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행복 만져보기(scrap)

초공감가는 게임.

hohoyaa 2012. 1. 9. 11:47

내가 알던 컴퓨터게임은 핑퐁, 테트리스, 서커스정도이고 그중 좀 와일드하다하면 1945 정도의 수준이다.

또한 그런 게임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컴퓨터오락실이라는 공간이 있어 동전 몇개로 간단히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다오는 그야말로 심심풀이 땅콩정도라고나 할까.

그러던 것이 이제는 컴퓨터가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무한정 게임을 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의례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게임때문에 골치를 썩는 부모들도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물고기방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PC방이 가정용 컴퓨터보다 훨씬 좋은 게임환경을 제공해준다니 그만큼 게임에 의존하는 인구도 많아졌는가 보다.

 

머드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가상공간에서조차 계급이 존재하고, 대적을 할 때에도 단순한 무술보다는

화력좋은 병기가 현실세계못지않게 인기가 좋아 실제보다 더 실감나는 유혈낭자한 화면을 보노라면 절로 몸서리가 쳐진다.

더구나 골방에 틀어박힌 은둔자들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동해 범죄를 저지르기도하고 게임 캐릭터에 빠져 캐릭터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는가 하면 병기구입을 위한 게임머니때문에 벌어지는 희한한 사건들 또한 심심치 않게 뉴스로 올라오기도 한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게임속 아이템을 키우느라 바로 눈앞의 자식을 굶겨죽였던 철없는 부모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 부모의 사건이 터지기 전 모방송에서는 아이들의 학습지와 우유를 끊고 게임용 모니터와 아이템을 사는 부모에 관한 취재를 본 기억도 있어 설마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 충격이었다.

게임이 좋아 게임을 통해 만남을 갖고 결혼을 하다보니 취미를 공유할 수 있어 좋으나 한편으론 두사람 모두 현실감각이 결여되어있기에 주변사람들에게는 그자체가 고통일 것이다.

 

 

오늘 아침,우연히 어느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정말 현실적인 게임을 만났다.

폭력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않은 단순한 게임 하나로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조금은 앞서 나가기도 했다.

 

 

 

말그대로 너무나 현실적인 게임이다.

5학년 아들에게 보여주니 "야~! 정말 현실적이다."하며 마냥 재미있어한다.

상혁이도 닌텐도에서 꽤 현실적인 게임을 했었기에 마음에 와닿는 눈치이다.

요즘에야 축구를 주로 하지만 전에 녀석이 하던 게임을 보면 늘 물건을 사서 그 빚을 갚느라고 동분서주 바쁜 모양새였다.

땅를 파고 물고기를 잡고 과실을 따서 그것을 팔아 빚을 갚느라 늘 허덕이는 아들은 중간중간에 집을 자꾸 큰집으로 옮긴다. 그래서 빚을 갚기 전까지는 집을 옮기지 말라고 하니까 게임의규칙이 원래 그렇단다.

일단 조그마한 집이라도 사면 그 집을 채우기 위해 가구들을 몇개 들여놓아야하고(딱한 녀석은 가구래봐야 스텐드와 침대겸용 박스 하나만 들여놓았었다.) 빚지는 것이 싫어 아무것도 꾸미질 않으니 인테리어를 하라는 창이 자꾸 뜬다. 그러면 성화에 못이겨 빚을 내어 인테리어를 하고 빚을 갚기 위해서는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야하고,그에 따른 연장이 필요하니 또 빚을 내 연장을 산다. 더이상 무언가 나오질 않으면 다른 동네로 가서 다른 일을 구하는데 환경이 달라지니 그에 맞는 기구를 또 사야하고.......

어느 날인가는 게임을 하는 상혁이의 뒤에서 구경을 하다보니 자기 집이라고 들어가 편히 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왜 집에 안가느냐고 물으니 집에 가면 자꾸 큰집으로 이사가라고 하고 인테리어를 바꾸라고 하니까 들어가기가 싫단다.

그저 유랑민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채집생활이 더 편하다고 하니 결국은 안식처가 되어야 할 집이 우리 상혁이를 자꾸 몰아내고 있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왔다.

 

저 위의 게임또한 엄마된 나의눈에는 예사롭지가 않다.

게임이야 케릭터의 목숨도 기본이 몇개는 되고 혹여 아주 잘못된 길로 들어서더라도 초기화를 시키면 되겠지만 한번뿐인 우리네 인생이야 그러기가 쉬운가.

게임처럼 여자를 만나 살아보고 두번째 인생에서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야 오죽 좋으련만.......

 

상혁이는 이게임 제목이 뭐냐고 궁금해한다.

조만간 직접 해보고 말겠다는 호기심에 빛나는 눈을 깜박거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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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녀온 녀석이 기어이 비슷한 게임을 찾아냈음. ㅜㅡ;

http://www.flashmoa.com/game_view.htm?uid=2195&page=1

여자에게 차를 사주기위해 산전수전겪으며 열심히 손가락운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