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올이 만지기(knitting)

China collar in black (~ing)

hohoyaa 2007. 10. 7. 00:04

 

    

작년 이맘 때에는 수세미를 뜨느라 바빴던 것 같고 그 이 후로는 통 바늘을 잡아 보질 못했다.

가만히 이유를 생각해 보니 이제 아이들이 컸다는게 정답이네~.

아장아장 귀여운 걸음걸이를 보며 옷을 떠 입히고 싶었던 마음이 처음 들었고 그렇게 아기자기한 것들을 내 만족을 위해 아이들에게 떠 입히곤 했었는데

어느 새 하나는 중학생이 되어 교복을 입게 되고 상혁이의 부쩍부쩍 크는 몸집도 나의 뜨개 시간이 따라 잡질 못하는 것이다.

 

올 가을 들어 어느 날, 출근길에 같이 나가자는 남편의 차에 올라 탔더니 날더러 옷을 좀 사 입으란다.

이제 껏 그런 말은 철철이 듣긴 했지만서도 이번 가을엔 그 말이 예사로 들리지가 않는다.

그래서 대뜸  " 왜? 초라해 보여? " 되묻고는 장속에 넣어 둔 실값이 또 생각 나

"이번 가을엔 내 옷 좀 한벌 만들어 봐야지."로 흐지부지 말꼬리를 흐렸다.

엊그제 애들과 고모네 다녀 오면서는 하나가 엄마도 옷을 사 입으라고, 엄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며  손을 잡아 끌면서 옷 가게로 들어가 요렇게 조렇게 옷을 내게 대어 보고 한마디씩 한다.

내 맘속엔 이미 입어 보고 싶은 꽃무늬 블라우스가 있다고 했더니 하나는 펄쩍 뛰며 말린다.

"엄마는 커리어 우먼이니까 이런게 더 좋아요~!"

ㅎㅎㅎ 하나가 고른 것은 예전에 내가 좋아 했던 딱딱한 스탈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울리불리한 꽃무늬가 입고 싶어 앞을 가로막는 하나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가 고른 옷을 샀다.

 

늦은 밤 이것 저것 뜨개책을 뒤적이다가 오래 전에 세일가격에 사 두었던 실들이 늘 마음에 짐이 되었기에 올해에는 그 짐을 좀 덜어 보기로 한다.

나일론이 들어간 면사라 부드럽고 가볍고 따뜻할 것 같아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차이나 칼라 긴팔 블라우스(?)로 정했다.

'세계의 편물' 2003년도 에 있는 캡소매 블라우스를 내 식으로 해 본다.

 

 

*****2007,10,01  시험뜨기

     

 

실; 하마나카 '브릴리안'

바늘; 모사용 코바늘 3호

게이지; 10cm평방 6무늬

 

정확한 게이지를 내기 위해 10cm이상은 떠 줘야 하는데, 대충 콧수는 나왔으니 단수는 저 정도로만 내고

나머지는 뜨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맨날 이러다 피 보면서도 습관이 제 2의 천성이 되어 늘 대충대충~.^^;

 

 

*****2007,10,3  에구구~~~,내 손이...

 

 

 

자투리 시간을 쪼개 가며 열심히 떴다. 

손맛이 틀려지지 않도록 앞뒷판을 같이 시작했는데 뜨갯거리를 놓은지 하 오랜만이라 오늘 같은 사태가 발생.

두개의 너비가 다른것이 확연히 눈에 들어 오건만 미련한 나는 두개를 대어 볼 생각도 없이 그저 무턱대고 뜨는 행위에만 몰두한 탓이다.

이 엄마가 뭘 좀 할라치면 하나씩 둘씩(하긴 둘 밖에 없지...^^) 슬금슬금 옆으로 기어 들어 와 이것저것 물어 오는 아이들 때문에 복잡해서 너비나 재 볼까? 했던게 천만 다행이지.

아무리 봐도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두개 모두 풀어서 초심으로 다시 시작.

 

 

*****2007,10,7   이제 늘리기 시작.

 

 

 

잃어버린 줄 알고 있었던 단수 계산기를 찾았다.

깜빡깜빡하는 요즈음 내 정신에 아주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겠다.

이제 가슴부분 늘리기를 시작하니 마음은 벌써 다 완성된 옷을 앞에 놓고 있는 것 같은 흡족함이 밀려 온다.

ㅎㅎㅎㅎ 여기까지는 별 사고 없었는데, 제발 앞으로도 없기를... 

 

 조직의 모습.

 

검은색이라 무늬도 잘 보이지 않고 밤에 똑딱이로 찍다 보니 허여멀건 것이 영 티미한  사진이 나왔다.

 

 (이 후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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