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전복을 죽이나 회로만 드셨나요? 전복스테이크도 맛나요.

hohoyaa 2010. 12. 19. 12:08

며느리사랑 가득한 아버님께서 보내주신 전복입니다.

회로도 먹고 죽으로도 만들어 먹었는데 상혁이는 두가지 모두 안좋아해서 맛을 못봤어요.

'맛있는데...뭐라고 딱 꼬집어 설명하긴 그렇고 일단 먹어보면 맛있는 걸 알텐데...참 답답하네...'

하던 엄마는 여기저기 책을 뒤져가며 스테이크로 만들어 아들에게 전복을 먹이기로 합니다.

 

 

전복이 싱싱해서 살아있더군요.

원래 전복은 물로 씻는게 아니라던데......ㅡㅡ;

 

 

전복을 좋아하는 남편과 딸내미덕에 여러번 만지다보니 여기저기 꼼꼼하게  살펴볼 여유도 생겼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전복의 입과 눈,먹이를 주워먹는(게를 보면 그렇더군요.) 더듬이도 보여요.

더듬이라는 글이 씌여있는 것이 전복의 입이랍니다.

제가 본 것이 확실한가 싶어 백과사전을 뒤져도 전복의 구조는 나와있지를 않더군요.

그러니 100% 다 믿지는 마시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동의만 해주셔도 감사합지요~.

 

 

전복의 까뭇한 것은 칫솔로 깨끗이 닦아냅니다.

속살이 참 뽀얗군요.

일전에 이렇게 뽀오얀 전복으로 전복죽을 끓여 아버님께 드렸더니 전복죽이 어찌 이렇게 깨끗하냐고 놀라시더군요. 너무 뽀야면 맛이 없어 보일까요? ㅎㅎ

 

 

자~,깨끗이 세수한 전복입니다. 

손노릇을 하는 더듬이는 속으로 쏘옥 숨어들어가고 두눈과 입은 확연하게 보입니다.

졸린데 흔들어 깨워서 세수시켰다고 뾰루퉁하게 골난 표정이군요.

 

 

이제 선수가 되었습니다.

내장을 터뜨리지 않고 껍질에서 분리해 뒤집기 한판.

전복 내장의 색깔로 암수를 구분하는데, 가운데 창자 부분이 황색인것은 정자집이기때문에 숫놈이고
짙은 녹색인것은 난소로서 암놈이라는군요.

 

 

이제 제일 중요한 포인트,전복의 이빨을 제거하기.

사진에서와 같이 살짝 칼집을 내면

 

 

이렇듯 안에서 붉은 것이 비칩니다.

 

 

그것을 잡아당겨보면  꼭 사람의 앞니와 같은 이빨이 두개 나옵니다.

 

 

아마도 밖으로 보이는 더듬이가 이빨에 연결된 저 줄이 아닐가 싶네요.

호기심앞에서는  징그러움도 맥을 못추고 카메라세례.

 

 

이빨을 제거하기가 어렵다면 아예 눈과 입부분을 함께 도려내어도 될 것 같네요.

저역시도 저 부분이 유난히 단단한 느낌이라 도려내거든요.

 

 

깨끗이 닦인 전복은 김이 오른 찜기에 1분정도 살짝 쪄줍니다.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니까요.

내장은 전단계에서 제거할 수도 있지만 이번엔 같이 쪄서 먹어보려고 해요.

 

 

찜기의 전복이 사우나할 동안 소스를 만들어 볼까요?

마침 마트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전복굴소스가 있어요.

 

 

식용유 약간 두르고 굴소스와 맛간장,정종 각 2스푼을 넣고 볶다가 맛을 보셔서 입맛에 맞게 조절하시고 녹말가루를 묽게 타서 섞어주며 농도를 맞춥니다.위사진은 녹말을 풀기 전이에요.

 

 

그 동안 전복이 살캉하게 익었어요.보기에도 쫄깃하니 맛나게 보입니다.

 

 

이것도 관자라고 하나요?

이 부분에 칼집을 넣어 소스가 고루 스며들 수 있게 하고요.

 

 

식용유 두른 후라이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살짝 지져주면 참 고소합니다.

오른쪽 아래의 것은 아들먹일 것이라 입에서 겉돌지 않도록 관자 반대면에 칼집을 넣어 연하게 해주었어요.

 

 

전복의 껍질에 다시 담아 소스를 부려 먹으면 별미입니다.

 

 

그런데,아무래도 좀 허전하네요.

 

 

쓸만한 야채가 없어서 잣과 실고추 청양고추를 얇게 저며 올렸더니 좀 나아보이네요.

 

 

청양고추와 함께 먹었더니 그 맛이 또 일품이더군요.

전복이 굴과 비슷한 맛일까 봐 싫다는 아들은 이 전복스테이크를 보더니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해요.

"엄마, 이 맛이 바로 전복이에요? 와! 맛있어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의 식감과

 입안에 감도는 어쩌고 저쩌고......."

요즘 뭐든지 품평을 하는 재미에 들려서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습니다.

그 미사여구가 빈말이 아님은 한개 먹고 또 먹고 하는 녀석의 바쁜 젓가락에 있더군요.

요즘 제철 만난 전복,뭔가 색다른 맛으로 식구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으시다면 전복스테이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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