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파워블로거들에게는 공동구매 수수료의 덫이 있고
알량하나마 우수블로그인 내게는 영어학습의 유혹이 있다.
지금은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적에 남들 다 다니는 영어학원을 안보내며 마음느긋한 엄마였던 나는 내가 어릴적 영어에 흥미를 가지게 된 해외펜팔을 해보라며 6학년 아이를 꼬드겨 보았다.
그러나 아이의 반응은 별무신통 시큰둥~!
영어라고는 아주 기초적인 것밖에 몰라 그런 편지를 쓰는 것은 못하겠단다.
그래도 사전 찾아가며 쓰다보면 저절로 실력이 늘 것이니 해보라고는 했지만 무관심한 아이따라 나도 바빠서 잊어버리고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생이 되고나서야 영어에 눈을 뜨고 적극적으로 공부를 한덕에 입학 당시에는 하위권이었던 성적이 졸업을 할 때에는 1등으로 졸업을 했으니 그간의 여러 이야기들이 상혁이의 그것과 더불어 여기 블로그에 있다.
그러다보니 다수의 영어학습사이트에서 자신들의 강의를 무료로 듣게 해줄테니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달라는 유혹이 심심찮게 있는 것이다.
딸아이가 사교육의 효과를 보고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순전히 흥미와 재미로 지금에 이르렀기에
그런 유혹은 간단히 물리칠 수 있었다.
중학교때 처음 본 토익이 760이었는데 지금은 그 때보다 영어실력이 더 좋아졌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난 토,일요일에는 토익과 토익 스피킹까지 보고 왔다.
토익 스피킹을 보고 온 날은 그렇게 재미있는 시험은 처음이라며 모든 시험이 토익 스피킹같았으면 좋겠다고 입에 침이 말랐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전화번호는 이전에 하나가 쓰던 번호이다보니 종종 하나에게 가는 안내문자가 내게로 온다. 엊그제에는 영어말하기대회 원고합격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시험해보고 싶어 이런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딸아이는 이 문자를 보더니 어찌나 좋아하는지 웃음소리가 높았다.
서울지역에서 8명이 뽑혔는데 그안에 우리 딸의 이름이 있다는 그것이 참 신기하기만 하다.
결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이런 과정에서 스스로가 도전하고 성취감을 맛보고 때로는 좌절도 하며 그렇게 10대를 보내는 딸아이를 마음속으로나마 응원하련다.
며칠전 아이가 야자에서 돌아와 푸념을 했다.
자기네 영어선생님의 실력도 발음도 안좋아 아이들의 수업분위기가 안좋다며 영어시간에 아예 다른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야기를 하면서 덩달아 영어선생님의 흉을 보려는 딸아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너희는 너희 실력이 너희가 잘나서 그런 줄 아니? 환경이 좋기 때문이고 그 환경은 너희들 부모가 만들어 준 것들이야. 너희 영어선생님이나 엄마가 너희만할 때에는 TV에서도 외국인 얼굴을 못봤어. 그런데 원어민 발음인들 들어봤겠느냐고. 그 선생님도 너희처럼 좋은 시절을 만났으면 너희들에게 그렇게 무시를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테니 그런 악조건에서도 영어를 공부하고 영어선생님이 되었으면 오히려 그 점을 높이 사야지. 그리고 너도 네 자신이 아무리 영어에 자신이 있어도 네가 최고는 아니고 너보다 잘하는 아이가 너를 그 런식으로 깔보면 기분이 어떻겠니? 같은 동갑끼리도 자존심이 상하고 핏대를 세울텐데 어떻게 선생님을 대놓고 무시할 수가 있니?........."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아닌 화를 내고 말았다.
놀라서 동그래진 눈에서 기어이 눈물을 흘리더니 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와 "엄마,어제는 제가 잘못했어요. 그렇지만 엄마도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끝까지 들어보셨다면 그렇게까지 화는 안내셨을거에요...." 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알고보니 아이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영어선생님이 딱해서 자기만이라도 열심히 수업을 듣기로 하고 대답도 잘하고 아는 것도 슬쩍 돌려 질문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는 딸.
딸아이는 자기가 잘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칭찬을 엄마인 내게서 듣고싶었는데 나는 아예 초장에 묵사발을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영어를 좋아하고 덕분에 학교생활도 재미있게 하는 딸아이지만 어느 때에는 너무 자만해서 실수하지 않을까 싶어 가끔은 제동을 걸게 된다.
우리 딸이 자랑스럽지만 교만에 걸려 넘어질까 우려하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딸아이는 서운한 점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토익시험이 재미있다고 해도 말하기 대회에서 원고가 통과되어도 나는 그저 덤덤하게 반응을 하니 그런 것도 무척 서운한가 보다.
이렇게 블로그에 자랑스레 글쓰는 것을 보면 서운함이 가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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