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5
지난 금요일엔 근 8개월만에 공방에 갔습니다.
처음 기초 작품을 하고는 영 시간이 안나서 미루고 있었길래 이번에 다시 도전 합니다.
오랫만에 회사 가는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다 보니 세상이 새롭게 보입니다.
어쩌면 어리어리하게 길을 잃을 수도 있는 나이가 되었는지,모든것이 낯설고 처음 가는 곳에 대한 불안감도 있구요.
가다가 새로 나온 버스를 타게 됐어요.
전 우리나라에 이런 버스가 있는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타보니 참 좋긴 하더군요.
기사 아저씨를 위한 철통경계벽이 있네요.
아마 장애인을 배려한 버스인지 이렇게 휠체어용 공간도 있어요.
그런데 앞쪽의 몇좌석은 이렇게 마주 앉도록 좌석 배정이 되어 있어서 민망.
사진 뒷쪽으로 버스 두대가 이어진 부분 보이시죠?
저길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금방 내리느라...
뒤에 앉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 부분이 젤로 맘에 듭니다.
계단이 없어서 관절이 안 좋은 노인분들도 편하게 내리실 수 있어요.
***
구상한 작품은 미니 벤취입니다.
지난 해 우리집에 계시면서 통원치료를 받으셨던 어머님을 뵈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가뜩이나 다리가 안 좋으신데 한 쪽 다리로 중심을 잡고 서서 신발을 신으시려니 무척 힘들게 보이셔서 편하게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툇마루가 그립더군요.
본가에 내려 가시기 전,진작에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 때는 시간이 안 나고 뒤늦게나마 만들어서 어쩌다 올라 오시더라도 편하게 현관 출입을 하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 동안은 우리 상혁이가 잘 쓰겠네요. *^^*
이번에 같이 공방에 다니게 된 후배입니다~.
이 친구도 만드는것을 꽤 좋아해서 제가 강권했어요.
저 혼자 가서 입 꾹 다물고 몇시간 있는 시절도 이젠 안녕입니다.
칫수대로 공방장님이 재단 해 주신 목재입니다.
휴~.이젠 시작인겁니다. 두근 두근
첫번째 공정은 루터로 나무에 층 만들기.
나뭇결과 수직방향이라 절단면이 곱지 않아요.
이 전동 톱(확실한 이름은 제가 모르겠네요.)이 참 위험하답니다.
그래서 제가 작업을 못하고 공방장님이 직접 해 주셨어요.
대충 모양대로 끼워 맞춰 보았어요.
이왕이면 이쁜 단면이 나오게 하려고 복잡한 공정을 거쳤어요.
내 손과 머리로 다~ 할 수 있는 날이 어여 와야 할텐데...
하부 사진입니다.
가로대를 놓아서 슬리퍼나 굴러 다니는 신발을 올려 놓을까 해요.
비오는 날 젖은 신발이나 장화도 좋을것 같구요.
아직 제짝을 못 만난 맞은 편 다리.
전동 사포를 사용하는 제 손입니다.
긴장되어 보이죠?
사포가 계속 한 방향으로만 가니까 사포가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어요.
그 때마다 위치 조정을 잘 해 주어야 하는데 처음엔 제가 잘 했거든요.
그런데 후배와 몇마디 주고 받다 보니 긴장이 풀어져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어요.
사포가 타 들어가고 있었거든요.
공방안에 연기와 타는 냄새가 자욱한데도 전혀 눈치를 못 채고 있다가
혼비백산한 공방장님의 제지로 뒤늦게 알았어요.
아고~.불이 나거나 저게 망가졌으면 제가 다 물어줄 뻔 했는데 다행히 기계는 큰 이상이 없었는가 봐요.
사고는 한 순간이라는걸 절감하면서 돌아 왔는데 밤에 자느라 누웠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더군요.
전기 톱이며 사포,타카ㅡ전 특히 타카가 무서워요.
그 편리한 장비들이 아차하는 순간에 나를 덮칠 수 있다는 사실이 몸서리치게 하는군요.
다음주에는 조립을 끝내고 칠마감까지 해서 집에 갖고 와야지요.
2007,1,17
***천연 페인트로 마감
제가 참 민해 보여도 유해 물질에는 상당히 민감해서 인간 바로미터입니다.
그래서 페인트를 유성 천연 페인트로 선택했어요.
그 보다 한 단계 낮은것이 수성인 친환경 페인트라네요.
친환경 페인트는 가격이 좀 낮고 색이 아주 진하게 나오고 금방 마르는 장점과 함께 얼룩이 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어요.
반면 천연 페인트는 색이 아주 투명하고 마르는데 12 시간 이상 걸리니 작업은 더디지만 얼룩이 안 생기고요.
위의 사진은 유성 천연 페인트 흰색인데 거의 안 칠한 듯 뽀얀 살색으로 보입니다.
2007,1,19
***코팅
유성은 때가 잘 타니까 페인트위에 수성 으로 코팅을 해 줍니다.
요기서 수성이라 함은 물에 녹아 지워진다는 의미가 아닌 친환경이라는 뜻이죠.
역시 수성이라 금방 마르니까 곧 이어 1200방 사포로 살살 문질러 주면 표면이 아주 매끈거려서 빛이 난다니까요.
그리고 조립을 했어야 했는데.....그.만. 못.하.고....
2007.1.24
***조립
조립을 했습니다.
양쪽 각을 맞춰 나사로 고정 시킨 후 벤취의 판을 끼워 맞춥니다.
자세히 보면 양쪽 안면에 레일모양의 홈이 난 것이 보입니다.
그 곳에 나무를 끼워 주는 것이기에 나사는 필요 없습니다.
좀 더 잘 만들었으면 낙낙하게 나무가 끼워져서 그 안에서 서로 조금씩 움직이며
부딪히는 소리가 참 좋을텐데요.
겨울철이나 여름철 나무의 수축,팽창 작용에도 적당히 반응하고요.
제가 만든것은 반은 빡빡하고 반은 헐렁 헐렁합니다.
이 부분 72mm 나사를 사용 해 고정한 것인데 드릴로 미리 구멍을 파 주었음에도
무지하게 힘이 들었습니다.
드라이버의 압력을 최대 수치로 올려서야 겨우 박을 수 있었다고요.
그리고 뒤이어 목심 작업도 해 주었어요. 깨끗하게~~
다음은 아래 선반의 가로대 작업입니다.
클램프를 이용해 고정 시킨 후 드릴로 구멍을 내 주어야 하는데 드릴이 들어가질 않아 난감하네요.
아주 편하게 앉을 수 있게 높이를 낮추다 보니......
결국에는 평상시 같으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사선방향으로 드릴을 쓸 수 밖에요.
역시 클램프로 고정하고...
클램프가 유용한 물건이데요.
어찌 어찌해서 나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양쪽 끝 부분의 것은 나사가 중심에서 비껴 나왔습니다.
코팅을 한 위에 드릴을 쓰다 보니 갑자기 휙~!하고 미끄러지더니 옆으로 나갔어요.
할 수 없이 일부러 컨셉인양 양쪽 끝의 것끼리 중심을 비껴서 맞춰 주었지요.
목심으로 마무리.
가장 가슴 아픈 부분입니다.
코팅제 입힌 표면은 미끄러지지,공구는 들어가질 않아 밖에서 사선으로 작업하니 보이지는 않지.
종국에는 마지막에 드릴 날까지 부러뜨리고 날이 목재에 박혀 안 나오는 바람에
다른 방향에서 다시 박아 주었습니다.
저 사진중 젤로 심하게 일그러진 녀석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더구나 여기는 목심이 들어갈 각도도 안 되고 여유가 없어서 눈가림도 안 되는 상황.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요~.ㅠㅠ;
우짰든 페인팅까지 했습니다.
남은 공정은 12시간 후 코팅 작업.
2007,1,31
***완성 샷.
집 현관에 놓았어요.
요즘같은 겨울철, 부츠나 운동화 끈 묶을 때 앉아서 신으니까 아주 편하고 좋습니다.
특히 하나가 좋아 하네요.
문 열자 마자 털썩 앉아서 신발 벗으니 ,,,
또 택배 아저씨도 좋아하시더라고요.
물건 들여 놓으면서 거실 바닥에 내려 놓지 않고 벤취 위에 놓으니까
허리 좀 덜 숙여도 되지요.
ㅎㅎㅎ 우린 짜장면 안 시켜 먹지만 만약에 중국 음식 배달 오게 되면 저 위에 철가방 놓고
음식 쫘~악 꺼내 늘어 놓을 수 있으니 요리까지 시켜도 무리 없을 듯.
이걸 핑계로 짜장면 한 번시켜 먹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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