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이제는 사이좋게 지내자

hohoyaa 2008. 4. 20. 14:27

어제,민정씨와 함께 이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 하나와 온가족이 둘러앉아 항정살을 구워 먹었답니다.

소고기보다도 우리 아이들은 돼지고기를 더 좋아하니 항정살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며 하나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 동안 6살이나 어린 동생을 라이벌로 여기며 옹골차게 싸워 온 하나에게 사실 아침까지도 제가 야속한 말을 좀 했더랬지요.

그래도 모처럼 혼자 다녀 온 짧은 여행에서 얻은 웃음보따리를 풀어 놓느라 아침녘의 일은 까맣게 잊었나 봅니다.

고기가 익어 맛있게 먹고 배가 빵빵하니 기분이 좋아졌을 때 포문을 열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꼭 100% 맘에 맞아 결혼생활을 유지하는게 아니란다.

서로 맞지 않아도 맞추어 가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너희 둘을 위해 엄마 아빠는 노력을 한단다.

그런데 너희둘이 날이면 날마다 식탁앞에서 싸우는 것을 보며 이제는 우리 가족이 모여 살아야 할 이유를 더이상 찾지 못해 결단을 내렸단다.

각자 아이들 한 명씩 데리고 떨어져 사는거야.

그러면 차라리 옛일을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니 얼굴을 마주 보며 눈을 곱게 뜨지 않는 사태는 오지 않을거야."

 

하나는 농담인 줄 알고 같이 맞장구를 치더군요.

하나 아빠와 저는 더 구체적으로

"나는 상혁이 데리고 친정으로 들어 갈테니 자기는 누님댁에서 살고,

집이 팔릴 때까지는 당분간 생활비를 보태 주었으면 해.

이젠 나도 자기 차를 얻어 타지 못하니 불편하겠다...ㅜㅜ

우리 비록 이렇게 헤어지더라도 앞으로 쿨하게 지내자."

이러쿵 저러쿵 의논하는 우리를 보더니 하나는 차차 긴장을 합니다. 

이런 우릴 보는지 마는지,이야길 듣는지 마는지 뒹굴거리는 상혁이는 아무 생각이 없네요.

그런 상혁이를 보고 하나는 설명을 해주려고 하는데 돌아오는 것은 동문서답.

"하나야, 네가 이제까지 저렇게 사리분별을 못하는 어린애랑 죽기살기로 싸운거야. "

하나는 정말 자기가 저런 애랑 싸웠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기막혀 합니다.

그리고 절대 우리는 헤어져서는 안 된다며 한 번만 더 생각을 해 보시는게 어떻느냐며....

 

 

오늘 아침엔 온 가족이 근처 체육시설로 놀러 갔습니다.

간단한 도시락을 싸들고 나가서 먹으니 기분도 새롭고 아이들은 여전히 밝게 웃으며

싸우지 않고 자알 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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