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청학동의 아들에게 2

hohoyaa 2012. 8. 10. 16:14

 

경학반 상혁이에게
상혁맘
2012-08-06 12:27:51

오늘도 변함없이 뜨거운 여름날이구나.

누나는 지난 주까지 학교에 가서 밤늦게까지 야자를 하고 오더니 이번 일주일간은 방학이라는구나.

늘 그렇듯이 늦잠자고 아침먹고 낮잠자고 점심먹고 저녁먹고 또 자겠지? ㅎㅎ

 

 

엄마가 상혁이에게 편지를 쓰는 이 순간,

느즈막히 하루를 시작하는 누나는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청소기소리가 요란하단다.

상혁이도 청학동에서의 시간이 일주일이 지났으니 이제는 '혼자서도 잘해요'가 되었을려나?

 

 

지리산에 올랐던 사진을 보니 우리상혁이가 왠지 모르게 의젓하고 믿음직한 것이

뭐라고 콕 찍어 설명할 순 없지만 많이 자란 것 같더라.

산에 올라 답답한 마음을 소리쳐 표현해 보았니?

여름 햇살만큼이나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엄마 마음도 덩달아 좋아지더구나.

 

 

엊그제 아빠가 달팽이를 보시더니 많이 컸다고 하시더라.

매일 보는 엄마는 모르겠는데 "어? 달팽이가 아직도 살아있나?"라며

신기해하시는 아빠의 눈에는 달팽이가 자란 것이 보이시는가 봐.

그래서 찬찬히 살펴보니 자란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이번에 또 다시 야채를 갈지않고 넣어주었지.

청학동에서 심신수련을 하는 형아를 생각해서 먹으라는 말고 함께.

그런데 요녀석, 또 꾀가 나는지 아니면 너무 더워서 갉아먹는 것도 귀찮은지 꿈적도 안하네?

좀 강하게 키워보려다가 날이 너무 더워서 잘못 되면 상혁이가 실망할까 봐

할 수 없이 다시 갈아서 넣어주었더니 그제서야 느릿느릿 몸을 움직이는구나. ㅜㅜ

 

 

 

 

 

 

아래가 오늘아침 찍은 사진인데 옆의 얼룩이돌과 비교하니 좀 자라긴 했나?

하긴 학교에서 집으로 데려온지 5개월이나 지났는데 자라긴 자랐겠지?

 

 

달팽이처럼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상혁이도 성장하고 있는거야.

일주일 후 만나게 될 상혁이를 그려보니 몸과 마음이 훌쩍 자라 못알아보면 어쩌나

즐거운 상상도 해본단다.

 

오늘도 신나는 하루~!!

경학반 상혁이에게
상혁맘
2012-08-07 21:00:46

오늘은 중복이라 외할머니댁에서 외숙모와 미진누나,정훈이,그리고 누나와 엄마가 함께

닭백숙을 먹었단다.

정훈이가 많이 컸더라고.

외삼촌이 정훈이도 청학동에 보내려고 하셨다는데 진작에 알았으면 같이 갈걸 그랬다,그치?

그리고 엄마가 정훈이한테 성적표 잘 받았느냐고 했더니

성적표가 뭐냐고... 뭔지 모른다고 하더라.ㅎㅎㅎ

 

외할머니댁에서 상혁이 전화 목소리를 들으니 반가움에 앞서 기특한 마음이 앞서더구나.

내일 새벽은 브라질과 축구 준결승이 있어.

누나가 밤새워 보자고하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상혁아.

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란 노래 모르지?

아주 재미있는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대구스타일','홍대스타일'등 패러디고 많이 나오고 미국 아치방송에서도 소개가 되었어.

나중에 집에 오면 보여줄게.

 

오늘 사진을 보니 상혁이 얼굴이 좀 그을렸더구나.

아주 건강한 구릿빛피부로 돌아오면 겨울에도 감기정도는 이겨낼 수 있겠는데?!!

 

남은 시간도 마무리 잘하고 으쌰으쌰 화이팅!

경학반 상혁이에게
상혁맘
2012-08-08 21:22:16

안녕?

오늘도 덥다 덥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하루였단다.

상혁이가 있는 그 곳은 어떤지,땀띠는 나지 않았는지,밤에 잠은 잘자는지

모든 것이 궁금하구나.

 

오늘 새벽, 축구는 브라질에 졌단다.

그런데 온국민이 축구에 열광할 무렵 레슬링에서 금메달이 나왔단다.

그레코로만형 66kg급 금메달리스트 김현우의 사진이야.

김현우는 16강전 도중 눈을 다쳐 결승전 쯤에는 거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눈이 퉁퉁 부었지만

"한쪽 눈으로 싸워도 이긴다. 눈이 안 보여도 상관없다. 그런 마음으로 했다"라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이 발언과 동시에 경기 전 "나보다 땀을 더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라"고 인터뷰했다는구나.

그만큼 자신의 노력에 당당했다는 것이겠지?

 

오늘 김현우의 다친 눈을 보니 상혁이가 야구공에 맞았던 그 때 그 사건이 생각나더라.ㅎㅎ

엄마가 써놓은 글을 보니 이 때는 이미 사고가 나고 한참이 지난 시점이라 그나마

좀 가라앉은 눈이지만 당시에는 무척 아팠었지?

아마도 김현우선수는 그 때 상혁이보다 훨씬 더 많이 아팠을텐데 뒤로 물러서지않고 잘 싸워서 2-0으로

이겼단다.

그런 김현우선수만큼 상혁이도 용감하고 씩씩하게 생활했던 기억이 난다.

 

참,상혁아.

퇴소하는 날 서당버스를 타고 올라올텐데 아빠가 점심값으로 10000원을 보냈단다.

그러니 서당에서 만원을 받아 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점심이랑 사먹으려무나.

오늘 밤은 늦어서 전달이 안되겠지만 엄마 꿈꿔~♥

경학반 상혁이에게
상혁맘
2012-08-09 21:16:06

이제 두밤만 자면 그동안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겠구나.

집을 떠나면서는 2주라는 기간이 길게만 느껴지더니 막상 청학동에서 생활하다보니

금세 지나가 버렸지?

 

상혁이가 여름캠프로 서당에 갔다는 말을 들은 민정이 누나는

나중에 앤드류를 한국에 보내서 꼭 반드시 상혁이처럼 청학동 캠프에 보내고 싶다고 하더구나.

미국인이지만 반은 한국인이므로 우리나라의 전통과 정서를 알게하고 싶다고

상혁이가 다녀온 느낌을 듣고싶다고 했단다.

 

그러고보니 상혁이는 선구자네?

상혁이 따라서 정훈이도 청학동에 간다하고 앤드류도 간다하고. *^^*

 

까맣게 그을은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홧팅!!

 

 

경학반 상혁이에게
상혁맘
2012-08-10 15:43:54

 

엄마,아빠,누나를 비롯해서 모두들 상혁이를 기다리고 있단다.

내일 오는 버스편은 여의도가 아닌 양재동 예술의 전당앞으로 오는 버스를 타야한다.

오늘 아빠가 서당에 연락해서 조정하셨어.

1시간 더 일찍 만날 수 있겠구나.

 

오늘 수다를 떠느라 잠도 안잘런지도 모르겠다.

내일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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