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로 이사와서 좋은 점중 한가지는 정육점을 잘 만났다는 것이다.
장흥 한우라는 덩치 큰 가게가 있길래 혹시나해서 고기를 사 봤는데 맛이 좋았다.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가 알아서 척척 기분을 맞춰 주시니 그 또한 고맙기도 하고~.
예를 들면 지난번에 햄버거 패티를 만들려고 돼지고기, 소고기를 섞어서 갈아 달라했더니
마침 고기를 잘라 팔고 남은 자투리고기를 냉동시켜 놓은 것이 있는데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면 돼지고기와 함께 서비스로 주신단다~.
웬 떡??? 마다할 아줌마가 아니지.
그 양도 엄청난 고기를 공짜로 받아 와서 햄버거를 만드니 아주 맛이 좋았다.
공짜라 그런건가? 해서 애들에게도 물어 보고 나눠 드린 친정 엄마께도 여쭤 보고
엄마는 '원래 그런 고기가 더 맛있는 법이다.' *^^*
올 여름 내내 맛있는 고기를 사다가 구워먹고 요즘엔 날씨가 추워지니 베란다에서 구워먹기에는 좀 무리다 싶어 곰탕을 끓여 보았다.
우족 도가니탕.
옛날에는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더 비쌌는데 요새는 가격이 똑같고 크기만 뒷다리가 더 크다.
농사 짓지 않고 빈둥빈둥 놀고 먹는 마당에 어느 부위라고 특별히 차이가 날까?
그래도 재미없게 생긴 뒷다리보다는 앞다리가 더 눈에 들어오니.......
우족과 도가니,스지 그리고 사태까지. 거금 쾌척!
2 번 우러낸 핏물.
물을 팔팔 끓이다가 고기를 넣고 우르르 튀여냅니다.-->울 엄마 표현.
오매~! 저 털좀 보게.
내 다리 털도 안 미는데 요녀석 털 깎아주느라고 면도기 잡고 싸악~싹.
이렇게 채에 받쳐 놓고 다시 물을 끓인다.
한 번 튀여 냈다고해서 찬물에 넣어 끓이기 시작하면 고기안에 있던 핏물이 다시 밖으로 빠져 나오니
팔팔 끓는 물에 고기를 넣고 불을 가장 약하게 해서 고아준다.
언젠가 정육점에 구멍 숭숭 생긴 사골뼈를 들고 와서
아무리 오래 끓여도 국물이 말갛기만 하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아줌마를 보았다.
곰국은 뭐니뭐니해도 약한 불에서 뭉근히 끓여줘야 제맛인것을, 그 아줌마는 성격이 급했는지...
채에 받혀 있는 동안 나온 나머지 핏물.
2시간 정도 끓이고 보니 국물이 제법 뽀얗게 나왔다.
고기는 젓가락으로 찔러서 핏물이 안 나오면 건져내어 따로 보관했다가 국을 낼 때 같이 넣어준다.
내일 아침엔 울 아그들이 이 국 한그릇씩 뚝딱 먹고 새벽길 나서는 거야. *^^*
하나가 특히 좋아하는 도가니를 듬뿍,먹기 좋게 썰어서.
내가 다른건 몰라도 밥은 잘하는데 왜 사진이 이렇게 나온거야???
고기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내가 먹어 보아도 잡냄새 없이 구수한 맛.
울 엄니 모셔다가 족편을 좀 만들어 볼까 했더니
하나는 우족이 징그럽지도 않은지 허겁지겁 먹어치워서 남는게 없다.
다른 반찬도 신경 안쓰고 오로지 깍두기 하나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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