고 필수품 골무.
먼저 원단의 끝부부분을 다리미로 다려서 깨끗하게 접어 줍니다.
그 위에 딱풀을 칠하고
벽에 대고 시침핀으로 고정해 줍니다.
벽지와 벽 사이에는 공간이 있으므로 그 사이로 시침핀을 밀어 넣으면 웬만한 무게는 거뜬히 견딜 수 있어서 우리 집에서는 벽에 못질하는 대신 이 방법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침핀 밀어넣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아서 손이 막 떨리는 바람에 사진이 흐려요. ^^;
가까이서 보면 이렇습니다.
조 위에 가로로 누운 핀 보이시죠?
저걸 끝까지 밀어 넣어 주시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답니다.
손이 후들후들~~~~
힘은 들지만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가 되었어요.
그러나 원단은 딱 저만큼뿐이고 아랫부분을 보니 역시 심난.......
무엇으로 저 칙칙한 부분을 가릴까 하는데 화단에서 제 소임을 다하고 현관 전실에 방치되어 있던 자바라가 눈에 들어 오네요.
한결 밝아진 실내 분위기.
흰색 자바라라서 초록색이 더 돋보여요.
흐린 날에도 맑은 날에도 화사한 우리 집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왼쪽 상단의 시계가 좀 안 어울린다 싶은 분들도 계시겠는데요.
저 시계는 아버님께서 꼭 거실에 걸어 놓으라고 사 주셨는데 처음엔 마음에 안 들어도 표현도 못하고 그저 두었었지만 이제는 아버님을 뵙듯이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쳐다보게 되는군요.
인테리어라는게 가장 좋고 개끗하고 새것으로 내 맘에 들어야만 훌륭한 것이 아니고 2%부족하더라도 이야기가 있고 푸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있는 그런 인테리어가 더 좋은 것 같아요.
더구나 이런 방법으로 벽지를 대신하다보니 경제적으로도 절약이 되고 이 무늬가 싫증날 때쯤이면 떼어내서 빨아주면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으니 일석삼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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