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장이 끝났다.
우리 집과 친정 엄니의 냉장고를 가득 채울만치 양이 많았던 올해의 김장.
특별히 올해엔 상혁이를 위한 백김치도 한통 만들었고 남편이 노랠 부르던 섞박지도 해 보았다.
야심작 항아리 김치섞박지.
김치통이 모자랄까 봐서 미리 비워둔 항아리에 포기김치와 무섞박지를 끼워 놓았다.
북향인 전실로 옮기기 전 역시 북향인 상혁이 방의 다용도실에 두고 있음.
북향이기에, 정남향 우리 집에서 가장 추운 곳이랄 수 있는 북향 전실이기에 땅 속같은 효과를 볼 수 있지 않까 기대를 한다. 혹시나해서 우거지를 덮은 후 랲으로 다시 눌러 주었다.
남편은 벌써 내년 3월이 기다려진단다.
이틀 동안 온갖 그릇들의 총 동원.
배추가 커서 절임용 통이 부족해 아주 커다란 고무통을 샀다.
집에 있는 것들이 원형이라 겹쳐서 보관하기 좋아야 하니 같은 원형으로 사야겠다고 했더니 남편이 하는 말
"편하게 일을 하려고 사는 통이지 보관하기 위해 사는 통이 아니잖아. 하루를 쓰고 버려도 쓰임새가 있는 걸 사야지."
듣고보니 맞는 말이라 저 위의 커다란 타원형 통을 사와서 편하게 김장을 했다.
절이기로는 저 통을 넘치게 하고도 다른 두개의 통을 더 썼다.
허리 아프게 뒷설거지를 했건만 아직도 바닥에 흙이 많이 남아있네.......
김장이 끝나고 미나리의 뿌리 부분을 물에 담가 키워 먹으려 한다.
허걱. 미나리 씻다가 거머리를 예닐곱마리 봤는데 물과 같이 따라 버리려니까 플라스틱에 찰거머리처럼
착 달라붙어떨어지지 않더군.
아이들은 신이 나고 나는 징그럽고.
남은 무청으로는 시래기 나물을 만들어야지.
전에는 말려서 두었는데 질기기도 하고 불리고 삶고하는게 귀찮아서 이번엔 아예 삶아 두기로 했다.
소금을 넣은 물이 끓으면 무청을 넣어 푸욱 삶아 준다.
삶아진 무청은 물에 하룻밤 정도 두어 특유의 짐짐한 무냄새를 없앤다.
깨끗한 물에 헹구어 채에 받쳐 물기가 적당히 빠지면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 준다.
먹을만큼 덜어 주고 나머지는 일회분으로 나누어 냉동 포장해 주면 언제고 쉽고 빠르게 시래기 나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 때 나물을 꼭 짜서 물기를 너무 많이 빼주면 나중에 질겨질 수 있으니 적당히 빼주는 센스!
시래기에 멸치 가루(국물용 멸치로 육수를 내어도 좋겠다),된장,마늘,풋고추,식용유를 넣어 손으로 바락바락 주물러 양념이 잘 배도록 무쳐주고.
이젠 그릇 꺼내기도 귀찮아서 나중에 나물을 볶아 줄 냄비로 시작한다.
양념된 나물을 볶아 주고
다시마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준 후
한소큼 끓인 후 들깨가루와 들기름을 넣어 잘 섞어주면 끝.
오늘 점심은 요걸로 먹었다.
맛있던걸~!
이제야말로 올해의 김장이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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