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온가족이 모두 늦잠을 잔 적이 있었다.
그 때 유치원에 다니던 상혁이도 유치원 차를 놓친걸로 봐서 아마 9시가 넘었을까?
그래도 그나마 초등학교였기에 망정이지.
급하게 챙겨서 학교에 보내 놓고는 설마 늦잠자서 늦었다고는 안 하겠지하고 미리 다짐해 두지 않은 것을 불안해 하며 하루를 보냈다.
학교에서 돌아 온 하나에게
"하나야, 선생님한테 엄마가 늦잠 잤다고 한건 아니지?"하고 물었더니
"아니요, 그냥 자리에 앉으라고만 하시고 안 물어 보시던데?"
"그래? 다행이다. ^^;"
"근데 엄마, 점심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놀고 있는데 우리 선생님이 갑자기 오시더니 '하나야,오늘 너희 식구들 모두 늦잠 잤지?'하시는 거야. "
"그으래? 그래서 뭐라 그랬어?"
"어? 선생님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랬지. 엄마 정말 신기하지? 우리 선생님이 어떻게 아셨을까?"
"......ㅜㅜ"
오늘로 기말 시험 3일째인 하나.
어젯 밤에 목도 아프고 코가 꽉 막혀서 감기 기운이 있길래 약을 좀 먹고 자려고 자리에 누었더니 천정이 막 돌면서 어지럽다고 한다.
어쩌니? 하필 수학 시험이 내일인데......
며칠 간 비가 오락가락하며 고르지 않은 날씨에 어젠 비가 많이 와서 바람도 차가웠으니 혹시 감기에 걸린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처음 중학교에 입학해서 보는 배치고사에서는 갑자기 장에 탈이 나서 첫시간 수학 시험을 못보고 양호실에 누워 있느라 그 이름도 유명한 빵.점.을 받은 전력이 있길래 은근히 시험 걱정이 되어 일단 맘편히 자라고만 일러 두었다.
새벽에 건너가서 보니 잠도 잘자고 컨디션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길래 안심을 하고 나도 다시 잠을 잤다.
자다가 눈을 뜨니 6시가 되었길래 깨울까 하다가 잠이나 푹자고 가라고 깨우질 않았다.
평소같으면 커피 한 잔 타서 조용히 앉아있기라도 했을텐데 오늘따라 왜 그리 따뜻함이 그리운지 잠시 이불속에 들어가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8시다.
에고~~ 어쩌나......
부랴부랴 깨워서 아침도 굶기고 영문 몰라 하는 상혁이까지 다그쳐서 남편 차에 태워서 보내 놓고나니 등골이 오싹하다.
자칫 9시에 눈을 떴으면 어쩔뻔 했을까.
앞으로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우리 식구 기상 시간이 나한테 달렸구나.
아휴~~,그나저나 시험보고 돌아 온 하나,다행히 잠을 많이 자서 그런지 시험은 그럭저럭 보았단다. ^^
비가 개인 오늘 날씨는 바람도 소슬불고 맑고 명랑하다.
우리집의 금붕어 네마리와 세월을 낚는 강태공 할아버지.
너희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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