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병원을 다녀오던 바람 매서운 길목에는 인상 좋은 할머니가 좌판을 벌려 냉동사과를 팔고 계셨다.
찬바람에 얼었는지 혈색이 좋아 그런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때늦은 점심으로 국수를 말아 드시는데 그게 그렇게 여유로워 보일 수가 없었다.
무심히 지나쳐 갔던 그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 잃어버린 나의 미각이 건강한 그 할머니의 사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한 바구니를 샀다.
거친 손으로 5000원을 받아 넣으시며 연신 '사과가 이제 끝물이라.......'하시는 할머니의 변명이 아니더라도 소태 씹은 듯 쓰디 쓴 내 입맛에 무엇인들 아삭하고 맛있으랴하면서도 반드시 그 사과를 먹어야만 할 것 같았다.
돌아와 빈속을 다스리고 사과를 한개 다 먹었다.
부사였다.
냉동이라 퍼석하지만 향도 남아있고 차가운 과육이 입안에서 달았다.
처음으로 토를 하지 않았다.
그런것 같다.
때로는 몸이 먼저 먹고 싶은 것을 부른다.
봄이니까 무언가 상큼한 것을 입에 넣고 싶다.
상큼한 과일 레몬이 들어간 것중 마들렌을 만들기로 한다.
재료
계란 2개,슈거파우더130g,레몬한개,박력분 100g,베이킹파우더1ts,버터 110g
180도에서 20분 구워 줌.
슈거 파우더가 없어서 설탕과 녹말을 10;1로 섞어 분쇄했다.
흰설탕이 아니라 색이 좀 노랗더라도 오히려 노릇한 빵 색깔에 도움이 될 듯 하다.
가루를 곱게 내고 보니 그리 색깔이 노랗지도 않다.
레몬은 소다를 탄 물에 담갔다가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주고
한개 분량의 껍질을 감자 필러로 살짝 깎아내어 큰덩어리는 칼로 종종 썰어줬다.
레몬 필러를 굳이 갖추고 있지 않아도 급한대로 감자 필러로 대체하니 쓸만하다.
레몬즙 반개 분량도 미리 준비해 둔다.
계란을 잘 풀어주고 슈거파우더를 넣고
준비한 레몬껍질과 레몬즙을 넣어 잘 섞어준다.
중탕으로 미리 녹여 놓은 버터를 섞고
박력분과 베이킹 파우더를 채에 내려 섞는다.
반죽은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휴지시켰다가 틀에 넣어 180도에서 20분간 구워낸다.
지난 번에 만든 조개마들렌.
하나는 레몬을 먹으면 숨이 턱 막힌단다. ㅜㅡ; 늘 쵸코렛,쵸코렛 타령이다.
상혁이는 쵸코렛 맛이 싫단다. 레몬이 훨씬 맛있단다.
그래서 두가지를 하려면 여간 번거롭지 않으나 아이들은 그 수고는 몰라주고.......
이번에는 머핀처럼 해 봤다.
방산시장에서 사온 장미 틀에 넣은 것은 바닥이 좀 탔다.
실리콘을 요철모양으로 가공을 하고 가격으로 경쟁을 하려하니 두께가 얇아져서 찢어지기도 하는 것 같더라.
아무리 봐도 장미꽃잎이 이쁘지가 않다.
장미틀은 역시 노르딕 것이 맘에 드는데 환율때문에 재수입이 안되고 있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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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지난 번 것은 이번과 달리 버터에 밀가루를 익반죽하여 슈거파우더대신 설탕을 사용했다.
순서도 이번과는 다르기에 훨씬 더 포슬하고 맛이 좋았다.
다음 번엔 먼저 방식으로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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