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 화단을 꾸미고 수선화,튤립,히야신스 등 구근을 제법 심었다만
백합은 영 소식이 없어 조급한 마음에 땅도 파 보았었다.
20cm이상 아래에 있던 구근이 계속 힘차게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야 괜시리 파헤친 백합의 잠자리를 미안해 했다.
백합은 자구가 지표 바로 아래에 달리기 때문에 반드시 넉넉하게 깊게 심어야 한다.
어느 날 땅이 쩍!
어린 녀석이 마치 하늘을 이고 있는 헤라클레스처럼 요란히게 뚫고 올라왔다.
새순은 너무 섹시해~!*^^*
마치 비늘같은 갑옷을 입은 '오렌지 픽시'
어떤 모습으로 자라 줄까?
한 녀석이 테이프를 끊자 여기 저기서 우후죽순으로 고개를 내밀고 세상 구경을 시작한다.
종류가 달라서인지 새순의 모습도 각각 다르다.
한송이 꽃처럼 화려한 잎을 자랑하는 녀석.
오렌지 픽시이다.
조감도에 흔히 그려넣는 조경수처럼,우산을 펼친 듯...
한 옆에선 또 다른 종이 나왔다.
이미 오렌지 픽시에 마음을 빼앗긴 터라 별로 이쁘진 않네~. ^^;
으흐흐흐~~~.
꽃대가 나올 준비를 하니 눈치빠른 잎들은 저절로 알아서 아래로 처지는구나.
뺑 둘러쳐진 잎 사이로 꽃봉오리가 보인다.
대여섯개이상 되는 꽃봉오리 사이사이를 이파리가 감싸듯이 호위하고 나오는 모습이다.
며칠 지내고 나니 처음엔 작았던 꽃봉오리가 길쭉하고 통통하게 여물어 자기의 색깔도 찾았다.
이 때쯤에서 절화를 해다가 누구에게 선물을 할까했는데...
바쁘게 출근하느라 미처 손을 못쓰는 사이 저리 활짝 피고 말았다.
분홍색 꽃들 사이로 오렌지가 있으니 한결 싱그럽다.
옆의 키 큰 백합은 어떤 얼굴로 나올런지?
***오렌지 픽시 (백합과)
아시아계 원산종의 교배종 분화 식물로 높이는 30cm정도의 왜서종이다.
노지 월동이고 여름 꽃으로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사질 양토에서 잘 자란다.