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올이 만지기(knitting)

양말뜨기 완전판.

hohoyaa 2015. 2. 13. 22:10

손뜨개에 취미가 있어 틈만 나면 여러가지를 만들어 봤지만 양말과 손가락 장갑은 늘 희망사항에 머물러있었다. 일단 손가락 장갑은 엄두가 나지 않았고 양말은 우리나라의 온돌문화에서는 그닥 필요치 않기도 하거니와 바닥이 미끄러운 단점과 양말전용사의 가격때문에 망설였던 것이다.

그랬는데...... 2014년 우리 책부족의 독후감목록으로 올려진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에서 렘지 부인이 등대지기 아들을 위해 양말을 뜨는 묘사를 보고는 불현듯 올겨울이 가기 전에 반드시 양말 한 켤레를 뜨고 가리라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 분야의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고 유투브와 해외 knitter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어찌어찌해서 단색으로 양말 한 켤레를 완성하고, 이어 색을 넣어 두번째를 완성하고, 이번엔 제대로 된 실을 이용해 두 켤레를 만들고 보니 어렴풋이 양말뜨기에 관해 눈을 뜨게 되었다.

 

나처럼 양말을 뜨기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자꾸 흐려지는 내 기억력을 탓하며 이 곳에 정리를 해놓으려 한다.

 

1.양말의 명칭

 

                                                                <pinterest>

이 사진은 heel flap with gusset 양말을 설명한 것으로 앞서 올려진 양말이 모두 이 디자인으로 떠진 것 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뒷꿈치 부분에서 발 쪽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삼각형의 모양이 gusset이고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이 삼각형 모양이 마음에 들어서 애용하고 있다. 사진의 heel flap은 신발을 신고 벗을 때에 가장 많이 닳는 부분으로 걸러뜨기를 해서 도톰하게 만든다.

 

2.양말뜨기의 위아래.

 

양말을 뜨다 보니 오히려 다른 것보다 간단하고도 재미가 있더라.

뒷꿈치의 heel turn 부분과 발 끝 부분의 콧수만 제외하면 같은 콧수로 쭉 같이 가기 때문에 특별한 무늬가 들어가지 않는 이상 부지런히 하면 하루 이틀 새에 완성할 수도 있다.

양말은 시작하는 부분에 따라 위에서부터 아래로 떠 내려오는 cuff down 방식과 발끝에서부터 위로 떠 올라가는  toe up 방식이 있는데 내 경우에는 고무뜨기의 마감을 돗바늘로 동글동글하게 하는 것이 신축성이 좋기도 하고 줄바늘 한 개로 시작코를 만드는 magic loop도 재미있고 중간중간 신어볼 수도 있어 toe up 방식을 선호한다. 물론 위에서부터 떠 내려오는 방식에도 신축성있는 코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지만 특히나 실의 소요량을 자신할 수 없을 경우 발긑가지 오기 전에 실이 모자라는 경우가 생기면 난감하다. 발은 민감해서 실을 매듭지으면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중간에 실을 잇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toe up방식은 어느 정도 뜨고서 종아리로 올라가는 부분에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agic loop 만들기와 코 늘리기

 

 

3.게이지

 

보통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양말은 원통형이기 때문에 늘 앞 면만 보고 뜨게 된다.

어떤 사람이던 겉뜨기와 안뜨기의 게이지가 다르기 때문에 겉뜨기로만 20단을 뜬 것과 겉뜨기 안뜨기 번갈아 가며 20단을 뜬 것은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심한 사람은 시험뜨기도 원통형으로 떠서 게이지를 내는데 직접 해 본 결과 그리 큰 오차가 생기지 않아 굳이 원통형으로 시험뜨기를 할 필요성은 못 느꼈다. 사실 니트조직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신축성이 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4.실의 선택

 

실은 화학사보다 천연 양모가 좋지만 마찰에 약하다는 단점때문에 어느 정도는 화학사가 들어간 것을 이용한다. 이 때  실의 라벨에 super wash 가 표시되어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양말은 여러 번 신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신고 드라이를 하는 것도 아니기에 물빨래가 가능한 것이 좋은데 아래 사진에서처럼 super wash wool

이라면 세탁 후의 변형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단 아무리 super wash 라 하더라도 탈수를 하면 모양의 변형이 올 수 있으니 가급적 손세탁을 권하고 싶다. 실에 따라 machine wash라 적힌 것은 세탁기 사용도 가능.

 

 

 

사진에서처럼 60%의 울에 폴리아미드계의 실이 들어가 내구성을 높여주고 대나무 성분이 들어간 실과 합사한 것은 여름 양말로 좋다. 여름 양말에 울이 들어가면 더워서 어찌 신나 하겠지만 울은 오히려 땀을 흡수하고 통기성이 좋아 발을 쾌적한 발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래서 합사는 냄새도 덜 나고 무좀예방에도 좋다고..

 

5.양말칫수 재는 법

 

원통형 게이지를 내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발들레와 종아리 둘레까지도 따로 재서 계산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발둘레가 곧 종아리 둘레로 이어진다.

 

                                                          <pinterest>

발둘레는 발의 가장 넓은 부분, 즉 볼의 둘레를 재면 된다.

                                                                          <pinterest>

사진은 해외 사이트라 inch를 사용했지만 cm도 무방하다.

 

발의 길이는 당연히 신발 사이즈보다는 5cm정도 작게, 맨발을 잰 실측 칫수보다도 2cm정도 감해주는 것이 좋다. 니트의 특성상 약간 작게 떠줘야 발을 감싸주는 느낌이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막상 신었을 때 양말이 커서 따로 노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경우 양말이 신발 안에서 이리저리 쏠리면서 구멍이 쉬이 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6.실전

 

 

사용할 실은 양말 전용사 '스텝'.

100g짜리 실 한 볼이면 어린이 양말은 2켤레, 어른 양말은 1켤레가 나오는데 우리나라 여자들의 흔한 발 사이즈 235가 서양에선 애들 사이즈에 속하는지라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 양말은 2켤레가 가능하다.

가능하면 여러 종류의 실을 사용하고 싶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양말 전용사가 그리 많지 않아 아쉽다.

 

super wash 75%와 nylon 25%

아무리 겨울 양말이라 하더라도 100% wool은 내구성 면에서 피하는 것이 좋다. 실의 굵기도 너무 굵은 것은 착용감도 좋지 않고 신발을 신을 적에 무리가 가니 되도록이면 가는 실을 추천한다.

 

 

나의 게이지는 3호 바늘로 24코*34단

발길이 23cm,발둘레18cm.

양말은 떠 나가면서 원하는 길이를 맞추면 되기 때문에 단에 큰 의미를 부여하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대바늘로도 해보았지만.......

 

 

역시 줄바늘 하나로 양말 두개를 동시 진행하는 것이 편리하고 좋다.

내 경우엔 옷을 뜰 때에도 앞판은 반드시 두개의 바늘로 같이 떠 올라가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모든 것이 헷갈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서양에서는 second sock syndrome이라는 것이 있어서 한 짝을 뜨고 다른 한 짝을 다시 시작하려면 앞서의 패턴을 잊어버려 고역이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럴 때  '새라 하우슈카'라는 사람이 고안했다는 편리한 방법이 있다.  긴 줄바늘 하나로 양말 두 짝을 동시에 떠 나가는 방법은 한 번에 두 짝의 양말을 뜨기 때문에 단을 헷갈리지도 않고 4~5개의 대바늘처럼 바늘이 걸리적거리지 않아 편리하고 평면적으로 납작하게 떠 갈 수 있기 때문에 소지하기에도 좋다.

줄바늘을 두 개 사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직접 해 본 결과 줄바늘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히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다.

 

 

gusset부분은 발길이에서 10~12cm를 뺀 시점부터 시작한다.

 

 

   

heel flap과 heel turn

 

 

 

                                                                                                   <pinterest>

양말 뜰 때의 일반적인 규칙.

 

재미있게 뜨다 보니 과정샷도 없이 두 번째 양말까지 왔다.

 

 

첫 번째 양말은 발 둘레가 낙낙하고 길이를 짧게.

 

 

뒷꿈치 부분은 교차걸러뜨기로 도톰하게~.

 

 

cuff는 두코 고무뜨기로 마무리.

 

 

 

 

 

두 번째 양말은 발둘레의 콧수를 줄인 대신 길이는 조금 길게하고 발목부터 한코 고무뜨기로 쫀쫀하게 떴다.

 

 

 

 

 

삼각형 모양의 gusset부분.

 

100g 짜리 실 한 볼로  양말 두켤레가 나왔다.

양말뜨기는 각나라마다 다양한 기법이 있어 응용하기에 따라 질리지 않고 뜰 수 있다.

기왕에 양말뜨기의 길에 들어섰으니 여러가지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나만의 양말을 만들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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