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03
요즈음 바쁜일정이 끝나고 해서 마침 봄방학인 애들과 함께 가정적으로 지냈습니다.
제 성격상 청소나 음식등 매사를 혼자 하길 즐기는 편인데
어느새 컸는지 음식 할때마다 옆에서 자기도 해 보겠다는 하나때문에 귀찮을 지경입니다.
그런 누나를 보고는 상혁이까지 덩달아 가세하는 바람에 대략 난감이구요.
엊 저녁엔 모처럼 스파게티와 함께 닭꼬치를 해 주기로 하고,
하나에게 닭고기와 파프리카를 꼬치에 끼우라는 내키지 않는 하명을 했답니다.
제법 얌전하게 끼워서 잘했다고 칭찬도 해 주고요.
저녁은 먹고 오겠다던 남편이 전화를 했습니다.
자기도 집에서 저녁 먹어도 되느냐고...
그냥 들어 오면 될것을 누가 밥 안준다고 했나???
아마도 메뉴를 듣고는 마음이 바뀌었나 봅니다.
하나 아빠가 은근히 양식을 좋아하거든요.
더구나 가끔씩 만들어 먹는 스파게티는 특히.
온 식구가 둘러 앉아 스파게티와 색깔도 이쁜 닭꼬치까지 있으니까 기분이 좋긴 하더군요.
제가 육류는 별로 안 좋아해서 모처럼 고기 맛을 본 식구들의 얼굴이 훤하기까지 하더라구요.
남편도 괜히 잘 먹은 티를 내려는것이지 늦은 시간에 온 집안 청소를 말끔히 해주고...고맙습디다.
근데,,,,,,
슬그머니 제게 던지는 한 마디.
"역시 자기가 집에 있으니까 사람사는 느낌이 나고 나나 애들이나 마음이 안정되고 좋다.
요즘 애들 얼굴이 확 핀것 같지 않아?"
"글세.....별로 잘 먹인것두 없는데. 엄마가 집에 있다는것 만으로도 얼굴이 좋아지나?"
"요리 카페도 하나 만들지 그래? 손뜨개 카페만큼 신경 좀 써서 맛있는 것 많이 만들면 애들이 너무 좋아 하겠다.그것두 사진 찍어서 올리면 되잖아."
오호라.
고거이 결론이었구만.
그나마 매여있던 일에서 잠시 놓여나 안타깝고 아까운 여유를 맘껏 누리고픈 나에게 이제는 부엌에서 살라는 말씀?!
여보세요,도데체가 욕심이 어디까지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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